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눈물을 닦아주는 평화의 어머니 - 한학자 총재 자서전
한학자 지음 / 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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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생녀...? 김영사에서 이런 책을 내다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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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 이명옥 관장과 함께하는 창의적 미술 읽기
이명옥 지음 / 시공아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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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무렵이면 해외의 유명 작가나 이름난 미술관의 기획전이 열리곤 한다. 아이와 함께 미술관에 가기 전에 엄마는 작가와 그림에 대해 공부한다. 때로는 미리 도록을 구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는 것은 짧은 지식이 전부이니 늘 아쉽다. 아이와 함께 미술관에 가는 이유는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영감을 얻고 풍요로운 정서적 경험을 하고 작가의 시선을 빌려 다른 시각을 갖도록 하고 싶어서인데, 아이와 엄마는 숙제하는 기분으로 미술관을 찾는다.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하는지 아이도 엄마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그토록 반가웠나 보다.

 

미술의 세계는 얼마나 놀랍고 경이로운 일들로 가득한가!(p101)

이 책은 미대 교수이자 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마치 아이에게 이야기하듯 썼고 경어체로 되어있다. 평이하고 따뜻한 글은 아이와 함께 소리내어 읽기에도 편하다. 작가는 자신이 알고 느꼈던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준다. 이미 작품속에 있지만 너무 사소해 보여서 놓친 것을 재발견하게 한다. 시각이라는 감각으로는 볼 수 없는 소리와 리듬, 속도 등을 경험하게 한다. 예술가들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이용해서 창조해 낸 낯선 일상을 통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그림자가 있는지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p79)

이 책은 미술 작품을 설명하면서 그림의 일부분을 확대해서 보여주고, 그 작품의 영향을 받은 영화 포스터나 다른 작가들의 작업도 함께 소개한다. 단선적인 작품 설명글이 아니라 마치 미술 작품의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작품속에 등장하는 그림자에 대한 소개다. 에드바르 뭉크의 <사춘기>, 조르조 데 키리코의 <거리의 우수와 신비>, 샘 테일러 우드의 <브람 스토커의 의자 >라는 작품을 통해서 전면에 있는 대상의 뒤로 표현된 그림자가 가진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질문의 도구가 되어주었다.

 

예술가는 심성에 진동을 일으키도록 하기 위해서 건반을 두드려 연주하는 손이다.(p98)

눈부신 햇빛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자를 이용하고, 속도감을 보여주기 위해 움직임과 정지라는 두 동작을 대비시키고, 더 강렬하고 선명한 색상을 위해 보색 대비를 이용했다는 내용에서는 이 세상의 존재 방식 또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망원경적 시각과 현미경적 시각이라는 표현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미술품 관람을 통한 예술적 체험과 작품에 대한 안목을 갖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새와 벌레의 시선으로 일상을 낯설게 볼 수 있는 것 역시 예술적 경험 아닐까. 비록 예술가의 손을 갖는 것은 어렵겠지만 예술가의 마음은 가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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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카스트
스즈키 쇼 지음, 혼다 유키 해설, 김희박 옮김 / 베이직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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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엄마는, 때때로 들려오는 학교 폭력과 왕따 사건, 그로 인한 어린 생명의 자살 소식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내 아이가 언제 피해자가 될지 가해자가 될지 알 수 없기에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엄마는 알 수 없는 아이만의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을 사정과 실상이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들의 세상을 이루는 틀은 과연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을 때가 있다. 아마도 이 책의 제목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p7. 학교라는 가장 기초적인 사회집단에서부터 '지위의 차별화'가 공공연하게 유발되고 지속된다면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종차별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독자 여러분께서도 이 책을 통하여 우리가 알게 모르게 길들여져 왔던 계급사회의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삼길 바랍니다 (프롤로그 에서)

 

브라만 vs 수드라

 교실 카스트는 일본의 대학원생 논문을 일반인이 읽을 수 있도록 출판한 책이다. 이 글의 주제가 충분히 대중적이고 사회적 함의를 담고 있어서 이렇게 우리나라에까지 번역될 수 있었나 보다.

