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몽환도 스마트소설 한국작가선 1
주수자 지음 / 문학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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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도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서, 스마트소설인가? 주수자 작가의 '빗소리 몽환도'는 스마트소설이라는 장르로 분류된다. 실제로 읽어보면 일반 소설보다는 가볍고, 웹소설보다는 무거운 일반 소설과 웹소설 사이에 스마트소설이 위치하는 것 같다.

'빗소리 몽환도'에는 총 열일곱 편의 스마트소설이 실려있다. 이 책의 맨 처음에 실린 '부담 주는 줄리엣'과 맨 마지막에 실린 '빗소리 몽환도'는 내용은 서로 겹치지 않지만, 소설의 주제의식은 이어진다. 두 소설 모두 소설 속 등장인물이 현실을 넘나들어 현실과 소설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이것이 현실인지, 소설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상황 속에서 소설의 내용이 전개된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스마트소설을 다 읽으면 안개비가 내리는 어느 날의 풍경이 떠오른다. 보이긴 하지만 무엇인가 희미하고, 그 희미함 속에서도 어렴풋이 무엇인가 보려고 하는데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다. 이 책에 실린 스마트소설의 분량은 제각각이다. 어느 소설은 단편소설만큼의 분량이 되기도 하지만, 두 쪽으로 끝나는 초 단편소설도 있다. 이렇게 짧은 소설은 소설보다는 시에 더 가까울 수도 있겠다. 이 책의 말미에 수록된 금은돌 시인의 해설을 살펴보면 이 책의 문학적 의미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21세기는 손안에서 변화하는 시대이다. 손 위에서 매일매일 글을 읽는 시대. 그런 시대에 시이면서 소설 같은, 시가 아니면서 소설 같지 않은, 미니픽션이라는 장르가 서서히 퍼져나가는 문학운동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적극적으로 매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실험되어야 한다. 도전받아야 하고, 더 실패해야 한다. 이러한 실험이 운동성을 얻을 때, 독자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166쪽)

이 책을 다 읽고, 이토록 짧은 소설이라면 나도 한번 나중에 스마트소설 집필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 도전하는 것이라면, 스마트폰의 액정을 직접 터치하며 스마트소설을 한번 써봐야겠다. 과연 내가 스마트소설을 쓰게 된다면 어떤 내용의 소설이 만들어질지 나조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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