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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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새로 나온 재밌는 힐링소설을 읽어보았다. 제목은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수족관에 갇혀있는 머리 좋은 문어와 야간 청소부 할머니가 함께 우정을 쌓는 이야기로 소재가 무척 독특하고 내용도 재미있다.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의 약 2/3정도를 먼저 읽어보았는데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책을 꼭 구매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550페이지 정도 되는 두꺼운 분량인데도 불구하고 무척 흡입력있는 책이라 한국의 많은 독자들에게도 사랑받을 것 같다.

전체적인 책의 흐름도 좋았지만, 문어가 아쿠아리움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분석하고 묘사하는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고 흥미로웠다.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에 가면 '저 안에 수 많은 생명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낼까?' 하고 궁금해한 적이 있었는데 뭔가 그 궁금증이 해소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수족관, 혹은 우리에 수 많은 동물과 생물을 가둬두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나름의 고민을 해보기도 했다.

읽을수록 뒷 내용이 궁금하고 자꾸만 빠져들게 되는 책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힐링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 출판사에서 가제본을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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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김다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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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다온은 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를 원하는데로 처벌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불행한 이들을 위하여> 라는 책에 손을 얹으면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으로 이동하여 가해자에게 저주를 걸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다온은 살인을 한 남자, 학우들을 성희롱한 대학생, 인명사고를 낸 음주운전자 등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처벌한다. 이렇게 죄질이 나쁜, 명확한 이들만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온은 자신이 어렸을 적, 학교폭력을 당하던 순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인 상황인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성희롱, 가정폭력, 음주운전 등의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은 법원의 심판을 받지만, 대부분 대중들이 만족할만한 형벌을 받지는 않는 것 같다. 초범이라서, 반성을 해서, 주변사람들이 탄원서를 써줘서 등 다양한 이유로 이들은 감형을 받고 금방 풀려난다. 이러한 뉴스들을 볼때면 참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그러한 가해자들을 주인공이 처절하게 응징하고, 또 피해자가 당한 고통만큼 되돌려주니까 사이다를 먹은 듯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조건 가해자라고 해서 다 응징해야 할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또는 오해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애매해지는 순간은 어떻게 해야할까? 책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을 보여주며 진정한 용서와 화해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들, 그리고 여러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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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 온 손님 모든요일그림책 8
박혜선 지음, 이수연 그림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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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이수연 작가님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 새롭게 나와서 읽어보았다. 제목은 『우리 마을에 온 손님』이다. 다양한 동화를 집필하신 박혜선 작가님과 함께 이웃, 난민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좋은 그림책을 내주셨다.

평화로운 토끼마을에 어느 날 손님이 찾아온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서 잠깐 들린 다람쥐, 시원한 옹달샘을 보러 온 멧새까지. 토끼들은 동물친구들을 환대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이후에도 계속해서 손님이 찾아온다. 배가 고파서 온 들쥐들, 긴 장마에 집을 잃은 오소리가족, 그 이후에도 고라니, 멧돼지, 두더쥐까지 온갖 동물들이 밀려든다. 그리고 이들은 토끼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토끼들은 계속해서 참고 또 참아보지만, 다른 동물들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고, 아이들이 피해를 보자 결국엔 폭팔하여 소리친다. "모두 우리 마을에서 나가!"

