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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게 ㅣ 모든요일그림책 11
김유 지음, 오승민 그림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10월
평점 :

마음이 몽글몽글 따듯해지는 책 《의자에게》를 읽어보았다.
이 책은 '마음버스'로 잘 알려진 김유 작가의 글과 200여편이 넘는 작품을 그린 오승민 작가의 그림이 함께 한 그림책이다. 표지에는 노오란빛 배경을 바탕으로 꽃 속에 쌓여있는 푸근한 인상의 할머니가 그려져 있다. 어떤 내용의 책일까? 궁금해서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딸의 이사짐 속에서 낡은 의자 하나를 발견한다. 그런데 의자가 너무 오래 되어 버린다는 말에 자신의 집으로 갖고 와 꼼꼼히 닦고 고쳐서 소중하게 사용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의자에 솜이 잔뜩 뜯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누가 이렇게 만든 것일까? 밤을 새며 지켜보기로 하는데...
낡은 의자와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에게 새로 찾아온 가족까지. 책의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이 참 사랑스럽고 좋았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추억이 깃든 물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낡고 헤지면 바로 버리고 새로 좋은 것을 산다. 나도 생각해보니 오래 되어 때가 탈 정도로 어떤 물건을 오래 사용한 기억이 별로 없다. 예전에는 양말 하나도 구멍이 나면 수선해서 다시 신고 또 신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엔 멀쩡한 것도 오래 쓰지 않으면 다 갖다버리기 일쑤다. 나에게 소중한 물건들은 뭐였을까? 어릴 적 갖고 놀던 인형들, 하도 빨아 점점 얇아진 잠옷, 늦은 밤까지 공부하던 수험생 시절 매일 갖고 다녔던 무릎담요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 중에는 아직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는 것도 있고, 어딘가에 처박혀 다른 것들과 함께 버려진 것도 있었다. 이미 없어진 건 어쩔 수 없지만, 남은 물건들이라도 소중히 잘 간직하고 추억으로 남겨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질문들을 해보고 싶다. 내가 평생 간직하고 싶은 물건은? 혹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물건은? 등과같이 '소중한 것'에 대한 질문도 좋고 할머니와의 추억, 어떤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은지 등 책의 내용과 관련된 질문들도 좋을 것 같다.
추운 겨울 날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주는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