저자는 이지메와는 구별되는, 교실안에서 이루어지는 그룹별 서열 매기기에 주목하고 아이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표현을 카스트라고 한 것은 아마도 지위간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한 것 같다. 저자는 학급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일어나는 입김이 센 상위 계층 아이들과 소외 받는 하위 계층 아이들간의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관계를 보여주고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한다.

 

vs 컵받침

결속력과 영향력을 가진 상위 그룹 아이들은 컵이 되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특권을 누리는 반면, 컵 주변으로 모여들어 컵받침을 이루는 하위 그룹 아이들은 상위층에 대한 공포심으로 교실을 같이 생활하기 괴로운 곳으로 느끼기도 한다. 학교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무시 당하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할 권리가 그 아이들에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은 학교에 가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 새롭게 의문을 제시하고, 꼭 학교일 필요는 없다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넌지시 말한다.

 

권력 vs 능력

교사들과 학생들 모두 교실내에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교실 카스트를  권력의 차이라고 인식하고 교사들은 교실 카스트를 능력의 차이라고 생각하는 게 다를 뿐이다. 그래서 때로 교사는 상위 그룹을 이용하기도 하고 꼭 있어야 할 존재로 받아들인다. 하위 그룹 아이들에 대해서는 의욕과 노력이 없고 장래가 불안한 아이들이라고 판단한다. 저자는 그런 교사들에게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니 신중하라고 조언한다.

 

이 책을 덮은 후 내 아이의 교실 모습은 어떤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서로 친한 친구들끼리 무리지어 어울리지만 서열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행으로 생각해야겠지만 또 다른 불안이 마음 한 켠에 자리잡는 것은 왜 일까? 줄 세우기, 정글과 같은 무한경쟁, 입시제도처럼 학교와 관련된 문제는 더 복합적이고 구조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결국 교실 카스트의 문제도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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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3개월은 거짓말 - 암 전문의사의 고백
곤도 마코토 지음, 박은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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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라구?

작년 봄, 친한 선배가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초기라는 진단을 받고 전광석화처럼 수술과 화학요법을 받았다. 선배는 가족력이 있었고 유방암 유전자도 있었다. 그때 처음 유방암에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선배는 의외로 담담하게 그 모든 것을 받아들여 힘겨운 치료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안정되서 직장생활도 열심히 한다. 선배를 보면서 만일 암 진단을 받게 되면 내가 보일 반응과 선택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접하는 의료지식이란 매스미디어가 보여주는 편집된 퍼즐 한 조각일 뿐이다. 과연 환자로서 선택이란게 가능하긴 한 것인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의료계의 내부고발자?

암 전문의사로 소개된 저자 곤도 마코토는 게이오 의대 방사선과 의사다. 그는 암과 시한부 수명과 항암제에 대해 설명하며, 왜 시한부 선고가 거짓말이고 예방의학이 옳지 않은지에 대해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암이 아니라 암치료가 무섭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한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지식과 너무 다른 이야기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분명 위안을 주고 설득되는 내용이 더 많다. 이미 우리도 의료란게 얼마나 상업적으로 변질되어 가고, 의료사업이 거대하게 몸을 키우고 있는지 직간접적인 체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방의학과 시한부 선고는 불안을 담보로 하여 의료계에서 벌이는 시스템과 자본의 음모인 것일까? 이 책을 쓰기 위해 자신이 속한 의료계의 이단아가 되었을 저자의 큰 용기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아쉬운 점은 아무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의학책이지만 인용한 자료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부분이다. 심지어 뒤에 부록으로 실려있는 암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는 급조된 느낌조차 든다. 또한 독자에게 의사의 권유에 대해 그것이 정말 필요한지 검증하고 결정하라는 너무 큰 숙제를 떠안긴다.

 

저자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삶은 양보다 질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어차피 암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사람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존재다. 이 세상의 생명있는 모든 것이 그렇듯이. 어떻게 미래의 삶을 연장할지 고민하기 보다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는 게 바로 양질의 시간을 늘이는 방법이라고 얘기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많은 환자를 대하며 함께 고민하고, 그들에게 자신을 비추어 얻은 철학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나를 향해, 너는 너에게 남겨진 삶을 어떻게 살고 싶니?하고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노화도 자기 자신의 것이고, 암도 자기 자신의 것이다. 이것도 자연의 섭리라고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216) 마치 우주의 이치를 깨달은 도인의 마음인듯 한 이 문장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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