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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0.
시골무사 이성계
전쟁 소설이다.
그것도 단 하루만에 치러진 황산 전투를 그리고 있다.
이성계라는 사람을 어떻게 봐야 할까?
긍정의 이미지 보다는 부정의 이미지가 짙다.
그것은 위화도 회군때문에 그럴 것이다.
고려를 배반하고 조선을 세워서
우리 민족의 본거지를 반도에 국한되게 만든 인물.
아울려 사육신과 최영 같은 사람들은 긍정의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다.
이 소설은 이성계라는 인물이 어떻게
대의를 꿈꾸는가를 엿볼 수 있다.
1.
1380년대가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다.
고려는 왜구를 토벌하라고 이성계에게 명한다.
그의 나이는 마흔 여섯
이렇다 할 전과는 없고 그저 변방을 즐기는 장수에 불과하다.
주위에 사람들도 그를 무식한 장수로 밖에 보지 않는다.
단, 그와 생사를 같이한 장군들과 부하들만 그의 진면목을 안다.
왜의 수장 아지발도와 싸우면서
그는 적이 내부에 있음을 알게 된다.
서로간의 불신이 그것이다.
이성계는 그 모든 것들과 싸우며 자신의 야망을 조금씩 들어낸다.
2.
이 소설은 처음부터 탐색전이 없다.
권투선수로 비유하자면
1라운드 종이 울리자 마자, 바로 주먹을 내뻗는 스타일이다.
판정승까지 끌고 가는 전략이 아니라
단박에 케이오를 바라듯이 맹렬히 독자를 코너로 몰고 간다.
특히, 묘사에서 섬세한 부분이 많아
소설의 질이 한층 더 높아진 느낌이었다.
인물의 심리 묘사는 두말할 것도 없고
주변 배경묘사와 각종 무기
당시 전쟁을 티브로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문장 하나 하나와 인물들의 개성이 돋보였다.
아울러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이 좋다.
장편이지만 있어야 할 곳에 딱 맞게
대사가 있고 심리 묘사가 있고 배경이 들어가 있다.
허투루 낭비하는 문장이 보이지 않았다.
단문과 장문의 조화.
대사의 길고 짧음의 조화.
시종일관 유지 되는 소설속의 긴장감.
3.
서권이라는 작가는 대하 소설 '마적'(14권)을 7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때 쌓아 놓은 필력이 이 소설에서 발휘되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그는 지금 세상에 없다.
그가 살아 있다면
더욱 더 멋진 작품을 많이 만났을 건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소설은 권력의 이해관계와 전쟁이라는 몹쓸 것에 대해
알고 싶거나 문장의 맵시를 엿보고 싶은 분들에게 좋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서평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