내 손을 놓아줘 - 디그니타스로 가는 4일간의 여정
에드워드 독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달의시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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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단어는 항상 너무 어렵고,

어둡고,

말할 것도 없이 슬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소설에서 죽음의 순간은...

감히 말하는데

희망적이다.

죽음은 마지막이고

보통 마지막에는 끝까지 미뤄두었던 화해와 용서를 해 내는 용기를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그려내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너무나 많고 그 끝이 보통 같기 때문에 식상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약간의 식상함이라도 훈훈한 결말을 주는 이야기들에 항상 후한 편이다.

하지만 그렇게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잔잔한 감동과 생각할 거리를 주는 이야기가 있다면 ?

이 책은 소설의 부제에서 확실하게 알려주듯 '죽음' 그것도 어려운 단어인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죽음을 앞두고 안락사를 선택한 아버지와 그를 어떻게든 말려보려는 두 아들이 함께 목적지인 디그니타스(스위스의 안락사를 허용하는 단체, 그들이 운영하는 병원)로 향하는 여정을 다룬다.

이 소설은 위에서 말한 눈물겨운 화해나 용서는.. 끌어내지 않는다

아니 사실 그런 화해나 용서를 독자가 바라게 만들지 않는게 작가의 큰 그림이 아닐까 한다.

안락사를 원하는 아버지와

그의 선택을 탐탁지 않아 하는 두 아들...

그의 선택을 탐탁지 않아 하는 이유가 아버지에 대한 사랑만은 아니라는 것을 밝혀가는 과정도

아버지의 삶을 돌아가는 과정도..

놀랍도록 식상하지 않다.

두꺼운데다 내용도 그리 밝지 않아 사실 걱정을 했는데

의외로 굉장히 잘 읽힌다.

책장을 덮으며

40년이라는 세월을 산 내가 마지막을 어떻게 선택할까

우리 부모님이 혹시 이 소설의 주인공과 같은 선택을 원하시면 나는 도대체,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안겨주는 책

그에 대한 이렇다 할 답을 달려주지는 않지만 그 중 한가지 가능성과

어떤 선택을 하든 내가 가질 수 있는 위로를 전해 주는 책

젊은 사람들이 젊을 때 어릴 때 읽었으면 좋겠다.

죽음이 멀 때. 나에게서도 내 주변에서도

그렇게 좀 더 공감이 적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읽으면 더 이야기에 편하게 몰입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나는 사실 완전히 객관적일 수가 없어서.. 나의 삶과 부모님의 삶이 겹쳐서 좀 힘들었다. 그래도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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