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의 발견
박영수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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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신간으로 발간된 <우리말의 발견>을 읽으며 다양한 우리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우리말에 대한 정감을 느낄 수 있고 그에 따라 잊혀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공감하며 우리말 단어에 관심도가 높아져 그 쓸모를 다질 수 있었다. 꽤 괜찮은 책이었다고 여기고 있던 중, 박영수 테마역사문화연구원 원장이 또다른 우리말 관련 책을 냈다. 바로 <어원의 발견>이다.

 

흔히 어원이라고 하면, 학창시절에 영단어를 암기할 때가 떠오른다. 영단어의 어원을 공부하면 그에 파생되는 다양한 영단어들을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기에, 영어 과목의 공부 필요성 때문에 영단어의 어원을 암기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시중에 영단어 어원 관련 책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그럼 우린 우리말의 어원을 공부해 본 적이 있을까?

 

관련 전문직 종사자나 관계자 이외에는 아마도 우리말의 어원을 공부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우리말의 어원을 공부할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관심조차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우리말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사람이기에 태어나면서 자국어로써 자연스럽게 말하고 익숙하기에 그냥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릴 때 할머니께서 옛이야기를 해주실 때마다 첫 마디를 옛날 옛적 고리짝에~”로 시작하셨는데 나는 옛날 옛적 오래전에~” 쯤으로 받아들였다. ‘고리짝(옛 고)’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어원의 발견>에 의하면, “조선 시대 사람들이 민담이나 전설을 아이들에게 들려줄 때 옛날 옛적 고려적에라고 말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옛날 옛적 고리짝에로 변한 것”(p19)이라고 나와 있다.

 

이처럼 우린 잘 알지도 못한 채우리말을 잘못 인식하고 잘못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수년 전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할 때, 우리말에 대한 말맛을 살리며 제대로 광고 카피를 쓰기 위해 우리말에 관심을 보이고 공부를 했다. 이때는 주로 한글 맞춤법, 우리말 단어 등을 공부했는데, 그 당시의 경험 때문인지 여전히 우리말에 개인적인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우리말의 어원까지는 별다르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왠지 흥미가 느껴져 이 책 <어원의 발견>에 관심이 갔다.

 

저자인 박영수 원장은, ‘어원역사가 있고 그 역할이 크다고 강조한다.

어원은 사소한 역사가 아니고,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작은 역사이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p4)

어원의 역할은 크다. 모든 말과 글에는 근원이 있는 까닭이다.”(p4)

 

이에 더하여 저자는 어원을 공부하는 일에 대해 다음처럼 언급한다.

어원을 공부하는 일은 단지 어떤 말이 생겨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근원만 살피는 것이 아니고, 연관된 문화 지식과 역사를 알게 되는 흥미로운 여정이다. 낱말이나 관용어의 어원을 파악하면 글을 쓰거나 대화를 나눌 때 상황에 적확한 말을 골라 쓸 수 있다.”(p5)

 

이 책은 1, 2부로 나뉘어 있다.(p6)

1-의외의 어원을 가진 우리말은 알고 보면 색다른 유래를 가진 낱말을 다뤘고, 2-어원으로 살펴본 우리말 한자어는 자주 쓰는 한자어 중에서 말뿌리를 제대로 알면 이해에 더욱 도움이 되는 단어들을 선별하여 실었다.

 

특히 이 책의 구성 면에서 주목할 점이 2가지 있다.

 

하나는, 고대시가나 근현대소설 등 문학작품 속에서 우리말 단어의 사용 예시를 따왔다.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적재적소에 마침맞은 용례를 뽑아내는 작업은 저자의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애정(愛情)과 공력(功力)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현재 쓰이고 있는 우리말 단어의 유래를 쉽고도 풍부하게 해설해 놓은 점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우리말의 어원에 대해 알리기 위해 단어 뜻풀이와 그 변화, 역사 이야기, 설화나 고문 속에서 찾은 유래, 고어의 변천과정, 외래어, 불교, 단어의 조합 등 다양한 어원의 유래를 총동원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마치 이야기책을 읽는 듯한데 상식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말의 어원을 밝히기 위해 저자가 총동원하여 해설한 풍부한 읽을거리 때문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말 단어(차례 기준 250개 단어)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뜻과 유래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

 

앞서 기술한 옛날 옛적 고리짝에처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우리말 유래가 이 책에 담뿍 담겨져 있다.

