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발견
박영수 지음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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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말’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예전에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정감 넘치고 글맛 당기는 카피를 쓰기 위해 우리말 단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다.

‘안다미로’, ‘시나브로’, ‘소소리바람’, ‘띠앗’, ‘너나들이’, ‘희나리’ 등의 단어를 그때 알게 되었다. 나름 꽤 공부를 했다고 자부(?)했음에도, 이 책 <우리말의 발견>을 읽으면서 겸손(?)해져야만 했다. 내가 알던 우리말의 단어 수는 새발의 피였다.


<우리말의 발견>은 점차 잊혀지고 있는 우리말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끌고 ‘훗날 우리말인데도 번역해야 할 상황이 올까 우려된다’(p5)는 저자 박영수 원장의 우리말에 대한 ‘애정’과 노력이 담긴 책으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말에 대한 정감을 느낄 수 있고 그에 따라 잊혀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공감하며 우리말 단어에 관심도가 높아져 그 ‘쓸모’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정감 넘치고 쓸모 있는 우리말 공부’라는 부제처럼 말이다.



이 책을 처음 펼치면서 ‘여는 글’에 기재되어 있는 문장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머드러기 사 오라고 했는데 잔챙이를 가져와도 애오라지 받아들이고, 아기똥하고 반지빠른 사람의 불행에 잘코사니 하다가, 슬금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치룽구니가 될 수도 있으며, 글을 쓸 때 불퉁가지와 행짜의 뜻을 몰라 연신 붓방아 찧을지도 모를 일이다.”(p5)


솔직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더라!



이 책의 저자인 박영수 테마역사문화연구원 원장은, 우리말 단어 어원과 문화 관습 유래를 필생의 목표로 삼아 꾸준히 근원을 추적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매 페이지 구성이 여타 우리말 관련 서적들에 비해 세세하고 치밀하며 신뢰감이 느껴질 정도여서 미뻤다.


대개 단어와 관련된 책은, 표제 단어 아래 그 단어의 유래, 뜻, 용례 등을 다는 정도의 구성이 흔했다. 그런데 이 책 <우리말의 발견>은 우리말 단어 아래 문학작품 속에서 쓰인 용례를 선보이고는 주로 예문을 기반으로 표제 단어의 뜻, 유래 등을 해설하고 여타 비교할 단어나 참고할 단어가 있다면 이에 대한 설명도 추가하였으며, 맨 아래에 표제 단어에 대한 뜻풀이를 사전식으로 가첨해두었다.


특히 이 책의 구성 면에서 주목할 점이 2가지 있다.


하나는, 고대시가나 근현대소설 등 문학작품 속에서 우리말 단어의 사용 예시를 따온 점이다.

모르긴 몰라도 수백 아니 수천 편 이상의 작품들을 읽고 우리말 단어가 쓰인 갖은 문장들을 수집하여 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지 않았다면, 이렇듯 적재적소에 마침맞게 용례를 활용하며 우리말 단어를 풀어내는 작업은 가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에 들인 저자 박영수 원장의 공력(功力)과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애정(愛情)이 느껴졌다.



다른 하나는, 우리말 단어 하나에 대해 일종의 ‘가지 치기’식의 풍부한 해설을 담아낸 점이다.

예를 들어 22페이지에 ‘물비늘’을 설명하면서 유의어 ‘윤슬’을 같이 풀어내었고, 62페이지 ‘미쁘다’ 편에서는 ‘미덥다’, ‘못 미덥다’, ‘믿음직하다’ 등의 유사 및 반의 단어도 포함하여 설명하고 있다. 265페이지에서도 새 옷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인 ‘새물내’와 ‘진솔’의 의미상 어감상 차이점과 아울러 이들의 반대말인 ‘자릿내’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75페이지 ‘찹찹하다(마음이 가라앉아서 차분하다)’ 편에서는 발음이 유사하지만 뜻은 전혀 다른 ‘착잡하다’와 비교 설명하기도 하였고, 177페이지에 나오는 ‘잡도리’를 설명하기 위해 각기 다른 단어 뜻이 포함된 용례를 가져다가 ‘잘못되지 않도록 엄하게 단속하는 일’, ‘요란스럽게 닦달하거나 족치는 일’이라는 2가지 뜻풀이를 해주고 있으며, 181페이지 ‘진대’를 설명하기 위해 따온 예문 “이것봐, 양씨! 거 윷진아비처럼 부득부득 생떼를 쓰며 진대 붙지 좀 마쇼 잉.” 속에 등장하는 ‘윷진아비’를 추가적으로 의미 설명해주기도 하였다.



