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기보다 차라리 두려운 존재가 되라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생철학 《군주론》
이남훈 지음 / 더스퀘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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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근본적으로 도덕과 관계가 없다. 권력을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는 선악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보는 능력이다 - 로버트 그린


변화의 방아쇠는 언제나 현재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에서 당겨진다. 


이 책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는 모두를 위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재해석한 책이다. 


마키아벨리는 신생 군주 로렌초 2세를 위해 이 책을 썼고, 저자는 자기 스스로에게 먼저 리더가 되어야 할 우리를 위해 이 책을 썼다. 나는 이 책을 크게 나와 나 자신 / 나와 타인과의 관계로 나누어 내용을 살펴보았다. '군주'라는 말을 '리더'로 바꾸어서 읽으면 더 쉽게 이해된다.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 


책 제목의 '두려운'이라는 말에 나는 학생 주임이 생각나면서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존재가 돼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하나님을 두려워하라는 말이 하나님께 공포를 느끼라는 말이 아니듯, 사랑하고, 존경하라는 뜻에서의 '두려운' 존재가 되라는 것이었다.


남의 눈치를 살피며 미움받을까 걱정하거나, 사랑받기를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존경받는 대상이 되자는 것이다. 존경은 나이나 실력 그리고 경험과는 상관없다. 자신의 길을 가면서 자신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존경받는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를 낳아준 부모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타인에게 기대하느니 차라리 외로움을 이기고, 자신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는 편이 낫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은 원래 배신하는 존재라는 낙인을 찍고 시작한다. 은혜를 모르고 위선적인 데다 이익에 눈이 어둡다. 처음부터 순진한 기대 따위는 집어치우는 것이 우리 정신 건강에 좋다. 


그는 유토피아를 지향하지 않는다. 인간이 선하다고도 하지 않으며 절대적인 원칙도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지금 눈앞에 있는 현실에서 해법을 찾을 뿐이다. 외과 수술에서처럼 당장 산소를 공급하고 피를 멈추게 하는 데 집중한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걱정이 사라지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진정한 행복이란 오늘의 문제를 움켜잡고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노예적 습성이 남아있다.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뚫고 나아가지 못하고 연민과 동정으로 위로하려는 경향이다. 지금 장벽 앞에 서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희망이다. 노예에서 주인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대담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좋은 결과를 낸 도전자들은 노래를 부르는 순간을 즐겼더니 긴장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남과 다른 1%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그 차이란 이 순간을 즐기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닐까? 



 나와 타인과의 관계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감동받는 순간은 자연이나 영적인 경험을 할 때가 아니다. 95% 이상이 사람에게서 감동을 느낀다. 구글 채용 담당 부사장은 구글이 원하는 인재의 조건을 다른 사람과 협업하면서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오픈 AI의 공동 창업자 샘 올트먼Sam Altman 은 이사회에 의해 해고되었다가 며칠 만에 복귀했다. 오픈 AI 전 직원 중 90%가 리더를 따라 그만둔다고 했는데, 이것은 그가 오랜 기간 많은 직원들을 도우며 네트워크를 구축했기 때문이었다.


나와 함께 미래를 개척할 사람은 '결핍의 상태에서 기회가 없었던 사람'이 최적이다. 여기에 더해서 다양한 시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하면 훨씬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위험한 현자'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당시 도덕과 관습에서 도망가는 사고를 할 수 있었기에 훌륭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 어쩌면 진정한 '나로부터의 도망자'인 마키아벨리야말로 프루덴차(지혜)의 달인이다.


마키아벨리는 꼭 피해야 할 유형에 '용병'도 넣었다. 돈 받고 싸우는 외부인이다. 사적인 이익만을 위해 당신 옆에 붙어있거나, 위기가 닥치면 아무런 희생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다. 또한 과거의 성공에 도취된 사람,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 변화나 도전을 꺼리는 사람도 피해야 한다. 홀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성공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벤저민 프랭클린 하면 100달러 모델, 자서전, 프랭클린 다이어리가 생각난다. 그런데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라는 것이 있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정적을 설득하는 대신 정적이 가지고 있는 책을 빌린다. 며칠 뒤 감사편지와 함께 책을 돌려주었는데, 이후 두 사람은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한 번 호의를 베푼 적들은 당신에게 더 많은 호의를 베풀고 싶어 하게 된다'는 것에서 유래한 '도움을 준 사람이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호감과 강한 연대의식을 느끼는 것'이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이다. 


마키아 벨리도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이 베푼 은혜에 의해서도 유대가 강화되는 존재이다."라고 했다. 나는 남에게 도움을 주어야 나를 좋게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관계를 형성한다. 


마키아벨리는 롤 모델의 성품을 모방하라고 한다. 그러려면 위인들의 역사책을 읽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 사람과 마주 앉아 솔직한 충고와 지도를 해달라고 할 정도라고 느낄 수 있을 만큼. 내 롤 모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는 것 역시 역량을 높인다. 주위에 롤 모델이 없다면 역사에서 찾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 같다. 프랭클린에게 마키아벨리가 혹시 롤 모델이었던 것은 아닐까?


갈등은 불꽃을 닮았다. 갈등이 없는 인간관계는 죽은 관계다. 불꽃은 그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산불을 일으킬 때 두려운 것이다. 가스레인지 안에서 잘 관리되면 고마운 에너지원이 된다. 


갈등이 불꽃과 다른 것은 종류가 다양한 것이다. 한 명이 패배해야 끝나는 갈등, 잘 조절하면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갈등, 해결하기 어려운 애매한 갈등도 있다.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에 마키아벨리는 '시간 끌기'라는 전략을 제시한다. 한 쪽을 선택하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시간을 끄는 것도 전략인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유용한 팁도 있다. 리스크를 미리 예상하고 내가 일하는 방식의 구멍(생각 없음)까지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다. 그러면 성과의 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움 받을 용기 대신 미움은 다른 사람에게 떠 넘기고, 나는 존경을 받으라는 말이 매우 실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군주론은 사자의 힘과 여우의 지혜를 그때그때 잘 위장하여 원하는 것을 얻으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사랑받기보다 차라리 두려운 존재가 되어' 거칠고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미움을 감당하지 말고, 사랑도 바라지 마라. (p.235)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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