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가 얼마 전 마곡에서 크로스핏 박스를 새로 차렸다. 원래 그 친구는 신학교에서 공부하던 신학생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교회사역을 하면서 크로스핏을 취미삼아 배웠는데 그 운동이 자신과 너무 잘 맞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는 고민하다가 자신의 진로를 목회에서 크로스핏으로 바꾸었다. 결과적으로 친구의 선택은 탁월해보인다. 왜냐하면 그가 목회를 했으면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끼며 불행했을텐데, 지금은 크로스핏 코치를 하면서 아주 행복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구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크로스핏 박스를 운영하며 경제적으로도 적지않은 성취를 이루고 있다.
조철선 작가가 쓴 <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는 인생에서 참된 성공이 남들이 다 걸어가는 뻔한 길이 아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곁길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뻔한 길이 아니라 곁길로 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을 용기다. 얼마전 내가 다니는 크로스핏 박스에서 공인회계사 시험을 보고 최종합격을 기다리는 27살 남자 청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친구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10초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회사에 다니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위해 10초 이상 설명하면 그 회사는 유명한 회사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삼성, 현대, 포스코, 롯데 등의 아주 유명한 대기업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회사는 그 회사가 아무리 내실이 탄탄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데 10초 이상 걸리기 마련이다. 나는 그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사람이 10초 내에 자신의 회사를 알아주는 회사를 다니기 위해 그렇게 우리가 열심히 경쟁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순간의 자랑을 위해 자신의 적성과 상관없는 회사를 일평생 다녀야하는 건 참으로 미련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