 


명절 때 가족친척이 모일 때 재미삼아 화투놀이를 하곤 하는데, 마지막에 많이 딴 사람이 잃은 사람에게 개평을 주기도 한다. 조선시대 상평통보(常平通寶)이라고 줄여 말하면서 낱개를 의미하는 ()’자를 앞에 붙인 데서 유래되었는데 그것이 우리말화 된 것이라고 한다.(p18) 놀음 관련으로 유래된 단어로 꼽사리도 있다. 놀음 할 때 판돈 대는 것을 살 댄다라고 했는데, 좋은 패가 나온 사람 편에 서서 살을 댄 데다 또 살을 대는 경우에 수량을 거듭 합친다는 의미의 이 붙어 생겨난 곱살이 유래이다.(p39)



개평처럼 한자어에서 유래되어 우리말화된 단어들이 꽤 있었다. ‘괴롭다()롭다’(p29)에서, ‘긴가민가그러한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의미의 기연(其然)가미연(未然)’(p36)에서 나왔다그런가 하면 내숭속 마음이 흉함을 이르는 한자어 내흉(內凶)’(p47)에서 온 말이고, ‘도무지얼굴에 칠하듯 종이를 붙여 죄인이 질식하게 만드는 형벌을 의미하는 도모지(塗貌紙)’ 형벌에서 온 단어이다.



양아치는 또 어떤가. “외국을 뜻하는 서양(西洋)’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아치가 결합된 단어인데, 구한말 문물개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이 우리나라 문화와 관습을 무시하는 행태로 인해 그들을 비하하던 말이었다고 한다.(p94) “철 모르는 어린아이를 지칭하는 철부지또한 계절을 뜻하는 부지(不知)’가 합성된 말이다.(p177) ‘훌륭하다훌륭의 어원은 이지러지거나 모자람이 없이 이루어진 완전한 모양의 덩어리를 뜻하는 한자어 홀륜(囫圇)’이다.(p192)

 


불교와 관련하여 유래한 우리말도 꽤 많았는데, ‘발을 씻다’(p88), ‘살림’(p104), ‘수리수리 마수리’(p112), ‘시달리다’(p114), ‘이판사판’(p157), ‘기특하다’(p216), ‘무진장’(p235) 등의 어원이 불교였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였다.

 

이 책을 통해 잘못 알고 있던 우리말 단어의 유래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감질나다감질감나무에서 감을 따는 짓쯤으로 잘못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수유나 음식 조절을 잘못하여 어린아이에게 생기는 병감질(=감병)’이 그 기원이었다.(p196)

또한 해가 진 뒤 어스레한 상태. 또는 그런 때를 의미하는 땅거미를 마치 거미가 땅 위를 스멀스멀 거닌다쯤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검다’+‘-의 합성어였다!(p73)

 


더불어 낙서에 얽힌 일본 에도 시대의 이야기(p217), ‘호박씨 까다가 유래된 가난한 선비 부부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펼쳐진다.

 

이렇듯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말 단어와 함께 잘 몰랐던 어원, 그리고 그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 게다가 책 말미에는 찾아보기부록이 추가되어 있어서 우리말 사전으로도 활용하기 좋다.

 


이 책 <어원의 발견>은 가치가 있다. 저자 박영수 원장 그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낱말의 유래를 깨닫게 되면 ... 적재적소에 활용할 능력이 생기고 언어 사용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진다. 사회생활을 하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임이 틀림없다.”(p6)

 

이 책 <어원의 발견>을 읽고나서, 또 누가 알겠는가? 이 책 91 페이지에 나와 있는 조선 시대 숙종 때 어명에 따라 영남 지방 민심을 살피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관명에게 일어났던 일이 독자에게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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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한국 신화 2 : 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 2
박정효 지음, 권수영 외 그림, 이경덕 기획 / 다산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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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 만화 한국 신화」는 ‘한국 신화의 집대성’으로써 우리 한국 신화를 손쉽게 재밌게 열광하며 접할 수 있게 하는 ‘뿌리 인문학 원전’이 될 것이고, 이를 보고 자란 우리의 어린이들은 훗날 ‘세계 문화대국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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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한국 신화 2 : 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 2
박정효 지음, 권수영 외 그림, 이경덕 기획 / 다산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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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우리나라에 신화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단군 신화.

그리고... 또 있나?

