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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사가 말하는 자폐, ADHD 부모상담서 - 자폐, ADHD에 축복이 되는 치유가이드북
이명은 지음 / 율도국 / 2023년 9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특수치료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가 커가며 일상생활을 잘 해가기 위해서예요. 그리고 그것은 결국 아이가 해내야 하는 과제이지요. 조금 느리지만 어제보다 오늘 더 발전할 테니까요.
이 책의 저자는 언어 치료사로서 발달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ADHD(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가 있는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왔다. 특히 난독증, 자폐증 아동 심리 상담 연구와 아이들의 언어치료를 병행하면서 이론과 학술에 치우친 특수교육이 아닌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고 함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발달장애는 말 그대로 지능, 언어, 사회성, 운동 영역에서 발달이 지연되거나 하는 모든 장애를 포괄적으로 말한다. 발달장애의 유형에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는 오스트리아의 소아과 의사 이름을 딴 아스퍼거 증후군 (Asperger Syndrome)과 지능 장애 (Intellectual Disability)가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은 특정 분야에 뛰어난 지식을 보이지만 사회성 발달이 어렵다는 것이고, 지능 장애는 지능지수(IQ) 70 이하를 말한다. 경계선 지능 장애(Borderline Intellectual Disability, BID)는 IQ가 일반적인 평균 지능과 지적 장애 사이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IQ 70에서 85 사이의 범주에 속한다.
이 책에는 장애라기 보다 성장이 조금 느린 아이에 대한 작은 관심과 사랑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어느 날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의 자폐 소견을 받고 부모님은 절망한다. 누구의 잘못도 선택도 아닌데, 앞으로의 미래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면 좋아진다고 하니, 긍정 마인드로 자녀를 위해 공부하라는 것이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모델 배형진, 영화 <레인맨>의 실제 모델 킴 픽(Kim Peek), 동물학자이자 대학교수인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 세계적인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Michael Phelps) 등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많다. 자폐 스펙트럼과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특정한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지는 증후군이다.
서번트는 하인이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servant 가 아니고 savant였다. 프랑스어 동사 savoir(사부와/알다)에서 유래된 명사로, '학자' 또는 '석학'이라는 뜻. 서번트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다른 발달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 일부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서번트'는 매우 출중한 사람이라서 작은 교수님이라고 부르나 보다.
<굿 닥터>의 박시온이나 우리나라 굿닥터를 따라 만든 미드 <굿닥터>의 숀 머피 또는 앨버트 아인슈타인처럼 굉장한 암기력과 대단한 증명을 해야만 서번트인 것은 아니다. 자폐 아이들은 공감각적이고 기호학적인 뇌 부분이 발달되어 숫자나 기호 모양 등 어느 특정한 부분에 특별히 예민하다. 그래서 세 살짜리 자폐 아이가 몇 백 피스의 퍼즐을 금방 완성해 내는 사례도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준수에게 날씨를 물어보면 오늘의 날씨는 대기 침체로 인하여 미세먼지가 많고 흐립니다. 이렇게 뉴스처럼 말을 한다. 우영우가 고래에 대해서 또르르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서번트는 재능이다. 그것을 기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학습과 뇌 훈련이 필요하다. 책에서는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뇌 훈련 방법을 소개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고래에 대한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백과사전 같은 암기 능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법전 암기 능력 등 특정 분야에서 비범한 재능을 보인다. 그래서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했던 것이다. 미드 <굿닥터>의 숀 머피도 서번트 중호군이다. 사람의 능력이 어떻게 저렇게 천재적일 수가 있을까. 그래서 서번트 증후군을 신의 선물로 받아들이고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비언어적 소통인 눈 맞춤, 표정 등이 서툴다. 그래서 우영우가 자꾸 눈을 어디에다 둘지 몰라서 쭈뼛쭈뼛했던 것이다. 특정 단어나 문장을 반복하거나, 정해진 루틴을 따르는 것을 좋아하고, 특정 소리나 감각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자폐 아동이 왜 귀를 막는지 저자의 YouTube 동영상을 보면, 어떤 상황에서 귀를 막는지를 살피고 귀를 막지 않고 언어로 표현해도 된다는 것을 계속해서 알려주라고 한다.
드라마 속 우영우의 모습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여러 가지 측면 중 일부라고 한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서 이해를 했다면 우영우가 그렇게 무시당하진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훌륭한 다리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다울 때 가장 행복하다. 나도 아이도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을 바꾸지 말고 강한 마음으로 힘들지만 행복하게 아이를 양육하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장애 아동 인식을 개선하고 이들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을 이해하며 어려웠던 학습과 놀이가 편안해지고, 아이의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고 손잡고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가족과 부모님을 응원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모님의 마음, 발달장애인의 마음, 그 아이를 가르치는 치료사의 마음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한 장 한 장 적었다고 한다.
장애인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길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 그 소중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쓴 책이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읽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던가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