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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반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ㅣ Mr. Know 세계문학 20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0.

향수를 책으로 먼저 접하지 않았다.
영화로 먼저 접했다.
나는 티브에서 나오는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아니, 거의 안 본다가 정확 할 것이다.
그런데 그때 내가 왜 티브 앞에 있었으며
영화 향수에 푹 빠지면서 보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순간 리모컨 버튼이 멈추었고
내 눈은 그대로 거기에 주저 앉고 말았다.
그렇게 향수는 내게 우연을 가장한 운명처럼 다가왔다.
언젠가는 읽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향수를 보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았길래 책은 이미 100년도 지난 책처럼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약 60페이지를 읽고 작가의 문장력에 반해 중고로 구입했다.
1.
주인공은 그르루이이다.
그는 파리의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아니, 버려졌다는 표현이 맞다.
주인공은 특이한 체질이었다.
그에게서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또한 그는 냄새에 민감했다.
아마도 신이 그에게 내려준 재능이 (만일 신이 있다면)
후각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후각으로 인해 그는 다른 생각을 품고 만다.
p 237 신의 냄새는 이 얼마나 초라한가!
신께서 자신을 향해 피어 오르도록 한 이 냄새는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형편없었다.
기도를 하면서 그루르이는 신을 형편없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바로 냄새 때문이다.
그는 냄새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사람에게 나는 냄새로 그 사람의 인품과 직업,어제 먹은 음식까지
그것이 그의 비극을 초래한 결과였다.
2.
그루르이는 그의 소원대로 향수를 만드는 일을 한다.
거기서 그는 향기를 가두는 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는 어떤 소녀에 이끌려 우발적으로 살인까지 한다.
이유는 소녀에게서 나는 매혹적인 냄새때문이었다.
그 냄새를 간직하고 싶어 그는 또 살인을 한다.
결국 이루고 싶은 욕망을 달성했으나 그는 거기서 또 허무해 진다.
더 이상의 열망이나 이루고 싶은 꿈도 사라지자
그는 스스로의 생을 스스로 결정짓기에 이른다.
이 소설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인간의 비극적인 삶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끔찍하고 그 결과가 얼마나 허무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3.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이다.
그는 사진을 찍기 싫어하고 인터뷰를 싫어한다고 한다.
그의 유일한 사진이라고 볼 수 있다.
왠만하면 작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지만
그의 문장력이 놀라울 정도로 멋지기에 작가 사진을 담았다.
소설의 기승전결은 뚜렷한 인상이 아니다.
주인공의 내면을 시종일관 파고 들어가는 척 하다가
샛길로 빠지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재밌게 그려지는 이유는 오직
그의 문장력 덕분이었다.
이 소설은 고전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