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파코 로카 지음, 김현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앞 표지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주인공인 에밀리오의 머리에서 옛 추억의 사진들이 하나씩 하나씩 날아가고 있다. 차창밖을 보면서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의 기억은 추억의 사진들과 함께 날아가고 있으므로..

그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옆에 타고 있는 로사리아부인과 이스탄불을 가고 있는 걸까?

이 만화를 보면서 추억을 잃어가는 늙은 중년의 삶은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니 슬프다라는 말이 더 나을 것 같다. 슬픈 그들이 모여있는 요양원이 그들을 더 슬프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아니.. 어쩔수없을 것이다. 그들이 어떤 외부의 자극을 받더라고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망각해 가기 때문에..

 

주인공의 물건들이 하나씩 없어지기 시작한다. 정신이 나간 사람들의 돈을 빼앗는 주인공의 룸메이트인 미겔을 보고 주인공은 그가 도벽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를 믿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소지품들을 박스에 담아뒀었고 박스에 담아두었다는 것조차 깜빡깜빡 잊어버렸던 주인공은 미겔을 의심했던 것이다. 그는 왜 소지품들을 박스에 담아뒀을까? 아마 자신의 추억들이 하나둘씩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자신의 오래된 소지품들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됐고 그것이 박스에 담아두게 된 게기가 되었을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되었던 주인공을 룸메이트인 미겔은 자신이 이런 수모를 당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쩔수없었다고 생각하고 그를 더욱 정성껏 돌보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 책은 치매에 걸린 늙은 이의 감정선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보는 내내 집중하게 하는 힘이 느껴졌다. 만화여서 3인칭 관찰자로 볼수밖에 없지만 그 어떤 소설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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