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소니아 꼬맹이 마음 25
후치가미 사토리노 지음, 김석희 옮김, 사와타리 시게오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하얀 소니아

후치가미 사토리노 글   / 사와타리 시게오 그림 (어린이 작가정신)

 

흑백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배경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소니아

아들의 눈에는 행복해보인다고 하지만 엄마인 나의 눈에는 넘 외롭게 보인다.

소니아의 이야기는 실화를 그림책으로 구성해서 나온 책이다.

일본에서 일어난 아빠와 소니아와의 사랑이야기라고 할까?

책을 아들에게 읽어주고 나서 아들은 궁금한 점이 많았나보다.

엄마, 왜 아빠 얼굴은 안보여?

아빠랑 소니아는 어떻게 대화를 했어?

소니아는 왜 하얗게 되버렸어?

아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 나의 맘속 깊이 묻어둔 밍키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때 즈음 요크셔테리어 품종인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엄마고 사오셨다.

어릴때 부터 유난히 강아지를 좋아한 나는 강아지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떨어지지 않고 지냈다.

학교 갔다가 오면 제일 먼저 달려와 반겨주는 강아지를 보면서 우리의 가족이 되어갔다.

하지만 시간은 밍키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느날 부터인가 다리가 불편해지고, 눈도 조금씩 나빠가고 있었다.

강아지의 1년은 사람의 10년과 맞먹는다고 했으니 우리집에서 함께한지 10년이 다 되어갔다.

그러다가 나는 시집을 가고 가끔씩 들리는 친정에서 밍키를 찾을 수 없는 날이 왔다.

친정엄마역시 밍키와의 이별로 인해 수척해지셨고 그 이후로 강아지를 키우지 않으셨다.

헤어짐의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으시다면서 말이다.

나역시 밍키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하루종일 맘이 뒤숭숭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삶에 밀려서 밍키에 대한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져가갔다.

밖에 나갔다가 집에 오면 제일 먼저 달려와 벌러덩 드러누워 배를 간질여달라고 했던 밍키, 내가 머리핀을 꽂아주면 가만히 있던 밍키, 눈꼽 뗀다고 그러면 아프다고 엄살을 부렸던 밍키가 이번 책을 읽으면서 되살아났다.

아들에게 동물과도 진정 사랑하는 맘이 있다면 얼마든지 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했으나

교감을 경험하지 못한 아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것이다.

다른 가족과 달리 아빠와 함께 했던 많은 시간속에서 소니아는 아빠가 되고 아빠는 소니아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둘 사이에서 한 사람의 죽음은 남겨진 사람에게는 크나큰 아픔일것이고

그런 아픔이 소니아로서는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우두커니 창문밖을 내다보면서 아빠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이 그나마 소니아가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것이고 말이다.

소니아의 검은 털이 하얀털로 바꼈다는 기이한 점보다 소니아의 아빠 떠나보내기가 더욱 맘에 아팠다.

지금 소니아는 어떤 희망으로 창밖을 내다볼까?

아마 언젠가 만날 아빠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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