나는 학창시절에 한국 신화를 제대로 배웠다거나, 연구되어 출판된 일반인을 위한 한국 신화 관련 도서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한국 신화가 무척 어색하다.

당신은 한국 신화를 알고 있는가?

 

오히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알고 있다. 시중에 관련 서적이 많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뭘까?

 

200011월에 발매된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아동들이 보기 쉽게 만화로 그려놓은 판타지학습만화인데, 본편은 20권과 특별판 5권을 합쳐서 총 25권으로 완결되었다.

신비롭고도 자극적인 신화 속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서술되면서도 신들이나 영웅들 등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순정만화 같은 예쁜 그림체로 그려지며, 이 두 가지가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 덕에 아동들의 흥미를 자극하여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다. 또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를 이용해서, 이 시리즈가 이 작품의 캐치프레이즈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교육적인 가치가 있는 필독도서 0순위라는 점을 어필하고 강조하여 아이들에게 책을 사 주는 부모들에게 홍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처럼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한국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널리 알린 작품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학습만화의 원전은 토머스 불핀치(Thomas Bulfinch)신화의 시대(The Age of Fable)이다. 미국의 문학가, 역사가, 신화학자로 잘 알려진 그는 일반인들에게 서구 문명의 뿌리를 소개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유럽의 고대 신화를 영어로 저술하는 작업에 들어가, 1855년에 이 책을 완성하였다. 신화의 시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당시 지식계층 독자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불핀치는 고대 시인들이 저술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들을 집대성하여 신화의 시대를 완성하였는데, 고대 시인들은 누구일까?

 

우선 기원전 8세기의 호메로스(Homeros)와 헤시오도스(Hesiodos)를 들 수 있다. 이때 그리스 신들의 구체적인 계보와 신성, 행적 등을 서술하기 시작하였는데, 일리아드(Iliad)오디세이(Odyssey)의 저자 호메로스와 신통기의 저자 헤시오도스는 그리스 신화 서술의 기반을 확립한 시인들이다. 특히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는 그리스 신들의 전반적인 계보를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기원전 2세기경 헬레니즘 시대의 신화 서술로는 아폴로도로스(Apollodoros)가 있다. 아테네 출신 문법학자인 그는 다양하게 전승된 기존의 그리스 신화들을 수집해 선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한데 모아 정리했는데, 서가(書架)라는 저작은 그리스 신화의 대성을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필사본 형태로 전해지는 아폴로도로스의 신화집이다.

마지막으로 기원후 8세기 제정 로마 시대의 시인 오비디우스(Ovidius)가 있다. 서사시 형태로 신화를 집대성한 변신이야기(Metamorphoses)는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예로부터의 신화와 전설 속의 변신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후세에 그리스로마 신화의 원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신화는 있는가? 무엇이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있다면, 무슨 내용일까?

 

말 안 듣는 아이는 삼신할미가 잡으러 온다.”라는 말을 어릴 때 할머니께 들어본 적이 있다.

어릴 땐 그냥 그런 존재가 있나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삼신할미가 대체 누구란 말이냐.

알아보니 인간이 태어나도록 아이를 점지해주는 탄생신으로, 창조신 마고할미나 천신 환인과 함께 한국의 전통신격 중에서 매우 유명한 한국 신화의 여신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도깨비>에도 삼신할미가 등장하였다. 그리고 주호민 작가의 판타지웹툰인 신과 함께에도 다양한 한국 신화적 존재들이 등장하였다.

이들 콘텐츠는 한국 신화의 요소들을 가미한 창작콘텐츠이기에, ‘한국 신화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한국 신화에 관심을 갖고 알아본다면, 창세신화, 고대국가 건국신화 등 꽤 많은 한국 신화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토머스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처럼,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국 신화를 집대성하여 전하는 유명 출판물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마침맞게 도서출판 다산어린이에서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를 기획하여 출판하였다.

 


이 책을 기획하고 감수한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의 이경덕 교수는 펴내는 글(서문)’을 통해 다음처럼 말한다.

