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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의 지상파 여자 아나운서.
부드러운 단발머리에 여름에도 목까지 올라오는 단정한 블라우스를 입고
입가에는 항상 이지적인 미소를 머금은 채, 또렷또렷하게 마치 로봇처럼 말하는 그녀들.
세월이 지나면서 머릿속에 이름 석 자 꼽을 수 있는 여자 아나운서는 과연 몇이나 될까?
아나운서로서이기보다 연예인이기를 택했던 그들을 제외하고는..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손미나는 내게 아나운서라는 고정관념을 깨주었다.
로봇같이 똑같은 그녀들 중 하나가 아닌, 여자로서, 아나운서라는 직업의식을 가진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때론 과거에 후회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다르지 않은 그녀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기억하게 된다.
아나운서 생활 중 1년이라는 짧고도 긴 유학길을 택했던 그녀.
"스페인, 너는 자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공인으로서.. 그녀 삶의 무게는 생각보다 더 무거웠던 것 같다.
답답한 정장차림과 완벽한 메이크업, 한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 치열한 사회에서 여유와 낭만 그리고 자신을 찾고자 그녀는 스페인으로 유학길을 떠났다.
책에서 그녀는 스페인 유학 길잡이를 말하지 않는다.
생활 중에 느낄 수 있었던 일상의 소소한 재미들. (우리들이 흔히 잊고 사는..)배움의 기쁨과 가슴벅찬 성취감.
그리고 그 생활 속에서 만난 우리와 그닥 다를 바 없는 지구 반대편 그 친구들을 느끼게 해 준다.
책장을 넘기는 매 순간 순간..
스페인의 따뜻한 햇살이 내려 쬐오는 듯 했고, 지중해의 푸른 바다에 풍덩 빠져드는 듯 단숨에 내리 읽게 되었다.
중간 중간 삽입된 그녀의 생활 속 사진들도 참 마음에 들었다.
그 어느 누구의 앨범에서도 나올 법한 부자연스러운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일년간의 유학 끝에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다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짧고도 긴 이 책 한권으로 스페인의 자유와 매력있는 여자 손미나의 향기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