106페이지 ‘호주머니’는 ‘만주 북쪽에 사는 오랑캐 옷에 달린 주머니를 가리키는 말이었다’라든가 112페이지 ‘억척스럽다’에서 ‘억척’은 ‘작은 이가 꽉 맞물린 상태를 가리키는 악착(齷齪)에서 나왔다’라고 하는 등 단어의 유래 설명도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또한 164페이지에서는 용례 이외에도 본문 상에 “예컨대 놀이공원에서 어쩌다 아이를 잃은 부모는 아이를 찾을 때까지 공원 곳곳을 ‘발서슴’한다.”와 같은 일상에서 사용될 수 있는 예시문을 소개하기도 하고, 163페이지 ‘베돌다’편에서처럼 “베돌던 닭도 때가 되면 홰 안에 찾아든다”와 같은 속담 등도 종종 나온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관용구 문장도 꽤 많다. 157페이지 ‘동곳을 빼다’를 예로 들면 그 뜻이 ‘힘이 모자라서 복종하거나 잘못을 인정하다’라는데 언뜻 봐서는 왜 이런 뜻이 나타내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동곳’이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해설해줌으로써 완전 이해를 도모한다.



이렇듯 각 표제 단어를 독자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저자는 문학 속 용례, 단어 뜻풀이, 유래, 유의어, 반의어, 비교어, 비슷하지만 다른 단어 설명, 참고내용, 추가 단어 설명, 관용구 소개, 추가 예시, 속담 소개 등 갖가지 풀이 방식을 총동원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기의 2가지 주목할 점을 놓고 볼 때,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저자 박영수 원장님은 정말 우리말에 진심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탐독하고 연구하며 우리말에 관한 것이라면 거스러미에서부터 머드러기에 이르기까지 그러모아 여툰 것들을 세심하게 갈무리하여 이렇게 책으로 펴낸 것이리라.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다시금, 초반에 나를 당황케 만들었던 ‘여는 글’에 소개된 문장을 되새김하며 읽어보았다.


“알이 굵고 좋은 것을 사 오라고 했는데 가장 작고 품이 낮은 것을 가져와도 마음에 부족하나마 겨우 받아들이고, 교만 앙큼하고 얄밉게 약삭빨라 인간미 없어보이는 사람의 불행에 고소하게 여기다가, 겉보기에 미련해보이나 속으로는 슬기롭고 너그러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으며, 글을 쓸 때 불퉁가지(순하지 않고 퉁명스러운 성질)와 행짜(심술을 부려 남을 해롭게 하는 행위)의 뜻을 몰라 연신 고심만 하면서 붓대만 자꾸 위아래로 움직일지도 모를 일이다.”


아~! 이런 뜻을 지닌 문장이었구나!


솔직히 저자가 우려했던 대로 ‘우리말인데도 번역해야 할 상황’이나 마찬가지로 뜻풀이하며 문장을 읽긴 했지만, 이렇게라도 이 문장의 내용을 알아볼 수 있어 나름 작은 보람을 느꼈다.



이 책을 읽어보았다면, 아니 이 책을 가지고 있기만 해도 의미 파악이 가능한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우리말 단어 328개를 표제어로써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풍부한 우리말 단어가 담겨 있기에, 어느 정도 이상 ‘우리말 사전’으로써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저자는 “요즘 잘 쓰지 않으나 여전히 쓸모 있는 우리말을 다뤘”다고 강조하였다.(p5)



저자의 말대로, 내가 책을 보면서 “오~ 이거 괜찮은데.”하며 밑줄 그은 ‘여전히 쓸모 있는 우리말’ 단어들을 짚고 넘어가볼까 한다.


사회생활 하면서 ‘더치페이’라는 외국어 조어를 흔히 사용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단어로 ‘갹출(醵出)’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발음도 어려운 한자어여서 잘 쓰지 않는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각자내기’로 순화할 것을 권하고 있으나, 이 책에는 쓸모 있는 우리말 단어를 소개한다. 바로 ‘추렴’이다.(p41)


흔히 요리방송이나 레시피 등에서 ‘소금 한 꼬집’이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는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단어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고 있어서 언젠가는 사전에 등재될 것 같기는 한데, 이 책은 엄연한 사전 등재 단어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자밤’을 소개하고 있다.(p48) ‘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라고 한다.



‘너울가지’라는 우리말도 눈길이 갔다.(p89) 요즘은 사교성(社交性)이라는 한자어를 많이 쓰는데, ‘너울가지’는 사교성 외에 붙임성, 포용성까지 담고 있는 순 우리말이다.


‘어떤 방면에 대해 통달할 정도로 훤한 사람’이란 뜻의 ‘빠꼼이’라는 단어도 재밌는 표현이다.(p103) 이 방면으로는 도사(道士)네 팔방미인(八方美人)이네 전문가(專門家)네 하는 한자어보다 더 정감가고 재밌는 단어이니, 실생활에서 틈틈이 활용해보면 말맛이 날 것이다.


