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빛수사
연여름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11월
평점 :
다정한 이야기다
아픔이 있는 각자가 그 아픔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단단하게 버티고 서면서 타인에게 다정함을 놓지 않는 이야기였다
실종된 아이를 찾아가는 과정은 흥미로웠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 되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재은과 선우의 인물상과 관계에 대한 설정을 단단하게 만들며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끌고 갔다.
선우가 왜 고등학생의 의뢰를 거절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그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 재회한 재은
하나의 사건을 통해 파생되어 가는 이야기의 구조가 매끄러웠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들을 통해 재은과 선우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타인을 외면하지 못한 사람들이 타인에게 손을 내밀고 자기 자신도 단단해져 가는 이야기를 사랑하지 않는 법을 모르겠다.
사이코메트리 능력 때문에 강제적으로 타인의 기억을 읽을 수 있기에 타인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재인과 어릴 적 상처로 자신의 내면을 타인이 알 수 없도록 외피를 두르고 살아가는 선우는 닮은 사람들이었다.
그런 두 사람이 만들어 가는 로맨스는 삐걱거렸지만 자기 안을 들여다보는 과정이었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인해 외톨이로 살아가야만 했던 재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이 좋았다.
강제로 타인의 기억을 읽어내는 능력 그 능력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마음,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심리 등을 섬세하게 포착해 낸 지점이 좋았고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끌고 가고자 하는
재은이의 노력이 좋았던 이야기이다.
실종된 소녀를 찾는 이야기도 은은하게 깔린 로맨스도 좋았고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재은를 보며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재은이에게 "너라는 존재에 대해 세상의 허락을 구할 이유는 없다" 이야기 해준 순임이 있어서
자신의 고통을 먼저 알아봐 주고 옆에 있어 준 선생님이 있어 버틸 수 있었던 선우는 누군가의 고통과 아픔을 외로움을 외면하지 않는 어른으로 자란 것이 좋았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