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킷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텍스트T 7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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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이라는 ‘초자연적 존재‘를 소재로 가져와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읽는 재미를 흥미진진하게 배가시키면서, 우리 주변의 ‘사회 문제‘에 자연스럽게 접근하도록 하는 ‘청소년+판타지+사회문제+문학소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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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텍스트T 7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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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은 <비스킷>이다. ‘청소년문학’을 표방한 소설책이기에 ‘비스킷’이란 단어가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내용을 모른 상태에서 <비스킷>의 표지를 보았을 때, 비스킷 과자와 연관되어 청소년 간의 우애, 갈등 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막상 본문 첫 페이지 ‘프롤로그’부터 이 책에서 말하는 ‘비스킷’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밝혀버린다.


『세상에는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지며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 나는 그들을 ‘비스킷’이라고 부른다.

구운 과자인 비스킷처럼 그들은 쉽게 부서지는 성향을 지녔다. 비스킷은 잘 쪼개지고, 만만하게 조각나며, 작은 충격에도 부스러진다. 그렇게 자신만의 세상에 고립된 비스킷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p7)』


결국 과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비스킷’의 속성을 차용한 것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지며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p7)이란 표현을 보자, 왠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일상 주변에 존재하지만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학교 내에서 왕따를 당하는 등으로 인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학생, 집에서 무관심이나 학대 등으로 인해 외부에서는 그 존재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는 아이, 가족이나 사회에서 유기, 방치, 학대 등을 당하며 스스로 위축되어 지내는 노인 또는 부랑인...


그러나 이 소설이 상기 거론한 모든 부류를 ‘비스킷’으로서 짚고 넘어갈는지 의문이었다. 이 모든 ‘비스킷’들을 모두 거론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청소년소설’이고 주인공과 등장하는 친구들이 고등학교 학생이기에, 교내외 왕따 학생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소름이 돋았다. 위에 예시로 거론한 소외된 사람들을 거의 다 짚어주면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성제성’은 일반인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비스킷’들을 ‘소리’로 인지할 수 있다. 실제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비스킷’을 알아보지 못한다. 심지어 그 존재를 의심하고 부정한다. 그저 성제성이 만들어낸 상상 속의 존재쯤으로 치부할 뿐이다. 때에 따라선 초자연 현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성제성은 소리 강박증, 청각 과민증, 소리 공포증 등 소리에 관한 치료를 3가지나 받고 있는데 이 때문에 ‘신경 전문 정신 치료 센터’를 다니고 있다.(p12) 그러나 치료 센터 주치의-제성은 그를 ‘돌팔이 영감’이라고 칭한다-는 이렇게 말하며 제성이 주장하는 ‘비스킷’의 존재를 부정한다. “다섯 살 때부터 네가 주장해 온 바니까 개인적으론 비스킷을 믿는다. 허나 주치의로선 생각이 다르단다. 비스킷을 다른 시점으로 대해 보면 어떻겠니? 가령 비스킷이 허구의 존재라고 가정하게 네 행동을 돌아보는 거야.”(p148)


또 다른 예로, 오랜만에 들른 영어학원에서 친구 ‘류덕환’과 나란히 앉아 강의를 듣던 중 쉬는 시간에 보노보 닮은 녀석이 책상 사이를 지나가다가 한 책상에 있던 텀블러를 팔뚝으로 쳐서 음료가 쏟아지는 일이 발생했는데, “뭐야? 사람 있었네. 언제부터 거기 있었냐?”라고 말하고는 사과도 없이 문밖으로 나갔다. 소설 속에서 이 상황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무시’한 발언이 아니라, 피해를 당한 ‘서도주’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기에 자존감이 매우 낮아 흐릿한 형체를 지닌 비스킷으로 묘사(p16-17)되었다.



다른 예를 더 든다면, 어린이집을 다니던 어린 시절에 어느 골목에서 개에게 위협당하는 흐릿한 여자아이-비스킷 3단계로 투명할 만큼 너무 흐릿해 자칫 지나칠 뻔했지만 울음소리로 알아볼 수 있었다-를 목격한 제성이는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가 있는 힘껏 개를 차 버린 뒤 그 아이 손을 붙잡고 도망쳤다. 우연히 마주친 덕환이는 처음에 그 아이를 알아보지 못했다가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존재를 알아보았다. 그 여자 아이는 ‘김효진’으로 그 당시 엄마를 교통 사고로 잃은 뒤 마음이 엉망으로 방치되어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갇혀 있었던 것이었는데, 친구들의 도움을 받은 이후로 용기를 내어 제성, 덕환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말하고는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되고 적극적으로 변모하게 되었다.(p23-25)


