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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비밀 클럽 ㅣ 사과밭 문학 톡 3
유순희 지음, 박지윤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5월
평점 :

지금은 혼자 밥을 먹거나 돌아다니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데, 어렸을 때는 그게 너무 무서웠던 것 같다. 혼자 밥을 먹으면 큰일이 나는줄 알았고, 심지어 화장실 안까지 친구와 함께 들어간적도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어린시절에는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당연하고, 그러므로 친구관계가 다른 어떤 것보다 제일 중요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은서도 마찬가지이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새학기가 된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같은반의 얼굴도 이쁘고 그림까지 잘그리는 예나와 가까워지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한 기회에 예나의 엄청난 비밀을 알아버리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예나와 가까워지고 친구들 무리에도 끼게 된다. 그리고 서로의 비밀을 호리병에 담아 보관하는 '우리들의 비밀클럽'에도 가입하게 되는데...
이 책은 초등학교 여자아이들의 친구문제를 다루고 있다. 어른이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섬세하고 이중적인 감정을 세심하게 잘 다루고 있다. 여자아이들 사이에서의 보이지 않는 서열과 편가르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문 등 누구나 겪어봤고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들어있어서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린시절의 친구들이 많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만 나오고 어이없는 상황들로 인해 친구들과 크게 다투기도 했고, 주인공 은서처럼 단지 혼자가 되기 싫다는 이유로 잘 맞지도 않는 친구들과 억지로 함께 다닌 경험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은서에게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은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기를 잘 이겨내고 점점 성장하는 부분에선 마치 내 아이처럼 뿌듯하고 대견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초등학생 아이들이 무척 공감하면서 읽을 것 같다. 읽고 나서 자신에 대해, 또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읽은 재밌는 성장소설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