첫인상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 태도를 반성하게 만드는 단어도 있다. 바로 ‘슬금하다’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미련해 보이지만 속마음은 슬기롭고 너그럽다.’는 다소 길고 복잡한 의미를 단지 4음절만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단어도 직장이나 사회에서 활용해봄 직하다.


브랜드 이름 ‘앙팡’이 느껴지는 ‘암팡지다’(p131)라는 단어, ‘근심 걱정이 많아 사소한 일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는 ‘신청부’(p109), ‘꼭 집어 말하지 않고 헛되이 마구 큰소리로 떠드는 짓’이라는 ‘왜장질’(p114), 유명 캐릭터의 이름과도 같은 우리말 단어 ‘뽀로로’(p170), ‘완벽(完璧)하다’와 의미가 같은 우리말 ‘오롯하다’(p229), ‘저축(貯蓄)하다’에 해당되는 우리말 ‘여투다’(p338) 등 기억에 남는 단어들이 있었다.



이외에도 ‘메모(memo)’ 대신에 ‘적바림’(p179)을, ‘포스트잇(post-it)’ 대신에 ‘찌’(p180)를, ‘스펙(spec)쌓기’ 대신에 ‘깜냥쌓기’(p330)를 제안하는 저자의 소소한 바람도 눈길이 갔다.


이상으로 소개한 우리말 단어들 이외에도 이 책은 숱한 단어들로 풍성하다. 앞서 말했듯이 총 328개의 표제 단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 말미에는 ‘찾아보기’ 부록이 추가되어 있어서 ‘우리말 사전’으로도 활용하기 좋다.



사실 이 책 <우리말의 발견> 속에는 328개의 단어 이외에 약 200여개 내외의 단어가 본문 갈피갈피에 더 들어있는데, 표제어가 아니어서인지 ‘찾아보기’ 부록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단어를 이 책에서 찾아보고 싶어도 표제 단어가 아닌 이상 ‘찾아보기’ 부록을 통해 찾아내기는 어렵다. 만약 이 책에서 그 단어를 찾으려면 이 책 전체를 되작거려야 할 것이다. 책 본문에 추가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다양한 단어들도 ‘찾아보기’ 부록에 담겨져 있다면 <우리말의 발견>이 보다 더 ‘우리말 사전’으로서도 그 드레가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이 책 <우리말의 발견>은 가치가 있다.

저자 박영수 원장의 오랜 연구와 노력 덕분에, 엄선된 우리말 단어의 수와 잘 정돈된 분류 및 구성방식, 해설 및 용례의 풍부함이 살아있어 우리는 잊혀질 수도 있었던 우리말 단어를 새삼 챙겨 볼 수 있고 우리말 공부를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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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 - 모든 걸 경험할 수 없어 문장을 수집하는 카피라이터의 밑줄 사용법
이유미 지음 / 북스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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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고 느낀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는 ‘카피 에세이’이자 저자만의 ‘문장 수집 일상 활용법 소개서’이자 ‘이유미 카피라이터의 카피 쓰기 노하우 독본’이다. 작가의 카피들을 감탄하며 읽다보면 이 책에서 진하게 배어나오는 작가만의 카피 노하우을 ‘손쉽게 득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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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 - 모든 걸 경험할 수 없어 문장을 수집하는 카피라이터의 밑줄 사용법
이유미 지음 / 북스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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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를 택한 건 순전히 ‘카피’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나는 수년 전 광고회사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어, 광고 교육기관인 한국광고연구원에서 카피라이터 과정을 밟았다. 예전에 카피라이터 공부할 때, 다양한 관련 전문서적을 탐독했다.

<카피라이팅의 원리와 공식>(천현숙), <컨셉 크리에이터>(김근배), <오길비의 광고>(David Ogilvy), <광고로 배우는 광고>(차유철), <마케팅 불변의 법칙> & <광고 포지셔닝>(Al Ries, Jack Trout), <성공광고특강>(박문수), <성공하는 광고의 숨은 심리>(신강균). <카피라이터 정철의 내 머리 사용법>(정철), <크리에이티브테라피>(윤수정) 등이 내 집 서재에 꽂혀있다.

카피라이터 이유미 작가만의 어떤 카피 이론 및 작법이 담긴 일종의 ‘전문서적’을 상상하며, 이 책을 펼쳤는데...


어라? 기존의 카피 관련 책들과 그 결이 다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의아했다. 에세이 같았다. 여러 사물과 일상 등에서 묻어 나오는 저자와 관련된 이야기와 느낌들이 다분히 실려 있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카피’에 관한 이야기들이 섹션마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고, 실제로 저자가 작성한 카피 예시들이 매 장마다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면 ‘카피’ 서적이 맞는 건가?

그런데 다양한 소설과 에세이 등의 문학책 속 문장들이 보인다. 저자가 엄선(?)한 문장들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문학을 소개하고 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적은 ‘서평집’ 같기도 하다.