초자연 현상으로 인식한 예는, 이미 학원에서 갈등이 생긴 보노보 일당과 제성이 어느 공사중인 집-제성이 사는 아파트 위층으로 이사 온 ‘조제’(본명 ‘이지안’)네 가족이 매각한 집- 마당에서 마주쳐 싸움이 났을 때 비스킷 2단계로 윤곽이 흐리고 형체가 뭉개져 있던 조제가 “다 나가.”라고 소리치고 허공에서 튀어나온 유령처럼 불쑥 존재를 드러내자 보노보 일당이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 꽁지 빠지게 도망쳤다.(p8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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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비스킷을 알아채고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주인공인 성제성 이외에는 없다. 그렇기에 소설 속 다른 인물들은 비스킷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다. 제성을 통해 비스킷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뿐이다.


여기서 다른 점 하나가 있다. 비스킷에 대해 바라보는 등장인물들 간의 반응 차이이다. 제성의 친구들-류덕환, 김효진, 이지안-은 비스킷이 보이지 않고 제대로 발견해내지도 못하지만, 제성을 통해 비스킷을 인지한다. 즉 제성이의 말을 믿고 비스킷의 존재를 믿는 것이다. 그러나 치료를 맡은 주치의, 주변 등장인물들, 심지어 부모님조차도 믿지 않고 배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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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을 읽으면 읽을수록, 소설 속 ‘비스킷’이란 존재는 ‘초자연적인 현상’임에 틀림없다. 흔히 유령이나 귀신, 외계인, 초고대유물 등을 믿냐 안 믿냐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주변에 실재하는 ‘존재감 없는 존재’일 수도 있다. 앞서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추측했던, 학교 왕따, 가족 내 무관심으로 존재감을 잃은 자녀, 외면당하는 부랑인이나 노인 등처럼 말이다.



그런데 비스킷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면서도 동시에 이 사회에 존재감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 책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유추해볼 수 있었다. 이 책 <비스킷>의 저자인 김선미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비스킷>은 존재감이 없는 ‘나’라는 사람의 고뇌에서 시작된 소설이다. 나는 존재감이 없다는 말을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들었다. 내게 고백했던 남자애가 한 말이라 꽤나 충격받은 기억이 난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조차 이렇게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들은?(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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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비스킷이란 존재를 대하는 주인공 성제성과 친구들의 긍정적인 태도와 마인드에 끌릴 것이고, 그들의 우애와 신뢰가 돋보여질 것이다. 그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소동과 모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은 자칫 잊고 지냈거나 놓쳤을 수 있는 ‘사회문제’를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된다.


이 책 


우선, <비스킷>은 “100% 청소년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품이다.

기성 작가들이 심사를 한 것이 아니라, 120명의 청소년 심사위원단이 꾸려져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에 응모된 수많은 작품들을 심사하였고 그들이 고심하며 선택하고 찬사를 보낸 작품이 바로 이 책 <비스킷>인 것이다.



둘째로, ‘비스킷’이라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판타지문학이다.

<비스킷>은 ‘비스킷’이라는 초자연적 존재를 소재로, 우리 주변 곳곳에 비스킷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가 펼쳐지는 ‘판타지 문학’이다.

비스킷 1단계는 “반으로 쪼개진 상태”이고, 2단계는 “조각난 상태”, 3단계는 “부스러기 상태”라고 묘사(p8-9)하면서, 비스킷에 대한 궁금증을 야기시키고 이야기의 본편을 시작한다.


셋째로, 모든 등장인물들이 소모적이지 않고, 잘 짜여진 이야기 흐름 속에 각자의 역할이 주어져 있다.

병원 주치의는 비스킷의 존재를 의학적으로 강하게 부정하는 입장을 대변함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비스킷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파트 위층에 새로 이사 온 ‘이지안’-‘조제’라고도 칭했음-네 가족은 층간소음 유발자로써, 위 아래 층간소음의 갈등 원인을 제공하고 그 과정 중에 ‘가족 내 무관심’에 대한 이슈를 건든다.

제성의 부모는 불화와 화해를 거듭하면서 ‘가족애’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고, 제성이를 집밖으로 내몰아 냄으로써 ‘그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인권 센터에서 일하는 제성의 이모는 집에서 쫓겨난 제성이를 이모가 사는 빌라-‘그 사건’이 일어나는-로 데려오기도 하고 빌라 위층 301호에서 일어난 ‘그 사건’의 해결을 위해 애쓴다.



