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성상 옆을 보면 임종한 환자들의 이름이 적힌 작은 나무 명패들이 벽면에 죽 부착되어 있습니다.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만, 말기 돌봄 영역에서 그런 기록행위와 의례의 공간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 한 사람이 죽으면 끝이 아니고 누군가가 기억을 한다는 것이죠. 입구이자출구에 이런 애도와 추모의 공간이 있는 셈인데, 이는 마치 삶과 죽음이 부드럽게 연결된 느낌을 갖도록 합니다. - P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