“너, 정체가 뭐냐?”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한 권의 책을 백 명이 읽었다면 백 개의 텍스트가 된다.’(p254)


정이현 작가의 에세이 <우리가 녹는 온도>에 있는 글귀라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을 읽는다면 각자의 머리 혹은 가슴에 그들만의 ‘텍스트’로 남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한 번 읽어봐서는 이 책의 정체에 대한 감이 제대로 오지 않았다. 아마도 ‘카피’ 관련 책은 ‘전문서적’이라는 틀 속에서 이 책을 읽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런 편견 없이 다시금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저자 이유미 작가는 스스로 이 책을 이렇게 정의했다.

“모든 걸 경험할 수 없어 문장을 수집하는 카피라이터의 밑줄 사용법”


나는 이 책을 한 번 더 읽고 나서야, 뭔가 ‘텍스트’들이 내게 와닿았다.


다음은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을 읽고 느낀 나만의 ‘텍스트’이다.


첫째, 이 책은 ‘카피 에세이’다.

이유미 작가가 소설 및 에세이 등에서 수집한 ‘문장’들과 이를 응용하고 변형한 작가만의 공감어린 말맛 나는 ‘카피’들이 한 데 어우러진, 카피라이터 이유미의 ‘카피 일상 에세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이력, 가족 간의 에피소드, 저자가 일상에서 읽고 보고 느끼는 감상, 관심, 생각 등을 읽어낼 수 있다.

‘글 쓰는 일이 본업이 되기 전 나는 편집디자이너였다.’(p249) / 색감에 민감한 남편과의 인테리어 취향이 달라, ‘그래,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하면서 손을 놓자, 남편의 손길이 닿아 ‘점차 달라지는 집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들었다’라고 했던 에피소드.(p36) / “엄마,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라는 다소 갑작스럽고 적잖이 당황스러운 질문을 던진 아들과의 대화 이야기.(p39-40) / ‘주말은 무조건 빨래하는 날이다.’로 시작하는 빨래 에피소드(p126) 등...

기타, 카피라이팅 강의를 할 때, 틈틈이 하는 독서법, 문학책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문장’을 수집하는 저자의 문장 수집기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둘째, ‘문장’을 수집하는 다양한 방법과 수집한 이들을 가지고 어떻게 하는지 저자만의 ‘문장 수집 일상 활용법’이 펼쳐진다.

우선 ‘책읽기’를 권한다. 저자 스스로도 잠들기 전 장편소설을, 지하철 등에서 에세이를, 짧은 시간 틈틈이 시집 등을 읽는다.(p208) 관심이 가는 책이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든 좋다. 심지어 기대하지 않은 책이라도 읽어볼 이유가 있다. 테마소설집 <LOVE OR LIKE>(나카무라 코우)는 기대하지 않고 봤던 책인데 의외로 너무 좋아서 두고두고 들춰보고 있다(p252)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카피 쓸 때 때론 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소스를 찾는다.”(p136)라고 말하고는 “가까운 주변에서 원하는 소스를 구하면 좋다. 꼭 책이 아니어도 된다. 유튜브, 팟캐스트, 라디오, TV, 카페에서 들은 누군가와의 대화, 동료가 툭 내뱉은 말 한마디, 하다못해 화장실 입구에 붙은 메모지에서도 (카피)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감각의 촉만 세우고 있다면! 꼭 소설의 문장으로 한정 짓진 말자.”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저자는 소설이나 에세이 등의 문학책 이외에도 여러 장르를 통해 다양한 소스(문장)를 수집한다.

잡지 인터뷰에서 읽는다.

‘그러다 작업실에 오면 20분 정도 워킹패드 위를 걷고 씻으면서 집안일을 지우고 대본을 쓸 수 있는 머리를 만들어요. 쓰기 이전의 삶과 쓰기의 삶 사이를 구분하기 위해 하는 빗질 같은 거예요. ...’(드라마 <작은아씨들> 작가 정서경 인터뷰-<씨네21×한겨레21 DRAMA WRITERS> 1397호)(p217-218)

팟캐스트를 청취하면서도 문장을 수집한다.

‘글은 삶의 구체성과 일상성을 확보해야 한다. 즉 생활에 바탕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글은 공허하고 헛되다. 나는 글을 쓸 때 되도록 개념어를 쓰지 않는다. 개념어는 실제가 존재하지 않고 언어만 존재하는 것 같다. 자기 삶을 통과해 나온 언어를 써야 한다.'(소설 <공터에서> 작가 김훈 인터뷰-도서 팟캐스트)(p82-83)

여타 광고들-예를 들어 산토리 위스키 광고 카피 ‘저 사람도 한잔해보면 좋은 사람일지도 몰라.’(p162)-도 좋은 문장 수집 사례이다.

드라마를 보다가도 캐치한다.

