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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사회 - 한국인은 지금 어떤 마음이 고픈가 ㅣ 아케이드 프로젝트 Arcade Project 2
주창윤 지음 / 글항아리 / 2013년 5월
평점 :
살림살이 좀 나이지셨냐는 어느 대통령 선거 후보자의 말이 인기가 있었을 때가 십수년이 훌쩍 흘렀는데 그동안 살림살이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어보인다. 오늘 서울 시민 75.9%는 자신이 사회경제적으로 중하층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IMF시절이 지난 이후 경제적인 욕구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아직도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부족함때문에 우울해하고 있고..
이 책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정서적 허기'를 채우는 것이며 또 어떻게 채우느냐인데 이를 위해 퇴행적 위로, 나르시시즘의 과잉, 속물성에 대한 분노들의 표출로 그것을 채워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것이 허기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자들이며 그것들을 각 장의 테마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책이 얇다고 만만하게 봐선 안된다. 저자는 허기사회라는 큰 틀 속에서 우리 사회문화 현상들에 대한 예를 들어가면서 위의 구성요인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논리적이며 설득력이 있게 써내려가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수있다.
한번 읽어보면 쉽게 수긍이 가지만 이렇게 수긍이 간다는 것이 좀 씁쓸하게 느껴진다. IMF를 거치면서 너무나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경제적 허기를 신경쓰느라 정서적인 허기를 다루는 데 너무 소홀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IMF시대를 거치면서 지불했던 경제적인 비용보다는 앞으로도 해소될 것이라는 게 불확실한 정서적 허기를 채우는 일에 들어가는 비용들이 더 많지 않을까?
저자는 이러한 정서적 허기를 채우기 위해 '눈부처 주체'라는 것을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서적 허기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 탓에 이 대안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해서 아쉽다. 다음에는 이러한 사회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저자의 사회문제를 꿰뚫어보는 눈을 보면 그것에 대한 대안 제시도 현실적이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