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 - 모든 언어가 멈췄을 때- 음악 한 줄기가 남았다
이채훈 지음 / 혜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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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훈 작가가 쓴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는 비발디부터 시작되어 로린 마젤까지 이르는 서양 클래식 음악의 유명 작곡가들의 일생을 간략하게 살펴보는 책이다. 이 책은 전체 제7악장으로 되어있고, 각 악장이 마칠 때마다 '소설, 클래식을 만나다'와 같은 자전적 이야기를 저자가 삽입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자신만의 음악 자서전을 집필한 게 아닐까 싶다.

저자는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음악인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그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 애호가로 자라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30년 가까이 MBC에서 PD로 있으면서 만들었던 <모차르트, 천 번의 입맞춤>, <비엔나의 선율, 마음에서 마음으로>, <정상의 음악 가족 정트리오>와 같은 음악 다큐멘터리는 그의 평생 자랑으로 남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 어느 작곡가보다 유독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향한 애정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 책에서 오로지 제2악장은 모차르트에 집중하고, 제3악장은 베토벤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다른 어떤 음악가보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편애(?)하는 저자의 음악 취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은, 모든 뛰어난 음악인들이 다른 음악인들과 다른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시도하는 여러 움직임이 당대에는 기괴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즉 후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클래식이라고 하면 고루하고 지루한 음악의 나열로 생각하지만, 불과 200년 전에 클래식 음악은 당대의 인기 가요였기 때문에 과감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아야 했다. 클래식은 과감한 혁신의 역사였다.

"비발디가 활약한 바로크 시대는 중세의 교회 음악을 뛰어넘는 다양한 음악 실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때 태어난 새로운 음악 양식들은 기존 관점에서 보면 낯설고 기괴하게 보였고, 그 때문에 '괴상한 음악'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 시대를 가리키는 '바로크'란 말은 '일그러진 진주', 즉 제대로 가공되지 않은 보석이란 뜻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실험은 오늘날 우리가 클래식이라 부르는 음악 장르의 기초를 만들어 냈다." (18쪽)

'바로크' 음악의 어원이 일그러진 진주에서 왔다는 말은 처음에 그 음악이 사람들의 귀에 얼마나 이상하게 들렸는지를 알려준다. 이렇게 일그러진 진주에 가까웠던 바로크 음악을 다듬어진 진주로 만든 음악가는 누구일까? 그는 바로 바흐가 아닐까? 우리가 그를 음악의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그를 통해 아름다운 진주 목걸이와 같은 음악이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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