병원의 박 간호사와 미화 여사님도 알고 보니 제성이가 ‘그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배후 지원해주는 역할이었고, 감초 역할인 줄 알았던 ‘창성이 형’-김효진의 사촌오빠-조차도 ‘그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중요 역할을 담당했다.

심지어 오토바이에 치일 뻔했던 비스킷 1~2단계 할아버지의 잠깐 등장마저도 성제성과 이지안의 연결 심지역할을 해주는 동시에,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노인을 잠시나마 짚고 넘어가게 해준다.


넷째로,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면서, ‘액자소설’ 형태를 지니고 있다.

액자소설은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한 형태이다. 김동리의 <등신불>, 김동인의 <배따라기> 등과 같은 소설들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들에서 주요 이야기를 이끄는 자가 ‘나’는 아니다. ‘나’라는 인물이 또 다른 인물에게서 들은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이 소설 속 주요 내용을 이끈다.

그런데 <비스킷>은 조금 다르다. 주인공인 ‘나’-성제성-는 정신 치료 센터에 재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주치의가 ‘윗집에 무단 침입하려던 이유를 진실하게 써내면 타당성을 따져 퇴원을 고려해 보겠다고 제안’(p10)을 하여 서둘러 경위를 글로 쓰게 되었다.

제1장부터 제7장까지의 내용(p11~145)이 주인공인 ‘나’, 즉 제성이가 그간 일어났던 일을 노트에 글로 쓴 내용이며, 이 내용 자체가 소설 속의 ‘속 이야기’이다. 즉 ‘액자소설’이다.



마지막으로, 소설은 ‘그 사건’을 향해 서서히 휘몰아치며 흥미롭게 전개 된다.

최근 이슈가 되기도 했던 출생미신고 가족과 관련된 ‘그림자 아동’에 대한 것으로, 제성과 친구들은 이를 위해 소동과도 같은 모험담을 펼친다. 즉 ‘그 사건’의 전말은 이 소설의 핵심 사건이기에 흥미를 느낀 독자분이라면 읽어보길 바란다. 무척 흥미롭고,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 되게 되면 ‘비스킷’을 다시 보게 되며, 친구들 간의 우애와 신뢰에 대해서도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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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비스킷>은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소설이다. 그리고 100% 청소년의 선택으로 선정된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품이다.


분명 청소년의 눈길과 마음을 당기는 어떤 매력이 이 책에 있다!



이에 대해선 여러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분들의 평론(책 뒷표지)과 함께, 이 책 말미에 삽입된 청소년 심사위원단의 찬사(p224~225)를 보면 어느 정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나는 이 책이 ‘성인’도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된 입장에서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사회문제’에 그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이런 문제를 알고도 모른 척 했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되짚어 생각해보고 반성하며 관심을 기울여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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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욜라숲의 고양이들 - 어린이 환경동화
이태훈 지음 / 한사람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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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숲과 인간이 얽힌 환경 파괴와 이를 극복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어린이 환경동화 이야기.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제2의 그레타 툰베리가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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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욜라숲의 고양이들 - 어린이 환경동화
이태훈 지음 / 한사람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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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양이에 빠져 있다. 원래 나는 애완동물을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주변에 고양이 천지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동생은 결혼하고도 여전히 고양이를 대를 이어 키우고 있는데 지금 기르는 고양이는 ‘네로’이다. 지인 중에 니나라는 분도 ‘치치’와 ‘비키’라는 고양이 2마리를 키운다. 심지어 아들램도 고양이를 좋아하여 고양이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런 환경이다보니, 여러 애완동물 중에서 고양이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가끔 서점산책을 하곤 하는데, 간혹 책 표지에 고양이가 그려져 있으면 눈길이 간다. 얼마 전에는 우연히 고양이 두 마리가 귀엽게 그려져 있는 작은 그림책을 보고 재밌게 읽기도 하였다. ‘모후샌드’ 고양이 캐릭터 그림책이었는데, 고양이 형제의 일상이 잔잔하게 그려졌다.


이번에도 고양이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제목은 <삐욜라숲의 고양이들>.