오늘날 K-, K-드라마를 비롯한 한국 문화 또는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세계인이 우리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박수를 치며 함께하고 싶어 한다는 현상이겠지요. ... 이런 한국 문화는 오랜 세월 이 땅에서 살아온 우리의 경험과 생각에서 유래한 것이고, 바로 그 뿌리에서 신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p4)

특히 한국 신화는 그리스 신화나 북유럽 신화와 같은 서양 신화와 달리 여성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경우가 많고,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다툼이나 경쟁, 분리가 아닌 조화와 환대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현대적입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한국 신화를 뿌리로 삼은 K-문화에 세계인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p5)

 

여기서 한국 신화를 뿌리로 삼은 K-문화라는 말이 매우 인상적인데, 그래서인지 이 책 만화 한국 신화 경쟁보다 조화, 다툼보다 배려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뿌리 인문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뒷표지)

 


현재 2권까지 나왔다. 1권은 <신의 아들 단군>이고, 이번에 읽은 책은 제 2<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이다.

만화 한국 신화의 기획 의도는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한국 신화가 더 낯선 어린이들을 위해 쉽고 재미있는 만화로 우리 신화를 알려 주기 위해서이다. ‘신화학자 이경덕의 검증을 거친 스토리와 세련된 만화 스타일로 누구든 순식간에 한국 신화에 빠져들게 하고, 우리에게도 훌륭한 신과 아름다운 신화가 있음을 알고 자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책소개를 하였는데, 주인공인 단군이 곳곳에서 인간과 더불어 사는 신들을 만나러 가면서 우리 이야기로 모험하고 성장하는 위대한 여정이 시작된다.

 

2<세상의 처음, 대별왕과 소별왕>, “세상의 시작에 관한 신화인 천지왕본풀이신화의 저승의 신 대별왕과 이승의 신 소별왕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단군은 신시를 떠나 호랑이 범범과 여정을 떠났고, 아버지 환웅의 무녀의 조상을 찾아가라(p11)는 말대로 하여 바리를 만났다. 바리는 환웅의 요청으로 단군이 떠날 여행의 안내자가 되기로 아주 오래전 약속되었던 것이다.(p19~20) 또한 환웅은 신들에게 신시 밖에서 펼쳐질 단군의 모험에 여러 신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p18)라면서 신들의 도움과 지혜를 나누어 줄 것을 부탁하여, 단군이 어려움에 처할 때 신들이 몰래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단군은 환웅에게서 비밀을 간직한 허리띠를 하사받았는데, 단군이 절벽에서 그 허리띠를 떨어뜨리는 사고가 났을 때 풍백, 운사, 우사가 몰래 도움을 주었다.(p26-51)



다음 여정에서 하늘의 신 천지왕총맹부인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 대별왕과 소별왕을 만나, 각자 저승과 이승을 다스리게 된 이야기, 하늘에 두 개씩이었던 해와 달을 하나만 남기게 된 이야기 등을 듣게 되고, 단군은 대별왕에게서 해 하나를 떨어트릴 때 썼던 화살촉(p134)을 받는다. 그런데 그 화살촉이 단군의 허리띠에 스며들었다.

이는 환웅이 내준 숙제라고 하였는데, 페이지 141에 그 숙제 내용이 나와 있다. 허리띠의 비밀은, ‘신의 시계를 모험하는 데 꼭 필요한 열쇠였던 것이다.(p142)

 

단군의 다음 여정은 생명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탄생의 신 삼승할망(삼신할미)’을 만나러 간다.[p160 3권 예고]


 

막상 이 책을 읽고 나니, 무척 흥미로웠다. ‘천지왕본풀이신화를 처음 접하여 생소하긴 했으나, 이렇게 만화로 엮은 이야기를 읽어보니 무척 재밌었다. 또한 [이경덕의 한국 신화 특강]이 책의 말미에 상세하게 실려 있어서 천지왕본풀이신화의 원전 내용을 비롯하여 관련 참고 내용을 알아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각기 다를 법한 한국 신화의 내용들을 단군의 모험 여정으로 한 데 엮어 낸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또한 만화 속 캐릭터들이 생동감 넘치고 친근하다. 이 책을 그대로 디지털 셀로 그려 넣어 애니메이션화 해도 손색이 없을 거 같다.

 


1900년대 중후반에 일본 만화의 신,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데즈카 오사무는 다양한 만화 소재의 개발과 왕성한 활동, 출판만화와 매스미디어의 결합, 만화 캐릭터 산업의 개척 등을 통해 일본 만화를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올려놓은 만화가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자란 어린이들은 훗날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열었고, 경제대국 일본을 견인하는 세대가 되었다.

