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집이 있었을까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배수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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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체로 쓰여진 책은 처음이다. 이제까지 읽었던 소설과는 다르다. 그래서 그랬는지 좀처럼 읽기가 쉽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독일 소설도 이 소설이 처음인 것 같다. 일본소설과 국내소설만 많이 읽고, 영미 소설이나 프랑스 소설은 조금씩 읽어보았지만 독일 소설은 처음 접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내용일지 정말 기대했는데 읽기가 힘들었기 때문일까? 읽어가는 내내 점점 책에 몰입도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에는 후반부로 갈수록 읽어가는지 어쩌는지 모르고 눈으로만 글씨를 쫒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을 쓴 작가나 역자만을 보더라도 유명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가독성을 높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이렇게 쓰여졌기 때문에 그대로 옮겼을 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사람의 입장에서 책을 써 나간다. 여러 등장인물들로 이야기가 짧게짧게 진행되서 그런지 그래도 읽는데 지치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읽기 힘들었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이어가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독성이 부족해서 였는지 글을 이어나가기도 힘들었다.

리뷰를 쓰기 위해 책 소개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출판사의 리뷰도 보게 되었는데 내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를 쓰고 난 이후에라도 긴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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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61
지크프리트 렌츠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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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선생님의 사랑. 그것은 우리나라에 드라마를 통해서 이미 여러 상상과 생각을 갖게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선생님의 죽음으로 책의 제목에서처럼 침묵이라는 시간을 만들어 냈다. 침묵의 시간은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선생님의 죽음을 추도하는 학교모임이 우선 겉으로 들어난 것이라면 속으로 숨겨져 있는 것은 여선생과 학생의 몰래한 사랑이다. 그들의 사랑은 겉으로 들어 낼 수 없다. 그렇기에 둘 사이의 사랑은 시끄럽게 떠들 수 없는 것이었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침묵을 지켜야만 했다.

선생님과 학생은 방송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많이 접해본다. 각자의 경험담이 될 수도 있고 주위 친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에서처럼 정말 사랑하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책의 내용은 더 힘들 듯 하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학생과 선생님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가 너무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나라도 점점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책에서의 상황은 선생님과 학생이 너무 편히 지내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이런 일이 일어나기 편할 것 같다.

선생과 학생의 관계. 쉽게 이루어 질 수 없다.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사랑에는 항상 비밀이 따른다. 그리고 이런 사이에는 한가지 아픔이 있다. 조심해야 하는 한 쪽에서 조금씩 피하고 멀어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물론 선생님 쪽에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둘은 정말 사랑했다. 선생님이 죽고 나서 받게 된 편지. 그 편지에 사랑이 담겨져 있다. 결국 헤피엔딩이 되지는 못하지만 서로의 사랑을 확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랑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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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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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내려 가는데 뭔가 딱딱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와는 동 떨어진 저 멀리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이유에는 책의 내용에 있지 않나 싶다. 항상 소설을 읽을 때면 주인공이 되거나 중요한 인물이 되어 소설의 재미를 만끽하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 소설에 들어가지 못했다. 소설의 인물 중 그 누구에게도 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아니, 잠시 생각해보면 들어가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무의식중이기는 하지만 내가 쓰레기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겼을 수도 있고, 마찬가지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사람 아닌 사람이 되기 싫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내가 들어가지 못해서였는지 이 소설은 어느 소설보다 차갑게 멀리, 딱딱하게 느껴졌다.

책에서 말하는 60세. 이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였다. 그리고 인간과 물건의 경계였다. 60세라는 경계를 통해서 인간은 더 이상 인간으로써의 삶을 살 수 없다. 그들은 60세라는 판정을 받고 나면 물건이 되었다. 그렇다고 60세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는다. 60세가 아닌 인간으로써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이 시대에서는 인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에게서 인간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찾지 못했다. 그들은 누군가가 마음을 다해 지어준 이름이 붙지도 않는다. 즉 사랑이라는 감정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소설 속은 아직까지 사랑이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들의 사랑을 볼 수 있었다.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사랑이 느껴지는....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 속에는 두려움이 앞섰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속으로만 생각해야 했던 사랑마저 사라지면 어떠하냐는 것이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먼 미래의 모습이라면 정말 소름 돋는 이야기라고 생각될 이야기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책의 표지와 책의 소개만으로는 그 차가움을 제대로 알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말해두고 싶다. 이 책은 생각 이상으로 차갑고 딱딱하다. 그리고 두려울 수도 있다. 나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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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춤을 추자 - 우리춤 야호! 신나는 체험 시리즈 3
이야기꽃.김지원 지음, 이지원 그림, 김찬복 사진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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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민속춤에 대해서는 대개 아는 것이 없다. 가끔 티비 방송을 통하여 볼 수 있는 부채춤이나 마당놀이에서 하는 여러 춤들, 그 외에 명절 때 잠깐잠깐 볼 수 있는 것 외에는 민속춤은 거의 접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른이나 아이에게나 모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여러 민속춤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책에서 설명한 것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여러 민속춤이 있겠지만 책에 나와 있는 것만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 좋은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책의 제목과는 조금 다르게 책의 내용이 조금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나는 우리 춤 체험 야호! 춤을 추자인데 책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여러 민속춤을 설명해 주면서 그 내용들이 딱딱하게 변해 있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저 알아가는 맛에 볼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지루한 면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책은 각 춤의 설명이 끝나는 부분에서 춤을 따라할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덧붙혀 준다. 그리고 분장법과 의상에 관한 설명으로 좀 더 흥미를 끌었다. 또, 책의 사이사이 여러 부연설명을 덧붙혀 책의 내용을 이해하게 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어서 그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야호 시리즈로 만들어진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진 책이란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여러 동작을 함께 해보면 책을 읽어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다른 야호 시리즈가 궁금해졌다. 다른 야호 시리즈를 통하여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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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괴수전
이지월 지음 / 민음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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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접하는 소설과는 다르게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 독특함만큼 흥미를 일으키고 재미를 준다. 아마 영화로 치자면 ‘화산고’와 같을 것이다. 화산고를 보면서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변두리 괴수전’ 이 책을 보면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화산고’와 ‘변두리 괴수전’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책이 조금 더 현실성 있게 보일 뿐이다. 화자의 성장이 조금 나와 있고 고등학교 생활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펼쳐져 나간다. 그곳에서 학교 비리에 맞서는 학교에서 짤린 교사와 학생들. 이야기는 이 사건을 두고 펼쳐 진다.

이 책은 단순히 소설로만 읽기에는 조금 암담한 모습들이 나온다. 언젠가 한두번쯤 티비에서 봤을 법한 내용들이 나온다. 철거민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서 교복문제, 교직원의 노조, 그리고 뉴스에 나오는 그들에 대해 북한 공작원의 조작설까지.
저자는 물론 소설을 쓰면서 위의 사건들로부터 모티브를 얻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으면서 생각이 드는 것은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전하는 것 같았다. 언제나 뉴스에 나왔을 때 잠깐만 관심을 가졌던 우리들에게 다시한번 깊게 생각해보라고 하는 저자의 말 같았다.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와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소설과 같이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독특한 문체로 조금 가볍게 느껴지는 소설이지만 내용 자체만을 본다면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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