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돌아가라 - 아닌 척하지만 사실은 너무나도 외로운 당신에게
장문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난 전자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스마트기기에 담아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보고, 가볍게 휴대할 수 있는 점은 좋으나 종이책 만이 줄 수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령, 책 옆면을 손가락으로 훑을 때 느낄 수 있는 미세한 감촉이라든가, 마음에 와 닿는 문구에 표시하고 책장을 넘기면서 다시금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없다.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약간의 묵직함과 미약한 온기도 종이책 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결정적으로 전자책은 차다. 책을 읽는 동안이라도 옆에 누군가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외롭다.

 

저자는 책에서 외로움을 말하고 있다.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십, 수백 아니 수천의 사람들과의 인맥을 자랑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 시대에 왜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고, 그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된다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
또한 2만여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설문, 경전/성서 등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뒷받침함으로써 공감대를 제고한다.

 

질문이다. 왜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낄까?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온라인 세상은 쉽고 빠르고 반응이 즉각적이기 때문에 사람을 직접 만나기 위한 노력을 덜 기울인다. 방금 글/사진을 올려놓고, 어떤 댓글이 달렸는지 보고, '좋아요'는 몇 개가 있는지 살펴본다. 내 옆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기기를 뚫어져라 본다.
무언가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누군가를 찾기 때문에 이웃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라 전체가 무조건적인 '넌 할 수 있다'는 말에 홀려 희망 고문을 당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되 안되는 것은 빨리 포기해야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통,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안 되는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것도 용기이나 그 용기를 행할 줄 모른다.

 

기약 없는 희망의 끈을 잡은 채 재충전도 하지 않는다. 쉬는 방법을, 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방전된 마음과 정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없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약 85%가 번아웃 증후군이다.

그렇게 세상과 사람들과 고립된 채 점점 혼자서, 지쳐만 간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사람에게 먼저 다가서지 않으면 상대방이 내 마음을 느낄 수가 없다. 혼자서 외롭다고 자꾸만 움츠리기 보다는 먼저 손을 뻗어 온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위해서' 라고 인식을 전환하고 다가서 보자.

 

상대에게 바라는 대신 포용하고 좋은 것을 더 많이 보고자 할 때 친구를 얻을 수 있다. 나만의 내적 평화와 감정적 풍요로움을 즐기고 더 나은 관계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관계의 온도를 높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우리는 '나'는 있지 '우리'는 없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고 있고, 고독하고 외로운 가슴을 채우기 위해서는 사람이 특효약이다. 사람은 외로움을 없애주는 해독제다.

 

저자는 외로움이란 키워드를 특히 내세웠지만 읽다보면 외로움을 벗어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이 시대 젊은이들의 아픔도, 자기가 가진 행복을 모른 채 타인의 행복만을 쳐다보는 어리석음 등도 느껴졌다. 마치 할머니의 따뜻한 손 같았다.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는....

 

책을 읽고 저자와는 다른 자신만의 해결방법을 찾는 것은 독자의 몫이지만, 지금 내 옆의 사람을 바라보며 이 말 만은 먼저 해 보자.

'식사라도 한 번 같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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