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초원학교 - 탄자니아의 사람.문화.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
구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누가 빌려보고 책카트에 놓아둔 걸 우연히 발견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 빌렸다. 재미는 있다. (결코 이 책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닌데) 화장실에서 술술 읽기 아주 좋다.

 

우리 가족도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방학 때 한 나라, 한 도시를 정해서 여행 말고, 한 달 간 현지인들 속에서 장 보고 밥해 먹으며 그야말로 '살다'가 오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보다 어린 아이들 둘을 데리고, 한 달도 아닌 6개월을, 다른 곳도 아니고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살다 온 이야기라니,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아프리카에는 가지 않겠다는 것.  가장 큰 이유는 거기서 '백인 무중구(외국인)'로 사는 것이 아이들에게 결코 좋을 게 없다는 생각. 거기 사람들은 우리같은 황인족도 '돈 많은 백인'이라고 생각한단다. 현지인과 어울려 사는 게 아니라, 현지인 위에서 살아야한다. 그들은 우리가 그들을 가정부로 고용해주길 바란다. 대등하게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곳에서 우리 아이가 인종적 특권의식을 은연중에 내면화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 단지 한 달이라도. 책의 저자도 그런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 가족이 아프리카까지 가게 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냥 여행만 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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