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공허한 십자가 (보급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용의자X의 헌신] 작가의 작품이라기에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썩 재미있지는 않으나
필력이 있는 작가라 술술 잘 읽혔다.
(기시 유스케도 필력이 좋아 실패작들도 잘 읽히는 것처럼;;;)
[용의자X의 헌신]처럼 가슴 후벼파는 반전을 기대했는데.
그래도 역시 살인과 휴머니즘에 대한 작품이라
일관된 테마를 갖고 있는 작가이다 싶었다.
이 정도면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번역인 편이긴 한데
사소한 지적을 하자면, 튀는 직역이 하나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는 '검 테이프'라고 안 한다. (껌으로 된 테이프??)
박스 테이프, 포장 테이프 정도가 맞겠다.
아울러 전자서적판에서 기호가 깨지는 것이 있다.(크레마 터치 기준)
ㅁ-ㅁ라고 나오는 기호가 있는데 아마도 ......내지는 --가 깨져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
이런 기본도 안 된 전자화는 이제 제발 그만...
읽으면서 일본 사법제도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이 있는데
필연적으로 스포일러가 되니
본편을 아직 안 읽은 분들은 이하의 내용은 읽지 않으시길 바란다.
--------------------------------------
가장 위화감이 들었던 것은
후미야와 사오리의 살인죄는 한국에선
공소시효가 없었다고 해도
100% 처벌받지 않을 사건이라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은 받겠지만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이 일어날 만한 일은 결코!! 아니다.
21년이 지났으니 공소시효 15년을 지나버렸는데
그건 일단 배제한다고 해도 말이다.(일본의 살인 공소시효는 25년에서 무기한으로 변경됨)
설령 시효가 안 지나고
자수가 아니라 체포된 사건이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부모가 아이를 죽이는 사건에 대해서
무척 관대하기 때문이다.
설령 계모가 아이를 학대해서 죽였다고 해도 꼴랑 징역 5년이다.
(물론 자식이 성장해서 자신을 학대하고 유기했던 부모를 살해하면 최소 무기징역)
게다가 당시 미성년자가 아닌가.
한국이었으면 시효 없다고 해도 집행유예로 끝날 일로 확신한다.
일본의 사법제도는 이 정도 사건에도 엄하게 처벌을 하는가?
그들이 이렇게 괴로워하면서 자수하기를 두려워했던 것
사쿠조가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
그런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처벌받지 않아도 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게 심하다는 묘사가 많고
남의 눈을 의식해서 그러는 것 같은 분위기도 있긴 하지만...
그것 이전에 들키면 인생 끝장이얌!이라는 식이라;)
아울러
사요코가 후미야의 집에 갔다가
후미야의 아내(하나에)에게 진상을 다 알려주는 장면도 좀 어색했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다 털어놓아야 살인이 일어나니 당연히 그래줘야 하긴 하는데
그건 작가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고;;;
만나기로 한 후미야도 오지 않았고
(이 시점에 바로 깨끗하게 자리 털고 일어나는 게 일본의 상식)
당사자도 아닌 아내에게 그렇게 까발리고 협박조로 떠들 것까진 없다.
게다가 사요코는 하나에와 초면이 아닌가.
일본인들의 기본적인 행동양식으로 봐서 나오기 힘든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