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 바디스 블랙 로맨스 클럽
아이작 마리온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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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웜 바디스

 

좀비가 주인공인 로맨스 소설이다.

일단 좀비라는 설정자체가 흥미롭다.

그 설정때문에 이 소설은 가볍게 보인다.

왜냐하면

좀비는 내 머릿속에서 영화의 엑스트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이나 어눌한 말투보다는

영화 주인공이 그들을 물리칠는 모습이 더 각인되어져 있었다.

 

이 소설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좀비의 사랑과 여행이 담겨져 있다.

또한 인류의 야만적인 횡포도 포함되어 있어

결코 가벼운 소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세상은 좀비와 정상인으로 나뉘어져 있다.

주인공은 남자 좀비 R이다.

여자 주인공은 줄리라는 정상인이다.

남자 주인공이 줄리를 구해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좀비라면 당연히 인간을 먹어야 하지만 R은 먹지 않고

그녀를 자신의 은신처인 747비행기 안으로 데리고 온다.

줄리는 처음에 의혹의 시선으로 그를 보다가

그가 다른 좀비와 다름을 알게 된다.

 

R은 줄리를 그들의 보금자리로 되돌려 보내는 일을 하게 된다.

 

2.

소설은 긴박함과는 거리가 다소 멀지만 순간 순간 R이 생각하는

서술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괴로워 하는 주인공.

그녀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용기.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정파.

 

줄리는 그런 R을 사랑하게 되고 소설 후반부에 멋있는 대사를 한다.

 

P 313 "우리가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해서

아무 생각이 없을 거라고 우리 맘대로 추정하는 건지도 모르잖아요?"

 

정상인들은 좀비를 알려고 하지도 않고 무작정 죽이기에 바쁘다.

그들을 연구하는 목적은 그들을 죽이는 것에 한정되어져 있다.

물론 그럴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간다.

다른 좀비와 다른 R을 더 이해하려는 줄리와 그녀의 친구 노라.

적이 아닌 친구로 볼 수도 있다는 그들의 시선이 새롭게 다가왔다.

 

3.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 '가위손'이 생각났다.

에드워드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시선.

잘 알려고 하지도 않은채 자신들만의 시선으로 보고 판단해 버리는 단순함.

 

인류가 종말을 맞이한다면

인간들의 협소한 시선이 한 몫 단단히 할 것이다.

 

줄리라는 여자는 왜 썩어가는 R을 사랑했을까.

외모도 안 되고, 학벌도 안 된고, 경제력도 없는

좀비인 그에게 왜 정을 느꼈을까.

 

자신의 내면과 통하는 그 무엇을 느꼈기 때문이다.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정신적인 교류가 원활한거다.

 

자신의 배우자가 좀비가 된다면?

당신은 버릴 것인가?

아님, 같이 좀비가 될 것인가?

 

어려운 선택이다.

방법은 이 책에 나와 있다.

배우자인 좀비가 나을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다.

 

당신의 배우자가 좀비가 되어도

사랑이 식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서평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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