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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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도 추천(?)해주는 베스트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자유무역이 얼마나 불공정하고 비효율적인지를

알기 쉽게 증명해주는 경제학 서적이다.

 

이 책을 읽다가 가장 놀란 것은

요즘은 FTA로 각국에 개방을 강요하는 미국이

옛날에는 강력한 보호무역국가였다던가(게다가 지적재산권/저작권 무시)

현재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이 엉터리 신념에 사로잡혀 있다던가

베스트셀러 [문명의 충돌]이 거의 헛소리였다던가 그런 게 아니라

세계 경제라는 어렵고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

너무도 읽기 쉽다는 것이었다.

고등학생도 (조금 똑똑한 중학생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여간한 소년점프 만화보다 훨씬 더 읽기 편했다.

심지어 많은 웃음을 주기까지 한다.

지금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기가 막힌 역사나

저자의 날카롭고 신랄한 표현들이 재미있어서 다섯 페이지에 한 번은 웃은 듯 하다.

심지어 내가 이 책보다 재미있는 만화를 만든 적이 있었나 하고

만화 스토리작가로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더라도,

데스노트나 바쿠만이나 라이어게임보다 이 책을 읽는 게 뇌에 부담이 덜하다.

 

어려운 이야기를 어렵게 하는 것은 보통 사람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하는 것이 천재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하는 것이 바보

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지인들에게 빌려주며 읽게 만들기는 하겠지만

아마도 이 책은 평생 버리지 않고 갖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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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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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 [ propaganda ]
[명사]<사회>어떤 것의 존재나 효능 또는 주장 따위를 남에게 설명하여 
동의를 구하는 일이나 활동. 주로 사상이나 교의 따위의 선전을 이른다. 
(네이트 사전 인용)


세계 최초로 PR고문이라는 직함을 사용하고 홍보업계를 만든
'홍보의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스가 지은 선전선동전술의 고전.
심지어 히틀러와 괴벨스도 이 책을 읽고 공부했다고 한다.
(저자는 히틀러한테 스카웃 제의까지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함)

"광고학 원론서인가?"하고 생각하기 쉬울 것 같은데 
물론 CM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단순한 상품판매촉진을 위한 선전에 국한되는  이론이 아니라 
세상의 여론을 주도하는 방법을 논한 무서운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몇줄로 요약하자면 
"대중은 스스로 판단한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소수의 지식인들의 선전에 유도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며
 우매한 대중이 바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소수의 지식인과 홍보 전략가들이 이끌어 줘야 한다"

정도가 될 듯 하다.

책 표지에서 풍기는 불온서적의 공기만큼이나
노골적이고 잔혹한 엘리트주의를 표방하고 있어서 읽으면서 식은땀이 흐른다. 
(참고로 저자의 별명 중 부정적인 쪽으로 유명한 것은 '민주주의의 암살자'이다.)

물론 이럴 때는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한 시민으로서 
저자의 의견에 반대의견을 늘어놓고 싶지만
언론을 장악해서 승승장구하는 현정권을 보고 있자니
도무지 틀린 말이 하나도 없는 듯 하다.
멀쩡히 살아있는 강을 죽었으니 공사해서 살려야 한다고 
온갖 선전선동술을 구사해 우기면 그런 줄 아는 게 대중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드는 책.

원래 상당히 얇은 책인데 
추천사+역자 해설로 30%정도 페이지를 늘려보려고 했는데 그래봤자 얇아서 금방 읽힌다.
홍보 분야에서 최초로 나온 책인데다가 어디까지나 원론이라 
너무 기대를 하면 읽고 나서 별 내용이 없다고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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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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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기에 읽었다.

그럭저럭 재미있었는데 제노사이드만큼 수작을 기대하면 약간 실망할 듯.

 

그런데 나름 베스트셀러일텐데 신경 좀 써서 내지 이게 뭔가 싶다.

읽기 불편할 정도로 직역이 심하다.

역자도 역자지만 출판사에서 제대로 교열을 보았나 의심스러움.

 

 

걸리는 것만 몇 개 나열하자면

 

A씨를 씻어보았다. - 일본어에서는 신상을 털었다는 뜻으로 '씻는다'는 동사를 쓰는데 한국어로는 이렇게 안 쓴다.

 

원죄 (冤罪)- 한국말에도 있는 단어이긴 한데...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原罪)를 떠올리지

                이쪽 뜻으로 쓰는 경우가 드문 단어다. '누명'이라고 하면 얼마나 좋나.

 

일별했다. -힐끗 보았다. 이것도 거의 안 쓰는 한자말이인데 그대로 직역.

 

약협-사전에나 있지 안 쓰는 단어다. 탄피라는 쉬운 말이 있다.

 

 

이렇게 일본에서 쓰는 한자어를 그대로 써서 읽기 불편한 어휘가 많고

전반적으로 일본어 원문이 비춰 보인다. 

 

만화/라노베 번역에서는 더 심한 번역도 흔하지만

일반 소설 쪽에선 이 정도는 잘 안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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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 2016-11-1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소설이 훌륭한것에 감탄했지만, 옥의 티랄까, 번역문학의 한계가 있네요. 개정번역이 나올지 궁금하네요. 그만큼 책이 많이 팔려야 할텐데요.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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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었다.

