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의 정원
리앙 지음, 김양수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0.


대만 작가 '리앙'의 첫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대만 출신의 작가가 쓴 소설은 첨이라 어떤 설레임이 있었다.

그것은 중국작가의 소설을 재밌게 읽었던 좋은 트라우마에서 비롯되었다.


1.

이 소설은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여 주인공인 '주잉홍'의 감정이나 느낌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기술하고 있다.

살짝 독특한 구성이라고 할까.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을것 같다.

왜냐하면 이 책은 대만의 역사를 실루엣을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 있다.

'나는 청일전쟁 말년에 태어났어.'

주잉홍이 어렸을 때 작문시간에 쓴 문장이다.

이 문장은 소설에서 자주 나온다.


대만은 1894년 청일전쟁때 일본에 식민지로 된다.

1945년 일본 패망에 의해 독립을 하게 된다.

중국 국공 내란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대만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국민당이 40년 독재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잉홍의 아버지 '주엔엔'은 

탄압을 받고 자신의 주체성에 대해 알아가는 노력을 하기는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놓아 버리려고 하는 듯

함원에 있는 정원을 가꾸거나 비싼 카메라를 사는 일에만 몰두한다.


2.

주잉홍이란 여자는 유부남인 링시겅과 사랑에 빠지는데

소설에서는 링시겅이란 남자에 매력을 그다지 자세히 기술하지 않았다.

그저 주잉홍이 처음 본 순간 가슴이 떨렸다는 것에서 그치고 있다.

아마도 링시겅이란 남자가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재벌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면 첫눈에 반했다는 것인가.


주잉홍은 링시겅과 관계를 가지면서도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갖기도한다.

그와 헤어지고 나서 심한 상처에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결국 재결합을 하고 나서

링시겅의 아이를 가졌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낙태를 결심한다.


3.

이 소설을 보면 특이한 점이 아버지 주엔엔의 말이다.

그는 거의 대부분 일본어로 이야기를 한다.

주잉홍의 일본 이름 아야코를 자주 부른곤 한다.

아마도 국민당 정부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한 가문의 역사를 통해 대만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게끔

작가가 설정을 그리한 거 같다.


4.

소설은 큰 사건이라 할 것이 없다.

아버지가 딸에게 이야기를 하는 형식을 취하고

주잉홍의 회상과 곁들여져 있다.


일상적인 이야기들 속에 그때 당시의 대만 사회를 엿볼수 있다.


주엔엔이 가꾼 정원은 뭘 의미할까.

그리고 왜 제목이 미로의 정원일까.


그것은 아마 대만이라는 나라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섬에 사는 본토인과 대륙에서 건너온 국민당 사람들이

마치 정원을 가꾸어 사는 것 처럼 보이지만

한치 앞도 볼 수 없고 길을 찾을 수 없는 미로속에 갇힌 신세라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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