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통해 "더러운 꼴 안 보고 깔끔하게 죽고 싶다"는 바람에 응답한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내 사망이 예측되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전인적인 돌봄과 의료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이 이른바 다학제팀을 이루어 환자의 아픔에 총체적으로 응답하는 체계이다. 진단과 치료가 아닌, 말기 환자 및 보호자의 고통 경감과 삶의 질 향상이란 가치를 중심으로 디자인된 시공간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죽어감, 죽음, 죽음 이후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는지, 그 얽힘이 어떻게 우리를 ‘사람‘으로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평온한 죽음을 위한 대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데에 참고가 된다. 상상력은 세계를 새롭게 보는 힘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오늘날 생의 끝자락 풍경을 다르게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 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