 

이처럼, 앞서 펴내는 글에서 세계인이 지지를 보내는 K-문화의 뿌리는 한국 신화라고 하였듯이, 우리가 한국 신화를 손쉽게 접하여 재미있게 읽고 보고 느끼고 이해하며 열광할 수 있다면, 세계인이 열광하는 K-문화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지 않을까?

도서출판 다산어린이의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한국 신화의 집대성으로써 우리 한국 신화를 손쉽게 재밌게 열광하며 접할 수 있게 하는 뿌리 인문학 원전이 될 것이고, 이를 보고 자란 우리의 어린이들은 훗날 세계 문화대국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만화 한국 신화속 단군이 펼칠 모험! 이제 다음엔 어떤 모험담이 펼쳐질지, 또 어떤 한국 신화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 궁금해진다. 다음 권이 기대된다.

 

하나 덧붙이자면, 만화 한국 신화의 기획을 어른들을 위한 우리 인문학 - 한국 신화 바이블(가제)로 확장해서 선보이면 어떨까 싶다. 우리나라에도 토머스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에 견줄만한, ‘한국 신화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 신화 이야기의 집대성이 하나 쯤 있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다.


* 이 서평은 도서출판 다산어린이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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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우리들의 선거 꿈꾸는 문학 13
김경옥 지음 / 키다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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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어른된 입장에서 ‘청소년기’를 되짚어 보고 현재 ‘어른의 모습’을 반성해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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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우리들의 선거 꿈꾸는 문학 13
김경옥 지음 / 키다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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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정예빈’이 친구인 ‘노미란’의 권유로 정치동아리인 ‘웃는광장’에 가입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정예빈은 16살 중학생이다. 예빈의 아빠는 회사에서 부당해고를 당하여 1인시위를 하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가계가 어려워져 예빈의 엄마는 기업 홍보팀 마케터로 일하면서 투잡을 뛰게 되었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도 계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마치 암막 커튼으로 자신을 가리고 있듯, 세상에 무관심하고 꿈도 의욕도 없이 지내고 있었다.


그런 그였기에, 정치동아리 회장인 ‘주리나’가 예빈에게 한 말은 신선했을 것이다.

“잘 왔어. 오늘 이 모임에 나온 것만으로 앞으로 네 삶에 변화가 올 거야.”(p29)


「열여섯 우리들의 선거」는, 16살 주인공 정예빈이 정치동아리 ‘웃는광장’ 가입을 시작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경험하고 여러 인물을 접하면서 차츰 ‘내적으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다룬다.



흔히 16살이라는 나이대의 청소년은,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애매모호한 위치이다. 그렇기에 미성년으로서 보호를 받아야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다 큰 애’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신체적으로는 어른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정신적, 지적으로는 아직 미성숙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작가의 말’에도 청소년기 중학생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으나 또 한편으론 지독한 무관심 속에 자신을 가두기도 한다.’(p146)라고 김경옥 작가는 표현한다.



개중에는 공부하면서 지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자신의 꿈과 미래를 탐색하기도 하며, 사람들 사이에 개입하고 참여하면서 자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예빈이처럼 무관심한 듯 조용하게 지내기도 한다.


「열여섯 우리들의 선거」의 에피소드 중에 ‘학생 자치회 활동’이 있다. 예빈이네 담임 선생님과 학생 자치회가 기획한 활동으로, 학생들의 진로에 맞는 활동을 계획하여 5개 부스에서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수익금을 그린피스에 기부하는 것이었다.(p11)

‘환경’을 타이틀로 내건 학생 자치회 활동에 참여하는 여러 인물들 중에, 별명이 공대오빠인 ‘희성’은 코딩 기술, 사이트 제작 등에 능하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노미란’은 일찌감치 미술대학 진학 포부를 가지고 있으며 ‘폐타이어를 이용한 업사이클링 제품 디자인 부스’(p53)를 운영하였다.

‘주리나’의 여동생인 ‘주해나’는 반려 식물에 관심이 많아 ‘해나의 비밀 정원’이라는 반려 식물 사이트를 운영중에 있는데, 이번 자치 활동에서 ‘식물 추천 테스트’를 기획하였다.

한편 예빈은 ‘나도 무언가를 해야 했다.’라면서 고심하다가, 공기 정화식물인 ‘스칸디아모스’로 불리는 이끼를 이용해 액자를 만드는 체험 활동을 제안하였다.


