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로 읽는 법구경 - 삶을 이끄는 지혜의 징검다리 에세이로 읽는 동양고전
법구 지음, 이규호 해제 / 문예춘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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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mmapada, 즉 진리의 말씀이다. 

법구경은 행위의 치침이다. 


삶을 이끄는 지혜의 징검다리 <에세이로 읽는 법구경>을 읽는 것은 이규호 작가님의 표현에 의하면 삶의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서는 일이라고 한다. 이 책은 총 26장, 423절로 구성되어 있다. 품과 게송이라는 말이 낯설어서 장과 절이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노자, 장자, 증자, 아우렐리우스,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등 유명한 철학자와 카알 힐티, 톨스토이, 에머슨, 알베르 카뮈, 윌리엄 포크너와 같은 작가들의 명언을 법구경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함께 싣고, 작가의 생각을 더해 어려운 경전이라기 보다 편안한 위안을 주는 수필집의 느낌으로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법구경의 원문 한자 위에 한글로 읽는 법이 달려 있어서, 불교 경전을 공부하시는 분에게도 유용하다. 한두 개의 절 위에는 작가님이 뽑은 핵심 내용이 있고, 재미있는 우화나 이야기도 곁들였다. 동서양의 철학을 함께 접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후회란 쾌락이 낳은 운명의 알이다. 그래서 후회가 많으면 마음이 기쁠 수가 없다. 쓰레기 속에 뒹굴어서는 사람이 깨끗해질 수 없기에, 잘못한 일이 있으면 회개하고 다음엔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만성적인 후회는 정신적으로 가장 해롭다고 한다. 내 마음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라. 사는 것은 기쁨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fl)라는 말로 유명하다. 인도의 힌두교와 불교에서도 자기 자신을 알라고 한다. 왜 자신을 알아야 할까? 나는 이 책에서 답을 찾았다. 자기 자신을 모르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계를 다루는 법을 모르면 기계를 쓸 수 없는 것처럼.


우암품愚暗品의 한자를 보니, 어리석을 우와 어두울 암자를 썼다. 어리석고 어둡다, 참으로 암담하다는 뜻이다. 그냥 어리석음을 경계하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그런데 이토록 어리석은 사람이 어떻게 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냐며, 위선으로 가득한 어리석은 자의 그 어리석음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칼과 몽둥이밖에 달리 방법이 없을 것만 같다는 작가님 말씀에 혼자서 웃었다. 너무나 고상한 갑갑함의 표현에 나도 좀 찔렸나 보다.


아라한 품의 아라한은 <아라한 장풍 대작전>이라는 영화 제목 때문에 친숙하다. 바라문 품의 바라문도 많이 들어 봤다. 찾아보니, 아라한이란 최고의 성자라는 뜻이고, 바라문은 깨달음을 얻은 존재로 같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라한은 수행자가 도달하는 최고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아라한이 지나가면 향기가 난다. 


아라한이 지닌 향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향기는 사람을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한다. 아로마 테라피도 있듯이. 어떤 사람에게 향기가 날까? 마음에 사랑이 가득한 사람일 것이다. 책 속에서는 마음을 비우고 버리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이 말 뜻은 마지막 장인 바라문 품에 있는 말로 알게 되었다.


화낼 마음이 없는데 어찌 화가 나겠는가?(p.441)


나는 독서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층간 소음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그런데 이렇게 책을 읽으며 점점 마음을 비우니, 요새는 쿵쿵거리고 야구공도 튀기고, 축구공도 튀겨도 잠깐씩이고, 소음을 분석하니 저녁 9시 이후에는 조용하다. 참는 척하는 것이 아니고 진심으로 화가 안 나야 조금이라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마음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계속 화나는 마음, 분한 마음, 미워하는 마음을 없애는 것. 이것이 마음을 비우고 먼지를 떨어내는 일이 아닐까? 스스로를 갈고 닦으라는 말은 이렇게 속세에 살면서 집착이나 싫어함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 같다. 성내는 마음은 착한 마음을 불태워버린다. 분노 품 223절에 선승불선善勝不善이라는 말이 나온다. 선으로 악을 이기자!


♥ 문추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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