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 - 청년 전태일을 키워드로 한 소설가 15인의 짧은 소설
강윤화 외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0.

 

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

 

열사 전태일. 그를 기리는 소설이다.

15명의 작가들의 짧은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예전에 나는 광화문에 가서 시위를 한 적이 딱 한번 있었다.

그들의 모임에서 무대에 올라 시를 읊은 적도 딱 한번 있었다.

물론 내가 활동한 기간은 기껏 3달 정도였다.

 

나는 그들처럼 진지하게 임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허나 그것이 내게는 뼈아프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이 소설집을 통해서 다시 한번 가슴에 울림을 느낀다.

 

1.

 

*.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 - 김남일.

 

이 소설은 토끼가 화자로 나온다.

왼발만 사용하는 토끼가 0.7평 무덤에 죽었다.

그리고 이 무덤이 무한한 가치가 있음을 기득권들에게 설명하는 내용이다.

풍자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고는 웃음이 나기도 하고

작가의 풍자솜씨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건, 아니야 오빠 - 김도언

 

이 소설은 아주 중요한 대목을 짚어냈다.

왜 기득권들은 사라지지 않을까?

그 기생충 같은 인간들은 왜 불사신처럼 계속 나타나는 것일까?

그 뿌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노동자 집안의 오빠는 성공해서 하청업체의 사장이 된다.

그런데 그 오빠 회사에서 파업이 생긴다.

이를 안 여동생이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의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의 핵심은 인간의 욕망이 아닐까.

 

*.서울,기차 - 조해진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그들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그들이 처한 현실은 비참하다.

 

인간의 최소 기준이라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배 - 최용탁

농민이 나온다.

그들만큼 인류역사에서 오래된 노동자가 있을까?

그녀의 남편은 아이 둘을 남긴 채 죽었다.

그녀는 홀로 아이를 키우기가 감당이 안 된다.

농사 일이란 것이 부채를 안고 가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땅에 농민들이 행복하게 산 적이 있었던가?

 

農者 天下之大本(농자 천하지대본)

농사가 천하의 으뜸이라는 것은 맞다.

그 으뜸을 위한 적이 있었던가?

기본을 무시하면 언젠가는 큰 일이 나고야 만다.

 

2.

 

15편의 소설들 중에서 내 마음을 움직였던 소설들이다.

아마도 지금과 같은 계급사회는 계속 되지 않겠는가.

또 지루한 싸움도 계속 될 것이다.

 

바뀌려면

국민이 바꿔야 하는데

어느 세월에 바꿜 것인가.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조금씩 노력하면

바뀔수는 있다.

 

허나 그 세월이 언제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차라리

하늘에서 성군이라도 떨어졌으면 좋겠다.

 

이 책은 노동자들의 삶과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했다.

지금도 그들은 아퍼하고 괴로워하고 있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서평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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