이때 예빈에게서 ‘참여’에 대한 작은 변화가 하나 생긴다.

“아이들의 자치 활동 회의는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나도 처음엔 탐탁지 않았었는데 은근히 활동이 기대되었다. 역시 친구들과의 만남은 나 같은 아이에게도 생생한 기운을 준다.”(p58)



「열여섯 우리들의 선거」의 이야기 큰 줄기는 ‘정치’와 ‘예빈의 변화 과정’이다.

‘웃는광장’ 정치동아리 회장인 ‘주리나’와 부회장 ‘방혁’이 각자의 정치적 행보를 보이는데, 이 시간적 흐름에 따라 정예빈이 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된 주변 인물들과 접촉하며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서 점차 예빈은 변화를 거듭해 간다.


고3인 ‘주리나’는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미래발전당’ 지역구 청소년 선거 위원장 출마 선언(p24)을 했고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정치 관련 개인방송을 하면서 주장 강한 입담을 선보이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이미 정당 활동을 2년 넘게 해 와서인지 개인 방송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였다.(p79) 결국 국회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을 받게 되었다.(p130)

마찬가지로 고3인 ‘방혁’은 조손가정으로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알바를 한다.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하였고, 진지하고 반듯하다. ‘선진녹색당’ 지역구 청소년 선거 위원장 출마 생각(p31)을 내비쳤다. “우리 청소년들의 생각은 정치에 잘 반영되지 않아. 이제 우리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야. ‘당신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면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있어. 정말 혹독한 대가지.”(p19)라고 말 할 정도로, 정치적 관심이 강하며 진로를 정치로 정했다.(p121) 그러나 이번 ‘선진녹색당’ 지역구 청소년 선거 위원장 공천에서 떨어져 청소년 위원으로 선거를 돕게 된다.(p130)



고교생이 정치에 참여하고 위원장이니 국회의원이니 공천을 받는다는 내용이 흥미롭다. 「열여섯 우리들의 선거」의 시대적 배경은 공직선거법 개정된 이후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 초반에 주리나가 이에 대해 언급한다.

“정당 가입 연령은 만 16세로 낮아졌고, 만 18세도 공직자가 될 수 있어. 더군다나 이제 총선이 다가오고 있어. 정치권에서도 젊은 정치 바람이 불어서 각 당마다 청소년 대표를 두고 선거에 적극적으로 세우려는 거 잘 알지?”(p24)


이 즈음부터 예빈은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내 주변 아이들 입에서 정치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꼈다. 그동안 정치는 남의 일이었다. 아직 선거권이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정치는 늘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고 나와는 상관없다고 여겼다. 당장 정치가 나의 무엇을 어떻게 바꿔 주는지 관심 가져 본 적이 없다. 이제는 뭔가 달라졌다.”(p58)


그리고 반문한다.

“그럼 열여섯 살의 나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p91)


점차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당마다 청소년 당원을 모집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십 대 청소년들이 어느 당에 많이 가입하여 정당 활동을 하느냐는 당의 이미지와 지지율로 연결됐다.(p98) 이 시기 예빈은 한번 더 재고하면 생각을 추스른다.


“나도 최근 들어 정치에 관심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의문이 가득하다. 청소년인 나는 청소년에 대해 이 세상과 사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관심 부족과 경험 부족’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 18세 국회의원이 현실이 된다면 나처럼 정치에 무관심했던 아이들도 눈이 번쩍 뜨이는 건 사실이다.”(p102)


그리고 예빈은 생각이 깊어진다.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1인시위를 했던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해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는 그동안 투잡까지 뛰며 열심히 살아왔다. 그래도 삶이 나아지리라는 보장은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이제는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집 같은 형편은 혜택과 지원이 필요하다.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예빈은 섀도우(shadow)를 드러낸다.

‘이제껏 나는 정치에 무지했음을 고백한다.’(p115)



이 책 후반 무렵, 예빈과 방혁은 대화를 나눈다.(p121-122)

방혁 “정치와 선거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야. 내가 먹고사는 문제와 아주 직결된 게 정치거든.”

예빈 “고백하자면 저는 이제껏 정치에 관심 없었어요. 선고도 관심 없고...”

방혁 “괜찮아. 이렇게 조금씩 알아 가면 되는 거야. 사람에 대한 관심도 똑같잖아. 몰랐던 것을 조금씩 알아 가면서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잖아.”

