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다녀오겠습니다 - 부담 없이 떠나는 반나절 걷기 여행
임운석 지음 / 시공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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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에 강릉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2박 3일간 강릉에 머물렀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강릉의 산과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쉼을 누릴 수 있었다. 기회만 된다면 다음에 또 강릉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요즘에는 지자체별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굳이 해외로 가지 않더라도 국내에 잘 조성된 여행지가 많은 것 같았다.

임운석 여행작가가 쓴 '잠깐 다녀오겠습니다'는 저 멀리 히말라야산맥이나,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걷기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걷기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국내 40여 곳의 여행지가 소개되어 있고,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이 다량 수록되어 여행지의 생생한 현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여섯 가지의 테마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걷기 여행: 푸른빛 가득한 숲길

두 번째 걷기 여행: 아날로그 감성의 골목길

세 번째 걷기 여행: 생각을 정리하며 호젓하게 걷는 길

네 번째 걷기 여행: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는 길

다섯 번째 걷기 여행: 수도권에서 가까운 숲길과 바닷길

여섯 번째 걷기 여행: 지루한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는 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아산의 '지중해 마을', 남해의 '독일마을', 서대문구의 '안산자락길' 등을 따로 메모해두었다. 언제라도 기회가 되면 이곳에 한번 가보고 싶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 최근에는 많은 돈을 들여 스릴을 즐기는 여행보다는, 그냥 한적하게 걷는 여행이 더 만족스럽게 여겨진다. 걷는 여행이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일상의 산책은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가장 가성비 좋은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원래 타고난 재능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을 천재라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집중력과 깊이 있는 사색일 것이다. 그들은 집중과 사색을 위해 산책을 즐기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사색하기 좋은 길'의 조건은 무엇일까? 조용하고 호젓한 길, 숨차지 않을 정도로 완만한 길, 접근하기 좋은 길, 사색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는 길, 즉 동기를 부여할 소재가 있는 길, 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길 정도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47쪽)

11월 초인 지금이야말로, 1년 중에 가장 산책하기 좋은 날이라 할 수 있다. 답답한 실내에서 몸을 움츠리고 살아가기 보다, 살짝 구름 낀 하늘 아래 오색빛깔로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산책할 수 있다면 그것이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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