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아닌 것 같이
정민기 지음 / 하우넥스트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저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서평이 작성되었습니다]

 

아무 일 아닌 것 같이

글과 사진이 있는 포토 시집이다.

정민기라는 한의사가 쓰고 찍었다.

 

1.



이 책에 실려 있는 사진이다.

솔직히 이 사진을 보고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나는 이 사진을 볼 때면 행복하다.

어떻게 저런 웃음을 지을 수 있을까.

아이들은 100% 천사다.

 

분명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사람은 낯선 외지인이다.

어른이었다면 경계를 하거나

사진을 찍겠다고 수락을 해도

저렇게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이지 못 할 것이다.

 

나는 저 사진 한장만으로도 이 책은 생명이 있다고 단정 지었다.

 

2.

이 책에서 쓰여진, 시들은 미안하다.

나와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솔직히 읽기만 했다. 아니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내 마음을  건드는 시를 찾아 보기 어려웠다.

 

대신 사진들이 내 마음을 맘껏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 사진들 속에 풍경과 인물들의 생동감은

나로 하여금 삶의 진정성을 일깨워 주었다.

 

사진속에 보이는 풍경을 얼핏 보자면 아마도 티벳이 아닌가 한다.

물론 나의 추측이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지은이의 약력이 없고, 사진을 찍은 장소조차 나와 있지 않다.

다, 지은이 마음 아니겠는가.

 

3.

 

 

이 사진을 잘 보면 천국이다.

개들의 천국이다.

아니 인간들의 천국이다.

아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아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천국이다.

 

개들이 무슨 약을 먹고 저리 누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평화롭다.

개들이 안다.

이곳 인간들은 자신들을 헤치지 않는 다는 것을.

 

나는 저런 곳이 좋다.

인간과 동물이 마음놓고 쉴 수 있는 곳.

 

쉽게 생각하면

저런 곳이 세상에서 가장 비싸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저런 곳은 값을 따지지 않는다.

 

인간이 값을 매길수록 인간의 감정은 황폐해진다.

인간이 값을 매기지 않을수록 인간의 감정은 풍성해진다.

 

4.

이 책에 쓰여진 시들보다 사진이 더 볼 만하다.

사진은 정말 황홀할 지경이다.

글 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그것을 면밀히 따져보면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싸구려고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은 낡았고

그들이 타고 다니는 차는 덜컹 거린다.

그런데

그들의 얼굴 표정은 행복해 보인다.

 

혹시

부탄이 아닐까?

그 나라는 행복지수가 1위라고 하던데.

 

5.

이 책에서 쓰인 시 중에 한 편을 소개 할까 한다.

지금 시점에 딱 어울린다.

 

p.146 그 분이 오셨나

 

콧바람이 후끈

눈알이 뜨근

이마가 지끈

목덜미가 오싹

살갗이 오슬

온몸이 녹작

 

오랜만에

그 분이 오셨나?

 

그 분은 감기다. 감기 조심하시길.

 

6.

이 책의 제목은 '아무 일 아닌 것 같이' 이다.

정말 지은이의 글들은 아무 일 아닌 것 처럼 쓰여졌다.

그리고 지은이가 찍은 사진들도 아무 일 아닌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니지만

찍힌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무 일 아닌 것이다.

 

정말 아무 일 아닌 것처럼 행동하고 말한다면

그것이 행복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우리는 너무 진지하게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고민하는 것 같다.

아무 일 아닌 것 같이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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