빨리 읽었다는 것은 정말로 재미있다는 뜻이다. 몸은 솔직하다.

 

나는 작품을 평가할 때 '몸은 솔직하다'라는 말을 쓰기 좋아하는데

이 원리에 의하면

백 마디 재미있었다는 말보다 '단숨에 다 읽었다'가 가장 칭찬이다.

 

아니, 물리적으로는 3일쯤 걸렸지만...

시간 날 때마다 붙잡고 읽었으니 그렇다는 이야기다.

나 같은 문과생에게는 제법 어려운 하드SF인데! 그만큼 재미있다.

 

아, 마무리가 약간 아쉽긴 하다.

이 정도 고생을 해서 해피엔딩이면 굉장히 멋있는 말로 마무리하거나

감동을 주는 게 보통인데

뭐랄까... 평범한 사람의 일기처럼 끝내서 아쉽다.

이런 공대생같으니!

 

참고로

영화로는 주인공의 이 고생과 삽질 과정(아울러 그 원리에 대한 설명)이

상당부분 생략될 수밖에 없을테니

아무래도 소설이 더 재미있겠다 싶다.

(아울러 학습효과도 상당할 듯 하니 고교생들 과학 공부에도 좋겠다.)

 

 

한 가지 아쉬움.

nerd를 또라이로 번역했던데('컴퓨터 또라이' 라는 식으로)

광이나 마니아나 오타쿠나... 그런  표현이 낫지 않나.

컴퓨터광이라는 뜻인데 마치 컴맹이라는 뜻처럼 들리잖나.

 

무엇보다

너드가 그렇게 심한 욕은 아니지 않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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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공허한 십자가 (보급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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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X의 헌신] 작가의 작품이라기에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썩 재미있지는 않으나

필력이 있는 작가라 술술 잘 읽혔다.

(기시 유스케도 필력이 좋아 실패작들도 잘 읽히는 것처럼;;;)

[용의자X의 헌신]처럼 가슴 후벼파는 반전을 기대했는데.

 

그래도 역시 살인과 휴머니즘에 대한 작품이라

일관된 테마를 갖고 있는 작가이다 싶었다.

 

이 정도면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번역인 편이긴 한데

사소한 지적을 하자면, 튀는 직역이 하나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는 '검 테이프'라고 안 한다.  (껌으로 된 테이프??)

박스 테이프, 포장 테이프 정도가 맞겠다.

 

아울러 전자서적판에서 기호가 깨지는 것이 있다.(크레마 터치 기준)

ㅁ-ㅁ라고 나오는 기호가 있는데 아마도 ......내지는 --가 깨져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

이런 기본도 안 된 전자화는 이제 제발 그만...

 

 

읽으면서 일본 사법제도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이 있는데

필연적으로 스포일러가 되니

본편을 아직 안 읽은 분들은 이하의 내용은 읽지 않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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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화감이 들었던 것은

후미야와 사오리의 살인죄는 한국에선

공소시효가 없었다고 해도 

100% 처벌받지 않을 사건이라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은 받겠지만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이 일어날 만한 일은 결코!! 아니다.

 

21년이 지났으니 공소시효 15년을 지나버렸는데

그건 일단 배제한다고 해도 말이다.(일본의 살인 공소시효는 25년에서 무기한으로 변경됨)

 

설령 시효가 안 지나고

자수가 아니라 체포된 사건이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부모가 아이를 죽이는 사건에 대해서

무척 관대하기 때문이다.

설령 계모가 아이를 학대해서 죽였다고 해도 꼴랑 징역 5년이다.

(물론 자식이 성장해서 자신을 학대하고 유기했던 부모를 살해하면 최소 무기징역)

게다가 당시 미성년자가 아닌가.

한국이었으면 시효 없다고 해도 집행유예로 끝날 일로 확신한다.

 

일본의 사법제도는 이 정도 사건에도 엄하게 처벌을 하는가?

그들이 이렇게 괴로워하면서 자수하기를 두려워했던 것

사쿠조가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

그런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처벌받지 않아도 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게 심하다는 묘사가 많고

 남의 눈을 의식해서 그러는 것 같은 분위기도 있긴 하지만...

 그것 이전에 들키면 인생 끝장이얌!이라는 식이라;)

 

아울러

사요코가 후미야의 집에 갔다가

후미야의 아내(하나에)에게 진상을 다 알려주는 장면도 좀 어색했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다 털어놓아야 살인이 일어나니 당연히 그래줘야 하긴 하는데

그건 작가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고;;;

 

만나기로 한 후미야도 오지 않았고

(이 시점에 바로 깨끗하게 자리 털고 일어나는 게 일본의 상식)

당사자도 아닌 아내에게 그렇게 까발리고 협박조로 떠들 것까진 없다.

게다가 사요코는 하나에와 초면이 아닌가.

일본인들의 기본적인 행동양식으로 봐서 나오기 힘든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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