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와 나비 - 2023년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그림책 숲 28
E. E. 커밍스 지음, 린다 볼프스그루버 그림 / 브와포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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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언덕 위 작은 집에 혼자 살고있다. 쓸쓸하지만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갈 용기는 없고, 그저 창밖을 바라보는 것을 유일한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록계곡에 사는 나비가 나풀나풀 날아와 코끼리의 집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린다.


똑똑. 안으로 들어가도 되나요

어서 들어오렴


코끼리와 나비는 같이 앉아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본다. 아늑한 집에서 둘은 함께 있음에 감사하며 편안함과 행복함을 느낀다.


나비야 날 조금은 사랑하니

아니 난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해

작은 집 안에 갇혀있던 코끼리는 나비와 함께 용기를 내어 집 밖으로 나온다. 그렇게 코끼리는 나비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고 늘 눈으로만 보던 푸른 들판과 아름다운 봄을 직접 몸으로 느끼며 마침내 진정한 행복을 찾는다.

이 책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 E.E.커밍스의 단편을 린다 볼프스그루버의 판화로 만든 그림책이다. 갈등과 전쟁으로 인해 단절된 세상을 진정한 소통과 교감으로 변화시키며 마침내 평화를 찾는다는 아름다운 내용을 담고 있다.

동물과 곤충인 코끼리와 나비는 전혀 접점이 없는 두 개체이다. 몸집이 두껍고 육중하지만 소심해서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코끼리와, 손바닥보다도 작고 연약하지만 그 누구보다 자유롭고 용기 있는 나비가 만나 화합하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이란 겉모습으로 서로를 평가하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비록 그 마음의 문이 육중하고 두꺼운 철문이더라도 마구 부수려 들지 않고 똑똑, 노크를 하고 열릴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 주는 것, 그리고 비로소 그 문이 열렸을 때 들어가 함께 있어주는 것, 비가 세차게 오는 밖을 바라보며 옆에 서서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 손을 잡고 따듯하게 안아주는 것. 나비가 코끼리에게, 코끼리가 나비에게 그랬듯이.

마음이 참 따듯해지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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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위한 완벽한 선물 알맹이 그림책 60
레인 스미스 지음, 하정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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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 꽃을 들고 누워있는 아기토끼가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책 ♡ 멍하니 꽃을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이 꽃이 완벽한 선물일까?'하고 고민하는 모습 같다.


생일도, 기념일도 아니고,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토끼는 갑자기 할머니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다. 그래서 토끼는 멀지 않은 곳에 완벽한 선물이 있다는 까마귀의 말을 듣고 무작정 길을 떠난다.


완벽한 선물을 찾기 위한 여행을 하며 토끼는 따듯한 미소를 가진 달도 만나고, 화려한 불꽃쇼를 만드는 화산도 만나고, 뭔가 무시무시하게 생긴 나뭇개비도 만난다. 할머니에게 드릴 선물을 찾는다는 말에 친구들은 자신이 가진 최고로 좋은 것들을 토끼에게 나눠주려고 하지만 토끼는 왠지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토끼는 과연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찾을 수 있을까? 완벽한 선물을 찾아서 할머니께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최근에 중학교에서 초등학교로 근무처를 옮겼는데, 초등학교로 오니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선물을 많이 받게 된다. 사실 아이들에겐 그 어떤 것도 받으면 안된다. 하지만 작고 귀여운 고사리손으로 비타민, 사탕, 급식소에서 가져온 요구르트, 편지 같은 것들을 건내줄때면 모든 것이 무장해제가 되면서 결국엔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토끼가 결국 마음에 드는 완벽한 선물을 찾아 뿌듯한 표정으로 할머니에게 선물을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말간 얼굴로 나에게 선물을 주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너희는 존재 자체로도 나에게 행복을 주는 소중한 선물인데... 책을 보며 아이들이 떠올라서 읽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미소가 지어졌다. 순수하고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는 아름답고 예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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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비밀 클럽 사과밭 문학 톡 3
유순희 지음, 박지윤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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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혼자 밥을 먹거나 돌아다니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데, 어렸을 때는 그게 너무 무서웠던 것 같다. 혼자 밥을 먹으면 큰일이 나는줄 알았고, 심지어 화장실 안까지 친구와 함께 들어간적도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어린시절에는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당연하고, 그러므로 친구관계가 다른 어떤 것보다 제일 중요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은서도 마찬가지이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새학기가 된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같은반의 얼굴도 이쁘고 그림까지 잘그리는 예나와 가까워지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한 기회에 예나의 엄청난 비밀을 알아버리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예나와 가까워지고 친구들 무리에도 끼게 된다. 그리고 서로의 비밀을 호리병에 담아 보관하는 '우리들의 비밀클럽'에도 가입하게 되는데...


