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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ㅣ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0.

(사진은 폰으로 찍어서 포토스케이프로 이미지에 변화를 준 것이다.)
추리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따분하기도 하고 너무 뻔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 일본인 작가의 추리 소설은 다르다고 한다.
나는 왜 라는 의문을 품고 이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그는 달랐다.
그의 이름은 '미쓰모토 세이초'이다.
그의 소설은 형식만 추리를 빌렸을 뿐이지, 인간의 숨겨진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추리라고 할 것도 없다.
그저 인간성에 대해 가감없이 솔직하게 서술하고 있다.
잠복이란 책은 50년대에 쓰여진 작품이다.
그런데 읽을수록 현대와 전혀 다를바 없다는 이유모를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옛 소설을 읽으면 지루하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그건 그가 쓴 소설속에 나오는 인물들에게서 알 수 있다.
그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여전히 볼 수 있고
또한 나일수도 아니면 당신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숨겨진 이기적인 욕망을 여실히 들어내주는
잠복이라는 단편집은 아주 쉽게 쓰여졌다.
소설의 묘사는 딱 할만큼만 하고 빠르게 인물의 상황과 심리를 설명한다.
뭐, 하나 군더더기가 없다.
1.
얼굴
이 작품은 가난한 연극 배우의 이야기이다.
우연히 알게 된 술집 여종원을 죽이게 된 이 배우는
후에 영화배우로 성공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그 문제는 말하지 않겠다.
읽고 나면 알 것이다.
이 작품에서 나는 인간의 야망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또한 얼마나 추잡한지 알게 되었다.
2.
잠복
유부녀를 관찰하던 형사는 그녀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
나이 많은 홀애비와 사는 젊은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유부녀가 어느 날.
어쩌면 유부녀의 아련한 아니 마지막 순정을
그리고 어쩔 수 없는 현실?
글쎄 소설에서는 유부녀에 대한 어떤 배경 설명도 없으니 모르겠다.
그저 추측을 할 뿐이다.
인간을 겉으로 알 수 없는 법이다.
참 오묘하다고 할까.
3.
귀축
남자가 바람을 핀다.
어느 나라건 남자란 동물은 그러한 특질을 물려 받은 것일까.
결국 남자는 원치 않은 일을 자신의 본부인에 의해 하게 된다.
어리석은 남자와 똘망하고 순진한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4.
투영
부패는 한곳에 오래 머물면 일어나는 것이다.
유명 신문사에서 지방에 신문사로 일자리를 바꾼 기자의 이야기이다.
속으로 들어가면 인간의 권력욕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된다.
5.
목소리
이 소설에서 시대상을 알 수 있었다.
도모코라는 여인은 신문사 전화 교환원이다.
그녀는 우연히 살인범과 통화를 하게 되는데.
인간의 인연은 참 무섭기도 하다.
좋든 나쁘든 그 인연에 의해 삶이 바뀌니까.
6.
지방신문을 구독하는 여자
왜 이 여자는 지방신문을 구독할까.
그리고 어떤 남자의 파렴치한 일들이 있었다.
약한자를 괴롭히는 자들은 죽어야 하지 않을까.
7.
일년 반만 기다려
여자란 약자인가?
글쎄.
이 소설을 읽다보면 대충 감이 온다.
겉으로 보이는 연약함을 이용해서 결국 강한자를 이기는 것이 여자라는 것을.
난 여자가 무섭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인간의 이기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반론을 펼칠수도 있다.
그러나 숨은 의도가 있기에 소설 속 여자는 무섭다.
현모양처는 현실에서 존재하기 어렵다.
그저 남자가 잘하는 수 밖에.
8.
카르네아데스의 널
기원전 2세기경의 그리스 철학자라고 한다.
널 하나에 사람이 메달려 있다.
망망대해다.
이 사람을 빠뜨리고 자신이 살 것인가?
아니면 이 사람을 구하고 자신이 죽을 것인가?
둘 다 어리석은 짓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대학이라는 곳이 어떻게 썩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 욕망을 지키지 위해 인간이 어떤 짓을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9.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인간성을 말하고 있다.
그것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래도 보여 줄 뿐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은 50년대에 쓰여졌다고 한다.
시간이 꽤나 많이 흘렸는데
읽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과학적인 발전과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교육이란 것이 결국 인간 본성을
바꿀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교화가 되는냐, 안 되느냐.
아니면 본성이 그러하는냐.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
하여튼 재밌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