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의 이야기
디노 부차티 지음, 김희정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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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자의 재미와 감동을 위해 단편을 쓴다."_디노 부차티

정말 오랜만에 소설책을 접하게 되었다. 백만년?만에 읽어보는 소설책인데, 그동안의 목마름을 해소라도 해주 듯, 60개의 환상적인 이야기가 담긴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책이라니. 😍 틈틈히 한 편씩 읽기에도 너무 좋고, 이야기에 빠져들 때 쯤 끝나버리는 아쉬움은 새롭게 시작되는 또 다른 이야기로 달래었다. 주제와 사건이 너무나 다양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가볍게 읽다가, 손에 땀을 쥐거나 간담이 서늘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환상과 현실을 오고 가는 이야기 책. ✨👍어쩜 이렇게 다각적인 시선에서 글을 쓸 수 있는지, 여름 휴가지에서 읽으면 딱 좋을 책으로 느껴졌다.

60개의 이야기 중에서 특히 <대수송단의 습격> <7층> <망토> <산사태>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7층>은 코미디 영화와 희곡으로 각색되고 알베르 카뮈가 번역하여 파리의 극장에서도 상연 되었다고 한다.

📚 <일곱 전령> 中

있음직하지 않은 목적지를 향해 매일매일 서서히 나아가면서 지금껏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지만- 나는 하늘에 반짝이는 신비한 빛을 주목하고 있다. 여태껏 본 적 없고 꿈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그 빛은, 우리가 지나는 초원과 산과 강이 그렇듯 우리나라의 것과는 다른 본질을 지닌 듯하여, 뭔가 설명하기 힘든 분위기를 풍긴다. 내일 아침이면 새로운 희망이 나를 이끌 것이고, 밤의 어둠이 숨기고 있는 미지의 산들을 향해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 <대수송단의 습격> 中

플라네타는 다정하게 말을 두세 번 두드려주었다. 충실한 친구들과 함께 죽은 산적의 왕국으로 떠나는 신나는 승마 여정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그는 그곳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햇살이 가득하고 봄의 정취가 감돌며, 먼지 없이 쭉 뻗은 하얀 길이 경이로운 모험의 세계로 이끌어주리라 상상했다.

📚 <7층> 中

이렇게 해서, 그 가혹한 실수 때문에 코르테는 종착역에 오게 되었다. 그는 죽어가는 사람들의 병동에 있었다. 병의 심각성을 놓고 이야기하자면 가장 엄격한 의사들이 보기에도 7층 아니면 6층에 배정될 권리를 가진 그가! 기묘하게 흘러가는 상황에 이따금씩 코르테는 걷잡을 수 없는 실소를 터뜨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 <산사태> 中

여태껏 그랬듯이 모두가 다른 답을 줄 것이고, 다른 장소로 안내할 것이며, 신문 기사는 한 줄도 쓸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모두에게 각자의 산사태가 있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으로 안내하는 듯한 다양한 스토리들은 긴장감 속에서 불안하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하고, 신비롭고 환상적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망토>에서 군인인 아들이 어머니가 계신 집에 들렀는데 사건과 인물의 심리적 흐름을 따라가보니, 아들은 유령이 되어 사자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위해 잠시 들렀다는 진실과 마주할 수 있었고, 전쟁터에서 돌아온 아들을 맞이한 어머니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고통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산사태>에서도 흔히 신문 일면을 장식할 대박 기사를 찾아 취재에 나선 기자가 외진 마을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정보와는 다른 상황에 직면하지만, 점점 흘러가는 사건의 흐름속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또 다른 진실. 이런 반전의 흐름과 여정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 부차티의 소설을 읽는 묘미가 아닌가 싶었다.

부차티는 10여 편의 단편소설집을 발표했는데, 그중에서도 <60개의 이야기>는 작가의 왕성한 창작활동이 집대성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958년 이탈리아에서 가장 명망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스트레가상을 수상했고, 쟁쟁한 작가들 사이에서 장편이 아닌 단편으로 자신의 독보적인 세계를 일군 보기드문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

📚이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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