이 책은 초등학교 여자아이들의 친구문제를 다루고 있다. 어른이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섬세하고 이중적인 감정을 세심하게 잘 다루고 있다. 여자아이들 사이에서의 보이지 않는 서열과 편가르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문 등 누구나 겪어봤고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들어있어서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린시절의 친구들이 많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만 나오고 어이없는 상황들로 인해 친구들과 크게 다투기도 했고, 주인공 은서처럼 단지 혼자가 되기 싫다는 이유로 잘 맞지도 않는 친구들과 억지로 함께 다닌 경험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은서에게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은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기를 잘 이겨내고 점점 성장하는 부분에선 마치 내 아이처럼 뿌듯하고 대견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무척 공감하면서 읽을 것 같다. 읽고 나서 자신에 대해, 또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읽은 재밌는 성장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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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김상현 지음 / 필름(Feelm)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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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명에 육박하는 sns 인플루언서이자 출판사 대표, 연남동 카페 사장, 거기에 베스트셀러 작가까지. 김상현 작가의 수식어는 다양하다. 93년생의 어린 나이에 이렇게 다양한 직업에서 모두 승승장구하고 있다니. 어떤 사람일까 문득 궁금해져서 이 작가의 신작을 집어 들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의 전작인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이후 3년만 신작이다. 오랜만에 낸 신작인만큼 사람들의 기대와 호응도 무척 큰 것 같다. 나는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꽤 따듯하고 좋은 느낌의 글들이 실려있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삶에 지치고 무력한 사람들에게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다"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그런 책이다.

글을 쓰는 작가이자 출판사와 카페를 책임지는 사장이기도 한 저자는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둔, 누구나 부러워하는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저자도 처음부터 이렇게 모두 갖춘 사람은 아니였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군대에서 큰 사고로 인해 평생 장애를 갖게 될 뻔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호기롭게 차렸던 첫 카페를 처참하게 망해버리기도 했었다. 이러한 여러 실패에도 불구하고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또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성장한 저자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서고 또 일어서며 지금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나보다 어린 나이이지만 생각도 깊고, 무엇보다 배울 점이 많은 그런 청년인 것 같았다.

길지 않은 분량에 글 또한 쉽게 잘 쓰여져있어서 평소에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도 가볍게 읽어볼만한 힐링 에세이 같다. 삶의 위로가 되어주는 좋은 글들이 담긴 따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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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꿈 :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인생그림책 16
고정순 글.그림, 권정생 편지 / 길벗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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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오늘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기념일을 맞아 "봄꿈 : 광주의 조천호군에게"라는 그림책을 읽어보았다.

이 그림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긴 사연이 있다. 작년(2021년) 5월 17일에 열린 권정생 작가 14주기 추모식에서 "광주의 조천호군에게"라는 편지 형식의 미발표 원고가 공개되었다. 그 편지는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아버지를 여읜 5살의 조천호군에게 권정생 작가가 쓴 것이다.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앳된 얼굴의 조천호군의 사진을 보며 작가가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갔다고 한다. 그 미발표원고를 보고 영감을 받은 고정순 작가는 조천호씨에게 허락을 받고 이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


책에는 5살의 천호가 아빠와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이 담겨 있다. 얼른 쑥쑥 자라서 아빠를 업어주고 싶고, 오늘도 내일도 아빠와 놀 때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천호는 계속해서 끊임없이 아빠를 부르지만... 사진 속의 아빠는 대답해 주지 않는다. 천호의 아빠는 시위를 하다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마지막엔 고정순 작가가 그린 천호와, 실제 사진이 나오며 책은 끝을 맺는다.


그 뒤에는 권정생 작가가 천호군에게 쓴 편지가 실려있다. 다시는 피 흘리는 일 없이 살아갈 것을 천호에게 약속한다는 권정생 선생님은 지금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권정생 선생님의 진심이 담긴 이 편지는 지금까지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며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기억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 독서모임에서 한강작가의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 또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책이다. 어제 오늘 그 책과 이 그림책을 읽으며 안타깝게 죽음을 맞은 젊은 청년들과, 천호의 아버지가 계속 생각이 났다. 그러자 나에게 그저 평범한 하루로 지나칠 뻔 했던 5월 18일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왔고, 오늘 하루만큼은 그들을 추모하고 기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천호의 아빠와, 광주의 수많은 소년들을 빼앗아간 이러한 사건이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사건이 계속 기억되어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들의 영혼이 외롭지 않도록. 우리는 끊임없이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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