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죄다
박현우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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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설정이 꽤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는데, 읽다 보니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주인공 동휘는 오랫동안 가족을 힘들게 한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행동은 자유의지가 아니라 환경과 조건에 의해 이미 결정된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휴머노이드 재판관이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처음에는 ‘사람을 죽였는데 어떻게 무죄일 수 있지?’라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정말 모든 선택이 온전히 개인의 의지로만 이루어지는 것인지, 환경이나 과거의 영향은 어디까지 봐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결정론과 자유의지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사건과 인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죄와 벌>이나 <이방인>처럼 인간의 선택과 책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생각이 남았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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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달의 법칙
유정아 지음 / 유한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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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디스토피아와 판타지소설의 결합은 익숙하지만 결코 쉬운 장르는 아니다. 세계관이 앞서면 인물이 흐려지고, 메시지가 강해지면 이야기가 무거워지기 쉽다. 《붉은 달의 법칙》은 이 두 요소 사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균형을 유지하며, 설정보다 인물의 태도와 선택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붉은 달’, 즉 홍월이라는 강렬한 상징 자체가 아니라, 그 아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통제된 사회 속에서도 각자가 어떤 방식으로 질문하고, 침묵하고, 선택하는지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 판타지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결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흑조국 시대, 언니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진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1부와, 희난국 시대를 배경으로 진하의 생모 수아, 그리고 국과 규 형제의 갈등을 다룬 2부다. 개인적으로는 인물의 감정과 선택이 더 깊이 드러나는 2부가 특히 인상 깊었다.


진하는 처음부터 거대한 사명을 지닌 인물이 아니다. 언니의 죽음이라는 개인적인 사건에서 출발해, 그 의문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이야기를 이끈다. 체제를 전복하려는 혁명가라기보다는, 이해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녀의 선택은 확신보다는 망설임에 가깝고, 바로 그 점이 독자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


기자 나윤은 이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을 알고 기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는 순간 발생할 파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진실은 언제나 옳은가, 혹은 진실도 때로는 폭력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윤의 서사를 통해 조용히 제기된다.


가수 동준 역시 체제 안에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동준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체제가 허락한 범위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존재다. 광은 권력의 중심과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 권력이 만들어내는 균열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본다. 그의 선택은 선과 악으로 쉽게 구분되지 않으며, 작품의 밀도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1부에서 남겨졌던 여러 의문들은 2부에서 다뤄지는 수아와 국, 규의 이야기를 통해 서서히 풀린다. 사랑과 권력, 그리고 그 권력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가치관을 버려야 했던 시간들이 한 인간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차분하게 보여준다.


흑조국에는 ‘별의 연못’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존재한다. 감시와 검열이 일상인 사회 속에서, 금지된 노래를 부르고 검열되지 않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숨구멍 같은 장소다. 이 공간과 그 주인인 ‘미스터 방’은 이야기에 또 다른 긴장과 여운을 남긴다.


《붉은 달의 법칙》의 디스토피아는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대신 인물의 말과 행동, 사회의 분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래서 이 세계는 설정으로 소비되기보다 감정으로 체감된다. 붉은 달이라는 판타지적 장치 역시 세계관을 과시하기보다는, 인물의 선택을 더욱 또렷하게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 소설은 화려한 설정보다 인간의 태도와 선택을 끝까지 따라간다. 이야기는 홍월의 역사에서 마무리되지만, 질문은 독자의 일상까지 이어진다. 디스토피아와 판타지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뿐 아니라, 장르를 넘어 인간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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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아이언 블레이드 1 - Red Iron Blade, R.I.B
아스코드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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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신이 되어버린 세계 속에서 인간다움을 다시 묻는 이야기.
기술의 완벽함 뒤에 숨은 불안과 철학적 질문이 깊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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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감댁 여인들 - 세 자매가 선사하는 따스한 봄바람
이지원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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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몇 장 넘기기도 전에, 익숙하지 않던 시대와 공간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인물들을 비추는 배경이 되어주었습니다. ‘홍대감댁’이라는 오래된 집안에서 살아가는 여성들, 그들의 말 없는 표정과 조용한 움직임이 오히려 더 많은 말을 건네는 듯했습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크게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감정’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억울함을 삼키고, 또 누군가는 침묵으로 삶을 견뎌냅니다. 겉으로는 고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내면이 있었고, 작가는 그것을 아주 섬세하게 짚어냅니다.


주인공이 누구인지 단정하기 어려울 만큼 여러 인물들의 시선이 교차하고, 그 속에서 각자의 사연과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어떤 장면은 짧은 대사 한 줄만으로도 마음에 오래 남았고, 또 어떤 인물은 읽고 나서도 한동안 잊히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요란한 사건이나 반전 없이도 충분히 흡입력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바쁜 주말 중 잠깐 읽을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끝까지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긴 호흡 없이도, 조용히 스며드는 문장들이 참 좋았습니다.


『홍대감댁 여인들』은 말없이 존재하던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준 소설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조용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독자인 나조차도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이런 조용한 책 한 권이 주는 울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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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지 않는 삶 - 생각과 감정 너머 존재에 닿는 안내서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서진 엮음, 루카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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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지 않는 삶』은 에크하르트 톨레가 전하는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삶의 지혜를 담은 책입니다. 일상 속 불안과 혼란 속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고 싶은 분들께 조용한 위로와 통찰을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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