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은 식당 성공의 밑천이다
김정덕 지음 / 헤세의서재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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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롯데리아 매니저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 (주) 단지 FnB의 대표를 하기까지 25년간 터득한 외식업 알짜배기 노하우가 정리되어 있다. 이런 노하우는 쉽게 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사업 실패로 신용 불량자가 되었고, 자본금 2000만 원도 없어서 여기저기서 빌려서 시작한 식당 반찬 유통회사도 처음에는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겨야 했다.

<반찬은 식당 성공의 밑천이다>라는 제목 그대로 식당별로 메인 메뉴와 잘 어울리는 반찬을 소개해 주고, 특색 있는 반찬 구성과 상차림 노하우로 경쟁력 있는 식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성공한 식당의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다양한 실패와 성공의 요인을 듣다 보면 우리 식당에서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명확해질 것이다.

나는 상품 후기와 비슷한 거래처 식당들의 이야기인 '단지 FnB를 말한다' 코너를 재밌게 읽었다. 기존 식당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저자를 통해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이 실려있었기 때문이다. 장사나 사업은 똑같다. 정답은 없다. 장사가 잘되고 고객에게 인정받으면 그것이 바로 정답이다.

스타트업과 장사에 관한 좋은 책들도 많고, YouTube에는 경영 노하우와 성공하는 법에 관한 도움이 되는 영상도 많다. 이렇게 양질의 자료들이 많기에 아마 성공하는 법을 모르는 자영업자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왜 망할까? 실행력 때문이다. 실패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현실과 타협하고 타성에 젖어서 아무것도 안 한다. 본인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을 뿐이다.

책 뒷부분에 "구색 갖추기로 반찬 내놓지 말라"는 제목을 보니 떠오르는 곳이 있다. 셀프바에 정말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는데, 만두는 끝이 다 말라비틀어졌고, 과일 통조림과 마카로니 무침은 상했고, 상추와 깻잎은 시들시들한 식당이었다. 한마디 해주고 싶었는데 안 가면 되지 굳이? 역시 손님은 그런 상한 음식을 놓은 식당은 발길을 끊지 불평을 하거나 얘기해 주지 않는다.

이렇게 손님은 별로인데도 사장님만 괜찮다고 생각한다. 자기 객관화 부족이다. 그래서 매장 안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수시로 밖에서 매장을 봐야 한다. 그러면 꺼진 간판 불도 보이고 출입문 찌든 때도 보이고 직원들 위생상태도 보인다. 그래야 손님들이 정말 흥이 날 정도로 맛있게 먹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내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다. 이렇게 수시로 나 자신과 내 식당을 객관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돈 2000만 원으로 창업을 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일도 오래 했고 외부 활동도 열심히 해서 인맥을 많이 넓혀놨기에 좋은 반찬을 소개하면 무조건 매출이 오를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는 거다. 1년 남짓 직원과 함께 차에 반찬을 싣고 다니면서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지만 생각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회사에서 모든 것을 다 지원해 주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처럼 아무런 경험 없이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망하는 사람이 많다. 옛날에 퇴직금으로 치킨집 해서 망했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프랜차이즈가 모든 걸 대신해 주지 않는다. 결국 모든 책임은 나 스스로에게 있다. 저자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일했을 때의 인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매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자 공부를 했다. 한번 실패를 했기에 두 번 다시 실패할 수 없어서 전국 유명 맛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공부했다. 그 맛집에 나오는 반찬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분석했다. 이때 배운 것이 상차림이고 음식 간의 궁합이었다. 메인 메뉴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반찬의 종류들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렸다. 그 결과 잘 되는 식당 반찬 구성의 법칙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외식업은 뮤지컬이나 영화 같은 종합예술이다. 배우와 음악, 스토리, 홍보, 마케팅 등이 잘 어우러져야 성공할 수 있다. 맨손으로 절벽을 올라가겠다는 초보 등반가가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은 결코 추락하지 않고 절벽을 정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이 등반가를 바라보는 사람들 마음은 어떨까?

저자에게 장사를 하겠다고 문의를 하면 일단은 이 암벽 등반가와 같은 느낌이라 무조건 말린다고 한다. 장사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겠다면 주말도 포기하고 일할 수 있는지를 묻고, 그럴 각오가 되어 있다면 하고 싶은 업종의 식당에서 최소 3개월 내지 6개월 이상 일한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한다. 그러면 대부분 한 달도 못하고 힘들어서 장사할 생각은 접게 된단다.

용기는 가상하지만 용기와 무모함을 구별할 줄 아는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식당을 창업하려는 사람은 현재 자신이 확증 편향에 사로잡힌 게 아닌지 철저한 자기 점검과 자기 객관화가 있어야 한다. 어떤 젊은 40대 부부는 저자의 말을 듣고 식당 개업을 위해 몇 개월째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부부라면 누가 생각해도 성공이 보이지 않는가? 하지만 열심히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그래서 배워야 한다. 음식장사에서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장사의 기본 7가지와 삼겹살집, 보쌈집과 족발집, 한상 차림 집, 국밥집의 주메뉴와 최상의 조합을 이루는 반찬 구성법을 배우고 나만의 특색을 살려내야 한다. 저자는 공장 반찬을 나만의 레시피로 새롭게 만들어서 특색 있게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은 외식업계에 있는 모든 분들과 창업하시려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맛있는 반찬이 잘 되는 식당의 노하우였다니! 이 책을 읽고서 내가 좋아하는 맛집을 떠올려 보니 메인만 맛있지 않고 겉절이까지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 책으로 잘 되는 식당이 많아지면 너무너무 좋을 것 같다. 손님은 맛있는 음식과 반찬 먹어서 좋고, 가게는 잘 돼서 좋다. 장사가 잘 돼서 웃고, 음식 맛있어서 웃게 되니 매일매일 더 기분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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