최근에 본 JTBC 드라마 <대행사>의 한 장면-회의실에서 회의에 열을 올리는 중에 답답해진 카피라이터가 육포를 꺼내 질겅질겅 씹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는데, 저자는 이때 “회의하며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고기 – 육포?!”를 떠올렸다고 한다.(p53)

상기의 드라마 사례처럼, 여러 ‘문장’들을 수집하다보면 카피를 쓸 때 ‘힌트’가 될 수도 있다. 심지어 ‘배움’도 된다고 하는데, 소설 <미스터 하이든>(사샤 아랑고)을 읽던 중 ‘오후 4시.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이 아닐까?’(p99)로 시작하는 인상적인 문장을 통해 저자는 “낮 4시를 이렇게 표현하다니. 이 문장을 읽고 시간을 표현하는 방식을 또 하나 배웠다.”고 고백한다.


이토록 다방면으로 수집한 문장들이 카피를 쓸 때 유용한 ‘소스’가 된다고 저자는 말했는데, 실제로 이유미 작가는 이들 ‘문장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한다. 이 방법은 [창의적으로 필사, 필타하는 방법](p214) 속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저자는 문장 수집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처럼 부연하고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메모하는 노력, 이런 노동, 밑 작업이 필요하다.”(p193)

“많이 체험하고 소화할수록 내가 풀어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영역은 넓어진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다 경험할 수 없어 간접 체험하는 것이고 실속 있는 체험 중 ‘읽기’만 한 것이 없다. 닥치는 대로 읽고 메모하자.”(p213)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도 반드시 메모해놓자. 또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고 했다. 언젠가 반드시 유용하게 쓰일 날이 온다.”(p139)



셋째, 이유미 작가만의 ‘카피 쓰기 노하우 독본’이다.

‘독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으나, 이 책에서 내가 느낀 ‘나만의 텍스트’로 ‘독본’이 새겨졌다. 독본은, 전문 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하여 지은 입문서라는 뜻을 지닌 단어이다.

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가 과연 그럴까?


우선 내가 예전에 카피라이터로 일을 했을 때, 흔히 처했던 상황이 있다. 바로 ‘창조적인 카피’에 대한 요구였다. 카피를 의뢰한 클라이언트들은 ‘창의적인 카피, 참신한 표현’을 요구했다. 그들은 ‘창조’를 쉽게 말하지만, 과연 이게 그리 쉬운 일일까?


이에 대해 저자 이유미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빌려 과감하게 단언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했다.

“그 어디에도 새로운 말은 없다. 지극히 예사로운 평범한 말에 새로운 의미나 특별한 울림을 부여하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p194)

이유미 작가는 말한다.

“카피도 창조가 아니라 편집이다.”(p194)


실제로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저자가 말하는 바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몇 가지 좋은 예를 소개한다.

1. [소파]

- 소설 <노리코, 연애하다>(다나베 세이코) 중에서 - (p33)

‘그것이 진짜 침대가 아니고 시트나 베개가 없다는 사실이 저항감 없이 나를 편안하게 했다.’

- 이유미 카피 - (p34)

진짜 침대가 아니라서 더 편하다.

이불이나 베개가 필요한 진짜 침대가 아니라서

부담 없이 쉬게 되는 나의 임시 침대, OO소파.


2. [엄마의 의자]

- 자기계발서적 <김미경의 마흔 수업>(김미경) 중에서 - (p41)

‘아이들도 인재지만, 어른들도 인재다.’

- 이유미 카피 - (p43)

“엄마, 우리 더 클 수 있어요.”

어른을 더 큰 인재로 만들 가능성을 지닌 의자


3. [명품 가방]

- 소설 <불연속선>《중국식 룰렛》(은희경) 중에서 - (p49-50)

‘어떤 형태의 것이든 가방은 움직임을 예고한다.’

- 이유미 카피 - (p50)

기분을 예고하는 가방

주말 외출의 들뜬 기분, 준비와 결심

일주일을 망설이게 하던 고민에서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까지

당신의 기분과 움직임을 먼저 알게 하는 OOO


4. [줄넘기 줄]

- 소설 <줄넘기>《어비》(김혜조) 중에서 - (p58)

‘아주 잠깐씩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으므로 줄넘기를 유용했다.’

- 이유미 카피 - (p59)

제자리에서 그녀를 잊는 법

줄을 회전시키는 두 손은 그녀에게 전화할 수 없고

제자리에서 도약하는 두 발은 그녀에게 달려갈 수 없다

매일 밤 술로 그녀를 잊기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로 했다

내가 멈추지 않는다면 줄은 쉬지 않고 돌아오니까


5. [작은 커피잔]

- 소설 <당분간 인간>(서유미) 중에서 - (p84)

‘자판기 커피의 양은 초면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마시기에 적당했다.’