초록 숲 배경 속에 고양이들이 각양각색으로 그려져 있다. 풀밭에 누워있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하고, 나무 줄기 위에서 노니는 고양이도 있다. 하얀색에 회색 얼룩이 예쁜 고양이 하나가 그루터기에 오롯이 앉아 있기도 하다. 주인공일까? 제목처럼 이곳은 ‘삐욜라숲’일 것이다. 그리고 그 숲속에 사는 고양이들인가 보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숲 속 고양이들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 혹은 모험담 같은 것을 기대하였다. 마치 숲 속에서 버섯모양의 집을 짓고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는 ‘스머프(the smurfs)’의 왁자지껄한 이야기들인 <개구쟁이 스머프>와 같은 느낌이라든가, 고양이 ‘푸스’와 동료들이 펼치는 끝내주는 모험담의 애니메이션 <장화신은 고양이>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책 표지 배경 속 저 멀리 아파트 마을이 보인다. 그리고 책 표지 모서리에 ‘어린이 환경동화’라고 표기되어 있다.


“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동화구나!”


숲속에 사는 고양이들이 인간에게서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아 환경적인 문제를 겪게 된다는 것 아닐까 하는 인상(印象)이 느껴졌다.


삐욜라숲은 사람들이 사는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숲이다. 삐욜라숲은 ‘울창했고 햇빛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빽빽하게 가득했다. 들쥐들은 넘쳐났고 곤충이나 열매들도 풍성했다.’(p17) 이 숲 속에서 볼리타족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살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인 고양이 ‘미리’는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삐욜라숲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서서히 다가왔지만 충격적이었다.”(p17) 그리고 ‘숲이 황폐해져 쥐들도 대부분 사라진 뒤였다. 끼니를 해결한다는 것이 어려운 때였다.’(p18) 이런 상황이기에 미리의 남편 ‘포쉬’가 먹이로 들쥐를 물고 왔을 때, 가족들은 쥐고기를 먹고 싶어 안달이 났다. 하지만 포쉬는 말했다. “이상해.” 포쉬는 뭔가 꺼림직함을 감지하고 “내가 먼저 먹어보고 이상이 없으면 줄게.”(p18)라고 말하고는 먹이를 입에 물고 한적한 곳으로 갔는데, 그는 죽은 채 누워 있었다.



이후 들쥐를 먹은 ‘카리’, 마을에서 음식을 얻어먹었던 ‘퓨츠’가 연이어 희생되었다.


‘돌멩이병’이라 이름 붙여진 이 전염병이 미리에게도 닥친 것 같아 무서웠다.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은 통증에, 미리는 끄윽끄윽 신음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p29) 심지어 똥에서 피까지 묻어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리는 삐욜라숲의 의사 ‘망치’를 찾아갔으나, “희망을 가지세요.”라는 망치의 말이 ‘절망’으로 들렸다.


돌멩이병에 걸린 고양이들은 대부분 두 달을 채 넘기지 못했다.(p49) 이에 미리는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p49) 삐욜라숲에 불어닥친 돌멩이병은 전염병처럼 번져나갔다.(p50) 또 다른 고양이 ‘타스’가 길거리에서 빳빳하게 죽었다.(p50)


이젠 ‘삐욜라숲에서 먹이를 구한다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양이들은 하나둘 사람이 사는 마을로 내려가서 음식을 구해왔다.’(p56) 미리는 그게 내키지 않았지만, 남편인 포쉬가 떠나고 아이들이 커가자 미리는 하루하루 더욱 힘들어졌다. 그래서 결국 미리도 숲 아래 아파트 마을에서 음식을 구하였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뒤져 먹던 어느날 우연히 먹게 된 닭튀김은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p61) 미리는 마을에 점점 더 자주 내려갔다. 마을에 가면 적어도 가족을 먹일 만큼 음식을 구해올 수 있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음식들이 좋아지기까지 했다.(p64)


그러나 가슴의 통증이 점점 심해지기만 하는 미리. 친구인 ‘수아’가 말했다. “삐욜라숲에서 산을 두 개 넘으면 해스숲이 나오는데 거기에 진짜 제대로 된 의사 고양이가 있다. 그는 마음속의 병까지 고친다.”(p73)



결국 미리는 해스숲으로 떠났다. 그리고 의사 ‘멀루’를 만나 ‘떡갈나무 처방전’을 받았다. 해스숲에서 만난 ‘올빼미’의 도움으로, 미리는 처방대로 편지를 썼고 삐욜라숲의 가족에게 편지를 전할 수 있었다. 미리는 처방대로 하고 멀루를 몇 차례 더 찾아간 뒤, 많이 회복이 되었다.