꽃이 예뻐서, 옹달샘을 보고 싶어서, 처음에는 이런 사소한 이유로 동물들이 토끼마을에 찾아온다. 그러나 나중엔 배가 고파서, 집이 없어서, 위험해서 라는 이유로 떼거지로 몰려온다. 내가 만약 이 토끼마을에 사는 토끼였으면 너무나 답답하고 짜증이 났을 것 같다. 친구도 가끔 만나야 좋은거지, 내 생활을 침범할 정도로 자주 만나게 되면 서로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끼가 결국엔 모두 나가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 내보낼 줄 알았다. 하지만 토끼는 그러지 않았다. 아이들이 마을에 놀러온 손님을 너무 좋아했기에, 그리고 지금의 토끼들도 예전엔 손님이었기에 이들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 책을 보며 난민, 이웃 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번잡한 출근길에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시위하는 장애인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기 위해 파업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 우리는 이들의 시위와 파업으로 불편함을 겪지만 그들을 저지할 수는 없다. 왜냐면 우리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토끼 또한 그것을 깨달은 것 아닐까?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진정한 이웃은 무엇인가, 난민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해보고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진하고 깊은 여운이 남는 좋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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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아웃 특서 청소년문학 32
하은경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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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배경은 유전자 조작과 나노칩 시술이 성행하는 미래의 어떤 시대이고, 책의 주인공은 발레리나의 과학 시술을 금지하는 서울시립발레단의 수석 무용수이다. sf와 발레의 만남이라니, 뭔가 생소하면서도 어떤 내용의 책일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제나는 한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발레리나이다. 전설적인 발레리나였던 어머니의 피를 이어 받아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제나는 발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천문학자인 아버지처럼 우주와 별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이 너무나 뛰어나기에, 그리고 엄마의 기대에 부흥해야 하기에, 억지로 발레를 계속 한다.

또 다른 등장인물인 소율도 발레리나이다. 소율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발레리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고 새벽까지 피나는 연습을 한다. 재능은 있지만 발레가 싫은 천재형 제나와, 가진건 없지만 발레가 좋은 노력형 소율은 예전엔 서로 제일 친한 친구였으나 지금은 등을 돌린 경쟁자이다. 책은 이 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일단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발레'라는 세계의 치열한 경쟁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어 신선했다. 둘도 없는 친구사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시기와 질투로 점철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한 잦은 부상이 많은 발레리나들이 나노칩 시술을 하는 부분에서는 예술과 과학은 서로 어디까지 용인되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었다.

발레와 sf, 생소하지만 그만큼 신선한 주제였고 책 내용도 참 재미있었다. 청소년시기의 친구들과 함께 보며 여러가지 논제와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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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아델 타리엘 지음, 밥티스트 푸오 그림, 이찬혁 옮김 / 요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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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아름다운 글에 담백하지만 푸르름이 느껴지는 그림의 멋진 책을 읽어보았다. 제목은 <아무도>. 이 책은 악뮤 이찬혁이 번역을 맡았다고 한다. 이찬혁은 가수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미 <물 만난 물고기>라는 소설을 출판하고, <에일리언>이라는 노래 그림책을 내서 작가로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엔 새롭게 그림책 번역가에 도전하였다고 한다. 평소 서정적이고 멋진 가사를 쓰는 것으로 알려진 이찬혁은 이 책에서도 운율을 살린 멋진 번역으로 책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었다.

책의 표지에는 아무도 달리지 않는 텅 빈 도로가 보인다. 책을 펼치니 공원에도, 수영장에도, 학교에도, 길거리에도, 중앙 광장에도 아무도 없다.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사람들이 어디로 갔나 꽁꼼 숨어 보이지 않자, 동물들이 빼꼼, 하고 모습을 들어낸다.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 거리에 사람이 없자 동물들이 길거리를 점령했다는 기사를 봤던 것이 얼핏 기억이 난다.

아무도 없는 거리와 숲을 보며 사람들은 제각각 어떤 생각을 할까? 텅 비어 쓸쓸해보인다고 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아무도 없는 푸르른 저 자연의 모습이 오히려 해방감이 느껴진다는 이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복잡하고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편인지라 동물들만 여유로이 햇볕을 즐기고 있는 저 모습이 참 평화롭고 안정되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마지막 장면의 '숨 막히는 도시'의 그림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다양한 생각을 할 것이다.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곳이 더 생기있고 활기차 보인다고 할 것이고, 푸른 자연경관을 보다가 꽉 막힌 도시를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방법대로 이 책을 보고, 느끼고, 감정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각자가 느낀 감정들을 함께 이야기해보고 나누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

좋은 글과 그림에 자꾸만 펼쳐보게 되는 멋진 그림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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