- 이유미 카피 - (p85)

처음 만난 사람과 어색한 대화를 나누며 / 커피를 마실 때 필요한 사이즈의 컵


6. [립스틱]

- 소설 <밤의 팽창>(구보 미스미) 중에서 - (p147)

‘그 불균형에 약간 가슴이 설레었다.’

- 이유미 카피 - (p148)

그를 설레게 할 / 당신의 불균형


7. [풋크림]

- 소설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중에서 - (p232)

‘여자의 신상은 이상할 만큼 깨끗했다. 발가락 밑의 옴폭진 곳까지도 깨끗할 것 같았다.’

- 이유미 카피 - (p232)

발가락 밑 옴폭진 곳을 만져봐도 향기만 묻어날 뿐 / 부드럽고 고운 발을 위한 풋크림



책 속엔 이외에도 숱한 문장과 카피가 엮여 있는데,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저자는 분명 “카피도 창조가 아니라 편집이다.”라고 했다. 즉 ‘카피는 모방’이 아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당부사항을 남겼다.

“소설의 문장으로 카피를 쓸 때는 최대한 자기 스타일대로 응용해보는 게 좋고, 그게 힘들다면 조사 하나라도 바꿔 뉘앙스를 달리하는 등 조금씩 바꿔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카피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 수십 수백 개의 슬로건을 써봐야 한다. 좋은 문장을 많이 찾아보고 다양한 카피에 접목해보면 자신만의 스킬이 생긴다.”(p205)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저자는 ‘모방은 가장 좋은 기초훈련이다.’(p215)라고 언급한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저자가 ‘모방’을 언급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p215-216)

“글쓰기가 막막한 사람이라면 일단 필사부터 해보길 추천한다. 좋은 글, 탁월한 문장을 부지런히 따라 쓰면 어느 순간 그 문체를 흉내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따라하기와 흉내 내기를 충분히 한 다음에야 비로소 나만의 것(나만의 카피 스타일)이 탄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Part4 [나만의 문장을 위한 일상 활용법]을 통해서, ‘틈틈이 읽고, 규칙적으로 필사하고 의식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쓰기. 나(이유미)만의 문장을 쓰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소개한다.’(p206) 이 Part4를 읽고 활용하면 무척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또한 책 전체를 통해 다양한 카피 쓰기의 자세 및 저자 이유미 카피라이터의 카피라이팅 노하우가 다채로운 문장, 카피 사례 등에 빗대어 ‘주옥같은 어록’이 되어 녹아들어 있다.


[사람을 관찰하기]

“아무리 물건을 팔기 위한 카피일지라도 제품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 즉 사물보다 사람이 먼저다. 사람을 관찰해야 물건이 보인다. 관찰은 모든 마케팅의 시작이다.”(p158)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물건 혹은 제품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이는 물건의) 이름 때문에 갖는 선입견을 가볍게 깨준다.”(p52)

“고객의 마음을 이런 역발상의 카피가 움직일 수 있다.”(p34)


[차별화]

“색다른 제품은 차별성이 곧 정체성이다. 평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사람은 남들과 다르다는 취향과 감성을 즐긴다. 카피에서도 그 지점을 건들어 주자. 평범한 상품 설명 대신 의미와 가치를 넣자.”(p51)

“카피를 쓸 때 상품의 기능이 뚜렷하면 그걸 살려 쓰는 게 맞다. 하지만 딱히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면 그걸 사용할 때의 분위기를 언급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OO스탠드를 켰다. 내 방은 어둠이란 포근한 담요를 덮었다.’와 같은 카피처럼 말이다.”(p106)


[공감]

“모든 글은 공감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모두를 설득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단 한 명의 마음에라도 가닿을 수 있다면 그게 좋은 카피고 좋은 문장이라 생각한다. 줄넘기를 꼭 다이어트나 건강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듯이 말이다.”(p60)

“공감가는 문장을 쓰기 위해선 나도 공감력을 키워야 한다. 즉 누군가의 글에 잘 반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생기기도 한다. 책에서 만나는 문장은 내가 겪은 상황, 기분, 감정 그리고 행동들이다.”(p107)


[구체성]

“구체적인 카피는 어떤 모습을 그려준다. ... 이런 시각적 텍스트는 읽는 사람에게 글이 아닌 이미지로 각인되어 더 오래 기억된다.”(p143)

“여러 번 강조했지만 ‘눈앞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처럼’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p235)

“구체적인 카피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건 바로 행동하게 하는 것. 고객은 구체적일 때 움직인다.”(p236)


[일상성]

“습관적이고 상투적인 표현을 고민 없이 쉽게 쓰지 말자. 단 한 줄의 카피라도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맞닿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그래야 평범함에서도 특별한 울림을 주는 글이 나올 수 있다.”(p38)


[확신이 있다면 과감하게]

“카피를 쓰는 내가 납득할 수 있고 다른 사람도 설득할 용기도 있다면 때론 과감하게 써보자.”(p148)

“카피라이터는 밥상만 차리는 게 아니라 직접 떠 먹여주기도 해야 한다. 수많은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은 늘 어렵다. 카피라이터는 그 고민과 결정에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p181)


이처럼 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는 저자인 이유미 카피라이터만의 ‘카피 쓰기 노하우’가 담긴 ‘독본’이라 할 수 있겠다.


