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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이유 - 불안과 좌절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1월
평점 :
요즘도 아내는 아이 때문에 너무 힘들어한다. 나 역시 아이때문에.. 그리고 힘들어하는 아내 옆에서 힘들게 일하고 온 나는 토닥여주고 설겆이도 하고 청소도 미약하게나마 해준다. 지금 아내는 졸려서 울며 치대는 아이를 엎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서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 나에게는 너무 귀한 시간이다. 행복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상념에 젖어들수도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수도 있고..
지금 그렇게 행복하다면 그럼 그 전까지의 시간은 무엇인가? 나는 행복하지 않았던 것인가? 그냥 힘들기만 한 시간이었던 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슬픔에 빠진 이 책의 주인공은 과연 인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살아갈 수 있는 명분을 얻을 수 있고, 그러한 명분이 나에게 어떠한 희망으로 작용하는 지에 대해 담담하게, 논리적으로, 그리고 설득력있게 써내려가고 있다.
사실 아픔을 가진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으며, 그 또한 이러한 글을 씀으로써 그 자신도 치유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는 인터넷으로 인해 대중화된 사회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각 개인의 개성이 표준화된 개성아닌 개성에 함몰되어가서 자신의 유일성을 상실하게 되는 직접접근형의 사회로 가게 되어 실체가 없는 정보화된 군중으로써의 개인으로 살다보니 그에 대한 공허함이 살아갈 이유를 만들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그가 사랑하는 소세키와 베버를 통해 설명하며 또한 그 외 문학작품들을 통해 폭넓은 깊이있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말 중에 가장 인상깊은 구절은 '행복을 위한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좋은 과거를 축적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이다. 나 역시 늘 항상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왔던 것같다. 미래의 좋은 집을 위해, 좋은 차를 위해.. 등등.. 아직 실체도 없고 그것들을 갖추었을 때 더욱 행복하리라는 보장도 없는 그러한 것들을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왔던 것 같다.
이제 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적어도 이책에서 말하는 살아야하는 이유.. 행복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이글을 쓰고 나서는 지금도 옆방에서 곤히 자고 있을 아내와 딸의 볼에 입맞춤을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