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크레버라는..작가로서 아주 그럴 듯한 이름의 작가가 쓴 장편이다.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접했다. 작품의 초반부에는 루시의 이야기가 경쾌하게 등장한다. 또한 미스테리한 루시의 실종과 딸을 죽은 것으로 여기고 이주하는 젊은 부모의 이야기가 안타깝게, 숨가쁘게 러시된다. 그리고 나서 이어지는 루시의 사랑.. 단념.. 실연.. 독자로서 여기까지는 몰입도 있게 읽힌다. 후반부에 다다라서는 작품 중반까지 내달렸던 그 호흡 때문인지.. 호흡을 다스리고, 사유하고, 느리게 곱씹고, 단순한 노년의 하루를 나열한다. 맺음도 참으로 평범하고 담백하다. 이 안타까운 한 여인의 일대기는 이 안타까운 여인이 주인공이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었다. 마치 이 여인은 ‘엠마‘에, ‘오만과 편견‘에, ‘순수의 시대‘에 엑스트라로 나오는 약간 미친(?), 독특한 여인으로 등장하는.. 그런 인물에 딱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다만 독자로서 나는.. 루시의 인생에 마지막까지 평안이 깃들었기를 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