그리고 돌아온 삐욜라숲. 미리의 가족과 친구 수아, 볼리타족 고양이들과 나이가 가장 많은 ‘히스’ 장로가 미리를 반겼다. 히스 장로가 말했다.


“미리. 고맙다. 네가 삐욜라숲을 살렸구나.”(p116)


삐욜라숲에 일어난 변화!

“우리들 몸이 좋아지기 시작하니까 숲도 살아나기 시작했지. 이제 아무도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는 내려가지 않아. 더 이상 그렇게 할 필요가 없으니까.”(p119)


페이지 114에서 120를 보면, 삐욜라숲에 어떤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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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삐욜라숲에 사는 볼리타족 고양이들이 겪은 환경적인 위협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흔히 ‘환경’과 관련된 저작물은 환경문제-오염, 지구온난화, 온실효과 등-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곤 하는데, 이 책 <삐욜라숲의 고양이들>은 그런 접근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래와 같은 문구들이 나온다.


『삐욜라숲 아래 야트막한 언덕-‘자동차 언덕’이라 부르는-이 하나 있는데, 이곳에 어느날 사람들이 와서 무언가를 뿌리고 갔다. 개망초꽃이 ... 높이 자랐는데 사람들이 왔다 간 뒤로 모두 죽어 땅바닥에 곤두박칠쳐졌다. ... 사람들은 나중에 식량이 될 거라며 언덕에 무언가를 심었다. 그리고 못된 벌레들이 먹으면 안 된다며 뭔가를 뿌려댔다. 알고 보니 벌레를 죽이는 약이라 했다.(p22) 이후 ‘자동차 언덕에는 더 이상 나비와 메뚜기가 살지 못했다.’(p23)』



『이미 숲이 황폐해져서 끼니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지경이기에, 고양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사라이 사는 곳에 들어가 음식을 구’하곤 했다. 그런데 그들 모두 돌멩이병에 걸렸다.(p54) 어쩌면 돌멩이병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쉬쉬 하며 감추기에 급급한 고양이들이 스스로 불러들인 병’이었다. 심지어 사람들이 먹고 남긴 음식 찌꺼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의사 망치가 계속해서 말했지만 고양이들은 그를 외면했다. 이미 사람들이 주는 음식 맛에 길들여진 고양이들은 쉽게 (사람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p55)』


『끔찍한 이야기가 드러났다. ‘농약’이라고 이름 붙은 이 약은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기 위해 길러지는 모든 식물에 뿌려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음식을 먹으면 사람들은 괜찮지만 동물에게는 아주 위험하다고 했다. 망치가 마을에서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한 건 이 때문이었다. 게다가 닭튀김이나 생선에는 중금속이라는 무서운 약이 들어 있다고 했다.(p65)』


이를 통해 ‘인간’에게서 유래되는 ‘환경 파괴’가 간접적으로 드러나도록 하였고, 이에 더하여 주인공 미리를 비롯한 고양이들이 겪어야 했던 가족과 이웃을 잃는 슬픔, 그들이 앓게 된 병으로 인한 고통,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모험과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동 등이 독자로 하여금 그들과 동일시되도록 느끼게 하여 ‘환경 문제’를 더욱 곱씹어 볼 수 있게끔 배가시킨다.


그러나 마냥 ‘인간’을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지만은 않는다. 아파트 마을에 사는 ‘마음’ 아저씨를 통해 고양이와 더불어 살고 환경을 지키고 후세에 전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도 우리네 인간의 가슴속에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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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동생네에 갈 예정인데, 초등학생 막내 조카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아마 고양이 때문에라도 좋아할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갖는 ‘가치’ 때문에 더더욱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조카를 비롯한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를 ‘환경 재앙’을 몸소 느끼고 좀 더 ‘환경 문제’에 관심 갖기를 바란다. 2018년 당시 15세 나이에 기후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환경운동을 시작한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intin Eleonora Ernman Thunberg)’처럼, 우리나라에 제2의 그레타 툰베리가 등장하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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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냥! 일하는 야옹 형제 - 고양이들의 말랑한 하루
주노 지음, 노경실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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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폭넓은 세대에게 사랑을 받는 캐릭터 ‘모후샌드‘가 국내 첫 올 컬러 일러스트 그림책으로 등장! 토실토실 복슬복슬 귀여운 야옹 형제의 하루를 찬찬히 그림으로 보고 있으면,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것을, ‘의지하며 돕는 사이좋은 형제애‘를,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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