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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뒤집어 경력으로 만든 엄마들의 이야기 - 중년의 여자. 그녀들의 반전 인생. 무엇이 달라졌나?
여지혜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2월
평점 :
나는 모슨 순간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쩌면 이런 모든 것들은 나의 숙명 같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가 행복해질 수 없는 숙명. 남편도 딸들도 언제까지나 함께일 수는 없다. 이렇게 하루하루 지지고 볶는 나의 일상이 행복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역경을 뒤집어 경력으로 만든 엄마들의 이야기>다. 역경逆境과 경력經歷의 한자는 틀리지만 우리말을 거꾸로 하면 정말 경역(경력)이 된다. 제목부터 센스 만점이다.
나는 차온 작가님의 이야기가 너무도 공감되었다. 나 역시 가족 때문에 지금까지 빚을 갚으며 살고 있어서 그 힘든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내 탓임을 알고, 스스로 이겨내는 모습에 힘도 났다. 암을 이겨내고, 어려운 자격증을 따고, 시니어 하우스 매니저가 된,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함께 성장할 용기를 얻는다.
<끝과 시작> - 여지혜
유방암 3기 말, 6번의 항암 수술, 33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저자는 고통스러운 암과의 싸움을 이겨냈다. 아픈 딸과 함께 병원을 다니셨던 어머니 심정은 오죽했을까. 어릴 때 소풍 가는 것을 좋아했던 딸에게 용기를 준 말, "지혜야, 소풍 가자." 소풍 다니듯 병원에 다니다 보면 완치되는 날이 올 거라는 어머니의 희망의 말이 뭉클하다.
세상과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안 좋은 게 없었다. 나쁜 건 하나도 없었다(p.21)
의사 선생님께 '돈 벌러 다니라'는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세상일주'를 하고 있다. 외상 후 성장(PTG)을 한 저자는,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매일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자동차 기어를 D에 넣는다.
<60대 암을 이겨 낸 공인중개사 우판경>
한 번도 자신을 위한 삶을 산 적이 없던 저자는, 쉰아홉에 난소암 1기 판정을 받고 6차에 걸친 항암 치료를 한다. 요양 병원에서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겠다는 마음으로 치유의 시간을 가졌고 MKYU를 만나 두 번째 스무 살을 시작하고 있다.
아는 언니에게 큰돈을 잃고 속앓이를 하고, 보험회사와 건강 보조 식품 회사를 다니며 악착같은 젊은 시절을 보냈다. 남편이 명예퇴직을 하고 둘 다 쉬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살아갈 날이 막막할 때, 공인중개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한다. 어려워서 못한다고 포기한 것이 아니라 씩씩하게 삶을 헤쳐나가는 모습에서 나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듬뿍 받았다.
MKYU 대학을 다니며, 지금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시골 주택이나 토지 등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
<인생 2막> - 홍경신
아버지가 지어주신 원두막과 해먹, 꽁꽁 언 호수에서 타던 썰매, 노을 지던 저녁 하늘, 소 우는소리, 소여물 냄새, 졸졸 흐르는 개울 소리... 행복한 추억이 많은 저자는 22세에 엄마가 되어 유치원교사, 다이어트 코치, 작가와 온라인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조금씩 스스로를 다듬어 가는 중이다.
나처럼 살지 말라던 어머니... 그런데 딸은 엄마처럼 살아간다고, 엄마가 살아 낸 시간들을 존경하며,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면서, 엄마처럼 하루하루 삶에 대해 진지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코인의 실패 경험은 우리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다시 일어나는 모습이 멋있다.
<비 덜 채움(비우고 덜고 채움)을 아시나요?> - 차 온
'비 덜 채움'은 나의 요가 수련원의 이름이다. 가족을 위해 살고 가족을 돌보다 스스로는 우울증에서 조울증, 폐쇄증 공황장애에 걸렸다. 고집스럽게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그들을 보면 지금도 속상하지만, 외면할 수 없다. 가족이니까.
그리고 사람은 꼭 '말로 해야 안다.' 나도 나의 가족에게 정말 힘들어하는 내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지 묻는다면 아마 자신들이 더 힘들었다고 할 것 같다. 누구나 다 나의 아픔이 큰 법이고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으니까.
이때 저자는 그들의 잘못이 아닌 나의 무지함과 부족함임을 알고, 스스로를 돌볼 힘을 만들기로 한다. 자신을 지키는 것이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찾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뭘 잘했는지, 뭘 좋아했는지.
나 역시 저자처럼 모든 순간을 그저 아무 일 없길 바라며 외면해 온 것 같다. 내가 원치 않는 현실로 떠밀려 가면서도 알려 하지도 묻지도 않았다. 상처받은 내 모습만 보였다. 그러나 저자는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며 진짜 어른으로 성장했다.
신이 나를 그렇게 바라보듯 나 또한 나를 연민과 사랑으로 바라볼 것이다. 이제 나는 혼자여도 괜찮다. 이젠 나를 더 많이 보살피고 사랑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이것이 곧 진정으로 누구든 사랑할 수 있는 큰 그릇으로 거듭나는 것임을 알았기에(p.193)
<마이 하우스 매니저에서 시니어 하우스 매니저(요양 보호사)로 가는 여정> - 장선현
주부에서 요양 보호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이다. 내가 그리운 마음일 때 엄마도 그리운 마음이라 생각한다는 저자는 아버지의 간병을 위해 요양원의 주방 매니저로 들어간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조금씩 마이너스만 될 뿐이므로 아버지와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고 싶어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주방 보조에서 요양보호사가 된다. 하루를 마지막 삶에 와 계신 어른들과 채워간다. 부모님 두 분을 보내고 순간순간 놓치고 후회하는 시간들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요양 보호사란 힘들고 하찮은 일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매일의 일을 생각 없이 접하면 그 어떤 일을 한다 한들 의미가 있겠는가."
꿈이란 게 내가 직접 꾸는 꿈도 있지만 누군가로 인해 시작되는 꿈도 있다며, MKYU로 인생 2 막을 시작하고 있는 저자는 음악과 함게 새로운 꿈, 미라클 모닝과 글쓰기에 도전 중이다.
<해 보지 않고는 당신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 임혜연
작가는 "지금보다 한 걸음 움직인다면 당신은 성공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재수를 인생의 최고의 선물이자 지름길이라며, 시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때 알았다. 내가 운전을 잘한다는 것, 또한 드라이브를 좋아한다는 것. 그렇다. 해 보지 않고서는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어린이집 원장을 그만두고 지금은 구글 인공지능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인공지능 과정 강의 후기를 읽으니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나도 당장 가서 배우고 싶었다.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의 중요성을 엄마는 학창 시절에 알게 해 주셨다. 일상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꾸준히 내 할 일을 하고 기도하는 것뿐이다. 지금은 남편이 장을 보고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p.283)
♥ 지식과 감성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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