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끝내는 지구과학 - 극변하는 지구의 미래를 해독하자
니나가와 마사하루 지음, 송경원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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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물리는 역학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고, 화학과 생명은 타임 어택과 1년 내내 싸워야 하는데, 지구과학은 최상위권들도 의문사를 당하는 과목이라고 한다. 얼마나 어렵길래? 지구과학이 뭐길래? 지구에 대해 이것저것 연구하는 게 아닐까? 맞다. 그 어려운 지구과학이 교양이라니 깜짝 놀랐다. 이 책의 원제가 <교양으로서의 지구과학>이기 때문이다.

지구과학이란 지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이다. 지구에 대해 연구할 게 뭐 그렇게 많을까 싶었다. 그런데 지질학, 기상학, 해양학, 광물학, 측지학, 지진학, 화산학, 암석학, 고생물학, 기후학, 행성과학 등 처음 들어보는 학문이 이렇게나 많다. 그래서 나에게는 생소한 기상학자, 지질학자, 해양학자, 환경 과학자와 같은 다양한 직업들이 있는가 보다.

하지만 이 책은 이렇게 어려운 전문 분야가 아닌, 나처럼 지구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모든 분들에게 기초 지식을 전수해 주는 책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 지진, 화산 분화, 기상 이변 같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평소에 교양으로라도 알아 둘 필요가 있는 자연 현상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교양하면 품위, 매너, 우아함 같은 단어들이 생각나는데 교양의 핵심은 폭넓은 지식이라고 한다. 지구과학 역시 그중 하나인 것.

차례를 보면, 지구과학이니까 먼저 지구의 구조를 알아야 할 것이고, 지구하면 땅이 생각나니까 판과 지진, 화산 활동에 대해 알아보고, 땅이 있으면 하늘도 알아야 하니까 지구의 대기와 대기의 운동을, 그리고 빌려 쓰는 지구를 구하는 데 필수적인 지식인 지구 온난화와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 오존층 파괴에 대해 알아본다.

굳이 지진이나 기상 재해 같은 것을 알아야 할까? 재해 중 일부는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동일본 대지진은 들어봐서 안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를 덮치면서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방출돼서 일본 가서 생선 먹으면 안 된다고 난리가 났던 기억이 있다.

이 엄청난 사고의 원인이 지구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기상 캐스터의 보도 때문이었다! 당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주변에는 남동풍이 불고 있었는데 캐스터는 남동쪽으로 부는 바람이라고 생각해서 방사능 물질이 남동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남동풍이란 남동쪽에서 불어와서 북서쪽을 향해 불어 가는 바람이었다. 그 결과 북서쪽에 있는 마을은 대비도 못하고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것. 그래서 정확한 기초 교양을 누구나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북극성으로 비유하니 바로 이해가 되었다. 평평하다면 북극성까지의 고도가 일정했겠지. 이 지구의 크기, 길이, 중력 그리고 모양이 지구본처럼 공 모양이 아니라 약간 타원형인 것을 배운다. 그리고 속 모양인 지각의 구조와 두께 맨틀, 판의 구조, 조산대와 지진에 대해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 준다.

나는 지진의 P파(波, wave)랑 S파도 헷갈리고 종파 횡파도 헷갈렸다. 그래서 먼저 P파는 파워풀 스피드! 엄청 빨라서 우리가 바로 느낄 수 있다. 파워풀하게 진행 방향대로 쭉쭉 진동한다. 땡땡땡 종소리 너무 시끄러워서 종파다. 하지만 요란하기만 하지 힘은 없다. S파는 슬로우, 매우 느리지만 강한 진동을 발생시킨다. 횡파다. 가로 세로의 상하의 개념이 아니다.

와이파이 모양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신호 세기가 점점 커지는 방향이 파워풀하게 빠른 종소리 종파이고, 와이파이의 눈금은 이 방향과 수직으로 작용하는 파동인 횡파다. 원래 뜻은 관측점에 첫 번째, 두 번째로 도착하는 파라는 뜻이다. 긴급 지진 속보가 내려지는 과정을 알게 되니 짧은 시간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구름은 어떻게 생길까? 공기덩어리가 높이 올라간다. 기압이 낮아져서 팽창한다. 공기의 압력을 기압이라고 하는데 꽉 죄는 압력이 느슨해지면 사람처럼 긴장 풀어진다. 압력이 낮으면 열받을 일도 없으니 온도가 내려간다. 자꾸만 내려가면 언다. 물이 얼음이 되는 것처럼. 이 하늘에 뜬 얼음이 구름이었다. 얼음 알갱이들이 하늘에 떠 있는 것이 구름이었다니. 앞으로 구름을 보면 얼음이 생각날 듯?

이젠 일기 예보도 이해할 수 있다. 온대 저기압과 열대 저기압이 뭔지 알았기 때문이다. 태풍과 엘니뇨 현상에 대해서도 나만의 방식으로 쉽게 이해하며 읽었다. 나는 엘니뇨 현상만 들어봤는데 적도에서 나타나는 라니냐 현상도 있었다.

지구과학을 배우니 지구에 대해 좀 더 친근함이 느껴졌다. 지구가 이런 곳이었구나. 이렇게 다양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이렇게 다양한 돌들도 구름들도 있었구나 싶었다.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그냥 비가 오면 비가 오나 보다 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지를 알게 되니 깊이 있는 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연이 참 신비롭게 느껴졌다.

지구 온난화 문제가 마지막에 나온다. 나는 극지방의 얼음이 녹으면 조금씩 육지가 물에 잠기는 거 아닌가 정도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얼음이 태양광을 반사시키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얼음이 녹으면? 반사할 얼음이 없다면? 지구가 불바다가 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온도가 상승해서 식물이 점점 더 잘 자라게 되면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 의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면서 지구의 온도가 내려간다.

이렇게 폭넓은 교양은 걱정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어려운 내용은 이해 못하고 지구과학을 조금 맛보았을 뿐인데도 얼음이 녹으면 태양열을 반사할 거울이 없어지는 것이고, 이에 대한 대비책까지 알게 되었다. 이제서야 이 책 덕에 다 같이 녹색 지구를 만들자는 캠페인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구과학으로 지구를 이해하면 환경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 좀 더 이해가 된다. 내가 자원을 재활용하고, 하나를 사서 오래 쓰는 것이 왜 좋은지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특히 음쓰 발생률 상위권인 우리나라는 음식물 쓰레기부터 줄이는 실천을 하면 어떨까? 셀프 바 음식은 딱 먹을 만큼만, 혹시 남겼으면 싸가지고 와서 집에서 먹는 등 넓게 보면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지구를 아끼는 것이다.

모든 물건을 팍팍 쓰는 게 아니라 소중히 아껴 쓰는 것 역시 지구 사랑이다. 싸다고 팍팍 쓰면 나처럼 무식한 것이고 지구를 먼저 생각해서 아껴 쓰면 멋쟁이 아닐까? 어떤 분이 TV에서 물티슈를 빨아서 말렸다가 기름때를 닦아 쓴다고 했다. 나는 그분이 너무 멋있었다. 하지만 와이프에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서 와이프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 와이프까지 동참하게 했으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공부해야 한다. 모든 것이 협력하여 최고의 선인 통섭형 인재를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지구과학으로 지구 사랑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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