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다

고요한 바다
예룬 판 하엘러 지음, 사비엔 클레멘트 그림, 이병진 옮김 / 세용출판 / 2008년 1월

고요한 바다

예룬 판 하엘러 지음/ 세용출판

 

 

얼마전에 여동생네 가족과 함께 겨울바다를 보고 왔다.

유유히 날고 있는 그들의 비행이 인간의 눈에 비춰지기는 아름다운 비행이지만 먹이를 찾기위해서 생존의 몸부림인것이다.

바다를 뒤로하고 와서 아쉬움을 고요한 바다책으로 달래었다.

쪽빛의 일렁임이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소리를 대신하듯이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고요한 바다는 선천적으로 청각의 장애를 가진 소년 에밀리오의 성장일기같은 성격을 띄고 있다.

자신의 탄생에 신비함이나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비애가 묻어난다.

동생의 출생을 통해 자신도 동생처럼 저녁에 태어났더라면 청각장애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에밀리오를 보면서

청각의 아픔이 고스란히 에밀리오에게 상처로 나타난다.

원치않았지만 평생 장애를 짊어지고 있는 에밀리오에게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사람은 엄마도, 아버지도 아닌

이웃집 아저씨 하비에르 아저씨였다.

엄마도, 아버지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자아정체감과 따뜻함을 하비에르 아저씨에게 느꼈던 것이다.

왜일까? 부모가 그역할을 하지 못하고 에밀리오 아버지는 집을 가출해버리고 말았다.

아마 자신의 피붙이의 장애를 인정하는것조차 그는 할 수없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종종 벌어지는 장애인들의 방치도 알고 보면 같은 일맥일것이다.

아버지의 가출은 에밀리오에게 씯을 수 없는 청각장애보다 보다 큰 상처로 새겨져버렸다.

그의 상처는 심리치료를 받는동안 아버지를 그리지 못하고, 결국 종이를 조각조각내버리면서 분노를 표출해 버린다.

하비에르 아저씨가 그의 옆을 지키고 인정을 하더라도 채울수 없는 그 무언가가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부모로 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아이들에게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하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크나큰 힘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에밀리오에게는 하비에르 아저씨가 있었기에 그는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비에르 아저씨가 에밀리오에게 들려준 수많은 이야기와 바다가 내는 소리, 말하는 물고기 이야기들은

하비에르 아저씨의 죽음을 견디어 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후 그는 심리상담사인 안나와의 만남을 통해 소리를 진동으로 느끼면서 말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아직도 어딘가에서 자긴의 목에서 울려퍼지는 진동을 통해 아, 어, 라고 말하고 있는 에밀리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에미릴오와 안나가 은빛, 금빛으로 반짝이는 바닷가를 파도의 출렁임을 음악삼아서 행복한

춤을 추고 있을것을 상상하니 나도 동참해서 만끽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에밀리오야! 네가 느낀 고요한 바다는 아마도 너의 욕망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욕구를 다스릴 수는 없을거야.

고요함속에서 잔잔히 퍼져나오는 파동의 움직임처럼 너의 인생을 하나씩 펼져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