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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어내려 가는데 뭔가 딱딱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와는 동 떨어진 저 멀리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이유에는 책의 내용에 있지 않나 싶다. 항상 소설을 읽을 때면 주인공이 되거나 중요한 인물이 되어 소설의 재미를 만끽하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 소설에 들어가지 못했다. 소설의 인물 중 그 누구에게도 내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아니, 잠시 생각해보면 들어가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무의식중이기는 하지만 내가 쓰레기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겼을 수도 있고, 마찬가지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사람 아닌 사람이 되기 싫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내가 들어가지 못해서였는지 이 소설은 어느 소설보다 차갑게 멀리, 딱딱하게 느껴졌다.
책에서 말하는 60세. 이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였다. 그리고 인간과 물건의 경계였다. 60세라는 경계를 통해서 인간은 더 이상 인간으로써의 삶을 살 수 없다. 그들은 60세라는 판정을 받고 나면 물건이 되었다. 그렇다고 60세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는다. 60세가 아닌 인간으로써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이 시대에서는 인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에게서 인간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찾지 못했다. 그들은 누군가가 마음을 다해 지어준 이름이 붙지도 않는다. 즉 사랑이라는 감정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소설 속은 아직까지 사랑이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들의 사랑을 볼 수 있었다.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사랑이 느껴지는....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 속에는 두려움이 앞섰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속으로만 생각해야 했던 사랑마저 사라지면 어떠하냐는 것이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먼 미래의 모습이라면 정말 소름 돋는 이야기라고 생각될 이야기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책의 표지와 책의 소개만으로는 그 차가움을 제대로 알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말해두고 싶다. 이 책은 생각 이상으로 차갑고 딱딱하다. 그리고 두려울 수도 있다. 나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