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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먼 여행 ㅣ 아시아 문학선 2
로힌턴 미스트리 지음, 손석주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2년 7월
평점 :
0.

인도인이 쓴 소설이다.
일본인과 중국인이 쓴 소설을 읽어 보았지만 인도인이 쓴 소설은 처음이라
기대가 많이 되었다.
왜냐하면
인도 영화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내게는 있기 때문이었다.
헐리우드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곳이 인도이다.
그래서 인도 영화를 발리우드라고 한다.
인도 영화는 엄청 길다.
2시간 30분 정도 하며 영화 곳곳에 춤과 노래가 있다.
안 보셨다면 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세 얼간이'
서론이 쓸데 없이 길었다.
그 만큼 이 소설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1.
이 소설은 뭄바이 파르시 공동체 아파트에 사는 구스타드 노블이라는
사람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시대상은 방글라데시가 독립을 하려는 그 즈음 같다.
주인공은 은행원이다.
그의 친구 지미는 국가 정보국에서 일을 한다.
어느 날 주인공에게 지미가 보낸 편지가 도착한다.
소설의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한다.
그 전까지는 조로아스터교도들의 가정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의 부인인 딜나바즈는 윗집에 사는 쿠르피티아라는 할머니에게
주술을 배워 써 먹기를 즐긴다. 아니, 신봉한다.
그의 아들 소랍은 명문대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그의 둘째 아들은 주인공이 저주하는 집에 딸을 따라 다닌다.
막내 딸은 몸이 아프다.
사건은 주인공의 친구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면서
격정을 맞이한다. 아마도 시대의 물결에 같이 휩쓸리는 것 같다.
2.
이 소설의 특징이라면 섬세한 묘사에 있다 하겠다.
허투루라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사물 하나 하나에도
작가는 공을 들인다.
그것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묘사라 해서 어떤 장소에 대한 서술은 없다.
인물들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묘사다.
주인공이 펜을 들면, 그 펜에 대한 묘사.
주인공이 병원에 나와서 나비를 보면 그 나비를 통해서
회상과 함께 묘사가 줄줄이 나온다.
사건의 전개가 빠른 것은 아니다.
지루할 정도로 느리고 느리다.
마치 가족 드라마 같은 인상이다.
구성이 특이한 것도 아니다.
평범하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있는듯
작가는 그저 인물들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마치 기교는 아무 쓸모가 없고
그저 눈에 보이는 모습을 옮겨 적는 것이 기교라고 보여준다.
평범한 것이 비범하다는 진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에서 갈등은 주인공과 그의 아들에 대립 정도이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은 어느 나라이든 다 똑같은 모양이다.
소랍의 반항도 이해가 가고
딜나바즈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구스타드는 마음을 넓게 가졌으면 하지만 그것도 이해가 간다.
구스타드는 아들을 구한 뒤 왼쪽 엉덩이가 좋지 않다.
그런 아들이 자신의 뜻을 거역했으니 화를 낼만도 하다.
소설속에서 감초라면 '테물'일 것이다.
절뚝거리면서 말에는 어떤 문장부호도 없는 반편이이다.
또 한명의 감초라면 주인공의 친구 딘쇼지일 것이다.
야한 농담을 즐기는 이 사람은 아내가 독수리 같다고 늘 말한다.
인도라는 나라와 그 주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해 준 소설이다.
또한 종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도 알게 해줬다.
주인공은 힌두교도 아니고 이슬람교도 아닌 조로아스터교도다.
제목이 먼 여행이다.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읽어도 될만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