이에 이유미 작가님께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기왕에 ‘카피 쓰기 노하우’ 이야기가 나서 말인데, 추후 <카피라이터 이유미의 밑줄 카피라이팅 테라피> 쯤의 제목으로 ‘전문적 카피라이팅 사례 및 작법’ 서적을 내보면 어떨까 싶다.


이상으로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다가온 ‘텍스트’를 3가지로 정리하여 적어보았다.



책 본문 중에 [믹스커피를 타듯 쉬워질 때까지]라는 섹션이 있다.

여기에 이유미 작가의 카피가 적혀있다.(p142)


‘쉬운 커피, 쉬운 출근. / 봉지 뜯고 물 붓는 OO커피처럼 / 출근이 쉬웠으면 좋겠다.’


까만 커피 속에 하얀 각설탕이 뱅글뱅글 돌면서 점점 사라지는 모습이 떠오르는 것처럼, 시각적 텍스트(p143)가 인상적인 카피이다.

그리고 이어서 저자는 이렇게 청유한다.

“처음 쓴 카피가 가장 완벽한 건 아니니 단어도 계속 바꿔보면서 가장 탁월한 한 줄을 완성해보자. 쉬운 커피처럼 쉬운 카피가 될 때까지. 그런데 뭐니 뭐니해도 가장 맛있는 커피는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가 아닐까?”(p143)


문득 이유미 작가가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라는 문구를 활용하여 카피를 써보라는 과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아래처럼 내 느낌대로 카피를 써보았다.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처럼 / 출근 첫 발걸음이 산뜻하다.’ [OO제화]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처럼 / 출근 새 아침이 맛있다.’ [아침에 먹는 주스]


오랜만에 카피를 써보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읽고 느낀 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는, ‘카피 에세이’이자 저자만의 ‘문장 수집 일상 활용법 소개서’이자 ‘이유미 카피라이터의 카피 쓰기 노하우 독본’이다.


작가의 일상을 재미지게 엿볼 수 있고, 작가가 밑줄 긋고 수집한 문장들을 간접적으로 음미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으며, 작가가 쓴 카피들을 감탄하며 읽다보면 이 책에서 진하게 배어나오는 작가만의 카피 쓰기 노하우들을 ‘손쉽게 득템’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카피라이터 지망생’이라면 어쩌면 각종 이론이 난무하는 ‘카피라이팅 전문서적’을 헤집으면서 공부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 책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는 사뭇 편안한 마음으로 ‘현직 카피라이터의 카피라이팅 노하우’를 얻어갈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카피라이터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은 이 책만의 독특한 구성과 읽을거리로 인하여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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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빛나는 날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
안상현 지음 / 빅피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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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힐링메시지로 가득한 힐링상자.
마치 꽝 없는 추첨상자에 손을 넣고 휘저으면 크든 작든 당첨선물을 얻을 수 있듯, 삶의 기다림 속에서 힐링이 필요할 때 부담없이 이 책에 손을 뻗어 슬쩍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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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빛나는 날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
안상현 지음 / 빅피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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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려고 쓰기 시작한 글이 조금씩 주변으로 퍼져나갔고, 어느덧 수십만 명의 마음을 어루만지게 되면서 문장의 힘을 믿게 되었다.”라고 말하는 저자 안상현 작가.

 


이번 책 <눈부시게 빛나는 날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 누군가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 언제나 곁에서 힘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마음이 담긴 책이다.

 

그런 마음은 목차에서부터 물씬 풍긴다.

 

프롤로그_기다리던 순간을 마주하는 날까지

1_여전히잘 해내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당신은 어디든 갈 수 있고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

2_자꾸만 예민해질 때 생각하면 좋은 것들

(내 안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법)

3_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요즘의 당신에게 필요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다짐들)

4_결국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당신에게

(여전히 어려운 것하지만 두렵지는 않은 것)

 

이 책의 첫 대목부터 마음이 짠했다.

 

출퇴근길 인파로 꽉 찬 지하철 속에서도 ...

휴대폰 게임을 하고 동기부여가 되는 말을 보는 거.’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점심시간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거나 간단한 운동이라도 해보려고 하는 거.’

그렇게 바쁜 하루를 마치고 ...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

영화를 예약해서 보거나 귀여운 동물 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 거.’(p16-17)

 

이 모습들이 우리들의 흔한 모습일 것이고, 때로는 안쓰럽다.