예빈 “그럼 ...... 선배는 진짜 정치 활동을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방혁 “응. 난 내 진로를 정치로 정했어. 솔직히 세상을 바꾸고,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이런 거창한 구호는 싫어. 다만 정직하게, 옳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것뿐이야. 물론 밥벌이도 되어야겠지.”

예빈 “정치가 정말 삶을 바꿔 줄까요?”

방혁 “당연하지.”


그리고 마침내 예빈은 환희에 차서 소리친다.

“바빴어. 내게 무슨 일인가 벌어졌거든!”(p127)


‘그랬다. 늘 똑같은 오후의 햇빛이 어느 날 내 피부에 다르게 와닿았다는 건 분명 큰일이었다. 이전의 날들은 표백되어 사라졌다. 그날 오후의 빛깔만이 내게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것은 연등에서 새어 나오던 빛처럼 나를 울렁거리게 했고, 다시 태어난 듯한 황홀감마저 안겨 주었다.’(p127)



이 책 「열여섯 우리들의 선거」는 읽는 재미가 또렷하다.


우선, 학생 정치를 다룬다.

좀 뜻밖이다. 학생, 특히 중고등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 선거법이 바뀌었다. 2022년부터 정당 가입 연령은 만 16세로 낮아졌고, 만 18세도 공직자가 될 수 있다.



둘째로, 주인공 예빈의 변화가 포인트이다.


셋째로, 반려 식물과 인물 간의 매칭이다.

‘반려 식물’이라는 게 낯설었는데, 생각해보면 ‘반려자’, ‘반려 동물’도 있지 않은가.

주해나는 ‘고사리 식물’이 반려 식물이다.(p63) 주리나는 ‘보라색 수국’인데, 거짓, 변덕, 차가운 거짓말쟁이를 뜻한다고 한다.(p64-65) 방혁은 ‘이끼’라고 한다.(p94)

이에 대해 방혁은 말한다.

“나는 원래 이끼류를 좋아하거든. 축축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이끼들은 신비스럽기도 하고 말이야. 이끼는 물속에 살던 원시적인 식물이 육지 생활로 이행해 가는 중간 단계의 생물이라고 해나가 말해 줬어. 더구나 심하게 오염된 지역에서는 절대 자랄 수 없다니 이만큼 인간을 각성하게 해 주는 식물이 또 있을까?”(p94)

정예빈은 ‘레티지아철화’이다. 진실, 솔직, 믿음직하며 고집스럽게 변신을 꾀한다고 한다.(p70)



넷째로, 노미란이 보여주는 태도 변화이다.

주리나의 개인방송에 열심히 댓글 달며 응원을 보냈다가, 도중에 방혁에게로 지지하는 마음이 바뀌었는데(p106), 나중에는 “나 방혁 오빠 지지한다고 말한 적 없거든. 난 처음부터 리라 언니였다고!” 하면서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말을 바꿨다.(p130)

이 모습은 우리나라 철새 정치 또는 일부 국민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다섯째로,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폭로 비방전이다.

주해나가 언니인 주리나에 대한 “공천 약속 받았다”는 정치적 뒷거래를 폭로하였고, “주리나는 완전히 권력에 눈이 멀었어.”라고 비방하였다.

이로 인해 노미란과 신경전이 벌어진다.(p130~136)


마지막으로, ‘정예빈’의 ‘변화된 모습’과 ‘행동’이다.

‘내 마음 속에 옅은 분노와 오기가 생겨났다. 이대로 가만히 있기보다는 나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일었다. 변신을 꾀하는 레티지아철화처럼, 자신이 믿는 것에 대해 끝까지 지키고 고집 부리던 아빠처럼.’(p137)

그리고 예빈은 결정한다.

‘나도 이제 내 삶을 바꿀 행동을 시작한다! (p139)

그리고 예빈은 행동에 나선다.


이 책은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소설이다. 어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정치’를 읽어 낼 수도 있다. 또는 ‘정예빈의 변화’에 눈길이 갈 수도 있다. ‘친구’를 볼 수도 있고, ‘꿈’이나 ‘관심거리’를 생각할 수도 있다.


나는 이 책이 ‘성인’도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시기에 청소년의 심경 변화 이전에, 어른된 입장에서 ‘청소년기’를 되짚어 보고 현재 ‘어른의 모습’을 반성해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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