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광 시대
표명희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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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 소설은 제목에서 이미 모든 걸 말해주고 있다.

즉, 도박과 관련된 소설 아니면 돈에 미쳐서 날뛰는 시대를 

보여주는 소설이 아닐까 하는 예측말이다.


이 소설은 도박에 미처 있는 사람들과

돈에 의해 모든 것을 잃고 영혼마저 저당 잡힌 인간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1.

주인공은 정현이라는 인물이다.

한때는 시나리오로 썼고 독립영화의 감독으로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런 그가

도박에 의해 돈을 잃었다.

여기서 그치면 다행이지만 소설이 되려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는  도박을 통해 그 빚을 갚으려고 한다.

이미 그는 도박에 빠져 있는 것이다.


소설에서 여자 주인공은 제니라는 여성이다.

20살때 미국에 건너가 웨이트리스를 하다가

백인 남성과 사랑에 빠졌으나 실패하고

우연히 들은 라스베가스에서 삶의 막다른 골목으로 떨어지면서

도박이란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물이다.


제니는 그곳에서 데이브라는 인간을 만난다.

 그는 도박을 신처럼 여기는 자이다.



미스터 손이란 인물은 소설에서 아이러니한 설정으로 되어 있다.

도박을 선비처럼 한다고 할까.

그는 도박을 할때 맺고 끊음이 아주 정확하다.

그러나 그런 그도 도박이란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2.

소설의 구성은 정현이란 인물이 미스터 손과 함께

세계 각지의 카지노를 돌면서 도박을 하는 것으로 메워져 있다.

그곳에는 창녀가 있고 돈이 있고 폭력이 있고

또 죽음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사람들은 그 죽음을 미처 예측하지 못한다.

자신과 따라 다니면서 자신의 발밑에 기생하면서

언제나 호시탐탐 그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것을 모른다.

도박에 영혼이 빼앗기면 그렇게 되는가 보다.


사람들의 허영심을 부추겨 결국은 몸과 정신을 지옥으로

빠뜨리는 그 도박을 왜 끊지 못할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애초에 인간의 가장 약한 본성인 욕망을 자극하는 도박을 그 누가 막으랴.


국가가 도박을 통해 돈을 버는 대신

그 돈을 잃어 버린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의 기로에 선다.

과연 돈을 벌기 위해

카지노를 운영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3.

소설의 문체는 쉽게 읽혔다.

상업적 소설로 쓰여진 모양이다.

묘사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많은 것도 아니어서

장면 장면이 빠르게 넘어가는 것이 좋기는 했다.

그러나

이야기의 큰 사건이나 핵심이 오직 인간 본성에 의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만 국한되 있어

지겹기도 했다.


뭔가

악착같고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재미가 있었다면

인물들 중에 유쾌한 캐릭터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황금이란 것은 쉽게 변하지 않은 광물이다.

그리고 쉽게 구할수도 없다.

단지, 그런 이유로 즉, 희소성의 이유로

값이 높은 것 뿐이다.


황금이 없어도 우리는 살 수 있다.

물과 햇빛만 있으면.


도박이 없어도 우리는 살 수 있다.

사는데 도박을 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4.

소설은 끝에 가서 작은 파문이라 할까.

뭐, 그런 것을 남기기는 한다.

반전이라 하기에는 좀 그런거 같고.


현 시대를 조롱한다기 보다는 그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 세상이 이 꼬라지라고.


지금 자본주의가 

과연 인간의 행복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을 통해

카지노라는 곳이 인간이 만든 지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지옥에 가도 그곳이 탐탁치 않게 여기는 자는 쉽게 나올 것이고

그곳이 좋다고 여기는 자는 발에 족쇄를 채운것 처럼 빠져 나오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악한 본성을 이용한 이 산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재미로 한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되는 건 눈 깜짝할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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