저자는 이런 흔하고도 짠하고도 안쓰럽기까지 한 모습에도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또 하루를 살아내준 것이 자랑스럽다고,

이렇게 오늘도 꿋꿋하게 버텨줘서 고맙다고.”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다보면, 내 삶이 나를 더 힘들게 하는 쪽으로 내몰아 세우는 것 같다는 생각(p10) 때문에 지치고 힘들며 그저 버틴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삶은 기다림이라는 어떤 간절한 마음이 서서히 마음속에 스며든다.

 

왜 일까?

바로 힐링 메시지 때문이다.

 

앞서 본 한 대목만으로도 이 책의 성격이 드러난다. 이 책은 힐링으로 가득한 힐링 상자와도 같다. 힐링 메시지가 약 100개 남짓 담겨져 있다.

 


어떤 상황에 직면하여 내 마음을 갉아 먹혀 힘들고 지칠 때 힐링이 필요하면, 마치 꽝 없는 추첨상자에 손을 넣고 휘저어 추첨지를 건져 올리듯, 이 책의 목차를 눈으로 훑어보고는 마음에 드는 소제목을 찾아 읽어보자.

그 어떤 추첨지를 뽑아도 꽝이 없기에 당첨이 되고 크든 작든 당첨선물을 얻을 수 있듯, 이 책 속의 그 어떤 페이지를 들추어 보더라도 독자의 마음에 크든 작든 힐링을 안겨줄 것이다.

 

내가 처한 그 어떤 상황이 굳이 마음의 병에 걸릴 정도로 거창한 상황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불편한 상황, 마음에 거리낌이 드는 때, 일하다 막힐 때, 걱정거리가 있을 때, 스트레스 때문에, 그냥 적적할 때, 소심해질 때, 위안이 그리울 때 등등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나에게 힐링을 주고 싶다는 마음의 울림이 느껴진다면, 부담없이 이 책에 손을 뻗어 슬쩍 보면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 중에 매사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면, 대응하기 불편하다.

이 책에서 명쾌한 답을 준다.

 

부정적인 사람의 특징은 길게 생각하지도 않고 넓게 살피지도 않는다 ... 어떤 유의미한 깨달음도 얻지 못한 채 평가하고 재단하는 자신에 취해서 조금의 발전도 없이 시니컬해지기만 한다 ... 일말의 가능성과 기회마저 한순간에 비난과 포기로 물들이고 마는 사람. 그런 사람과는 가까이 해봤자 피곤의 깊이만 더해질 뿐이다.”(p141-143)

 


지금 내 인생이 불행한 것 같으면,지금, 행복해지기 위한 체크리스트(p78-80)를 슬쩍 읽어보면 어떨까?

 

이 생각 저 생각이 들고 적적하여 잠이 오지 않을 때,잠이 오지 않는 밤에(p75-76)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왠지 삶이 칙칙한 듯한 느낌이 든다면, 검정 같은 색으로(p65-67)는 마치 영화의 반전(反轉)과도 같이 내 마음에 위안을 준다.

 

혹시 내 삶이 왠지 휘둘리는 것 같은가?

애써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p121-123)를 읽어보자. 어쩌면 대형냉장고 당첨상품과도 같은 힐링이 될 것이다.

 


지금보다 더 잘 되기를 원한다면?

잘되는 사람들의 특징(p207-208)을 가슴에 새겨봄도 좋을 것이다.

 

심지어 이 책에는, 힘듦을 극복하는 방법들(p95-99), 회사를 옮겨야 할지 고민이라면(p199-201), 포기하려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p203-204) 등 꽤 구체적인 부분까지 어루만져준다.

 


책 속 에피소드 하나가 있다.

 

오래전 안상현 작가가 강연을 했는데, 60~70대로 보이는 독자님이 와주셨다. 강연 내내 내가 감히 저분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말을 전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강연 후 그 독자님께 다가가서 오늘 강연 괜찮으셨나요?”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 최근에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딸이 처음으로 사준 책이 작가님 책이었어요. 제 인생은 이제 재미없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읽는 게 행복해지니까 하고 싶은 것투성이네요.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는 회상한다.독자님은 그날 오셨던 분 중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다. 누군가에게 사소하게나마 건넸던 말과 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결심한다.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을 주면서 그 누군가의 하루를 편안하게 만들었으면 한다. 자신도 모르게 행복에 닿았다 느낄 수 있을 때까지.’(p86)

 

이러한 안상현 작가이기에, 이 책이 더더욱 우리에게 힐링이 되고 삶은 기다림이라는 미학을 선사하는 것은 아닐까.

 


작가는 이 책을 손에 쥔 우리들에게, 책 표지와 프롤로그부터 본문 구석구석까지 희망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여느 때보다 눈부시게 빛나는 날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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