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제이 매거진 Classic J Vol.1
클래식제이 편집부 지음 / 아트인 (Art_iN)(잡지)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클래식 제이'는 한국 클래식계와 출판계에 참으로 신선한 음악잡지이다. 왜냐하면 이 잡지는 '국내유일 클래식 휴먼매거진'이라는 타이틀처럼, 오로지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음악가들은 하나같이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스타들이다. 특히 커버스토리를 장식한 송영민 피아니스트는 나이는 젊지만, 깊은 연륜을 보여주는 인터뷰 내용을 통해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처음 '클래식 제이'를 받아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잡지를 한 장씩 넘겨보니 종이의 질감과 구성이 상당히 고급스럽게 여겨졌다. 이번에 처음 발행된 '클래식 제이'는 '열정의 힘'의 저자인 피아니스트 재클린 최가 발행인으로 있고 1년에 두 번 정도 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클래식 제이'에는 수많은 음악가들이 소개되었지만, '클래식 제이'는 그들의 빛나고 화려한 모습만 주목하지 않는다. 그 음악가들이 가진 고민, 고뇌, 고통을 숨김없이 드러내어 독자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클래식 제이'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클래식 음악가는 어찌 보면 무대 위의 모습과 무대 뒤의 모습이 가장 간극이 큰 직업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 성악가 조수미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화려한 무대를 마치고 무대 뒤로 돌아가 대기실에서 화장을 지울 때 그렇게 쓸쓸하고 적적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음악가는 무대 위에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박수갈채를 듣지만 음악가도 사람인지라 무대에서 내려오면 우리처럼 일상의 여러 문제로 고민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클래식 제이'는 말 그대로 사람 냄새나는 클래식 휴먼매거진인 것 같다.

'클래식 제이'에서 여러 음악가들을 인터뷰하면서 공통적으로 하는 비슷한 질문이 있다. 그 질문은 '클래식 음악가로서 살아남기에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때때로 막막한데 어떻게 살아야 하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음악가마다 각각 달랐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피아니스트 송영민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제가 아직 이런 말을 할 위치는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본다면요, 연주자 스스로가 먼저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나온 이상 더는 학생이 아니고 부모님이 챙겨주시지 않습니다. 본인의 삶은 본인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린 음악도들이 가끔 물어보면 제가 늘 하는 대답이 있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더 안 좋은 것은 없다'입니다. 해봤는데 안 되는 일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21쪽)

나는 이러한 인터뷰 내용을 읽고, 2019년에 '클래식 제이'가 새로 만들어진 이유와 목적도 한국 클래식계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클래식계도 더욱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예비 음악도는 단지 레슨을 받아 음대에 진학하는 게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 그 너머의 창조적 미래를 꿈꾸어야 한다. 그 누구도 음악가에게 창조적 미래를 선뜻 제시해주지 않는다. 불확실한 인생에서 오로지 자신의 발로 걸어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내다본 음악가에게 그러한 창조적 미래가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다.

분명히 창간호이지만, 창간호 답지 않은 원숙함이 느껴지는 '클래식 제이'로 인해 앞으로 한국 클래식 업계의 지평이 더욱더 넓어질 것이라 믿는다. 다음번 '클래식 제이'에서는 어떤 음악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벌써부터 다음 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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