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참고 산재를 신청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재옥씨 작업장 사례처럼 아파도 다쳐도 말하지 않는다. 아픈 몸을 드러내지 않고 견디는 것이 당연시된다. 사용자의 방해나 통제도 필요 없다. 이제 노동자들 스스로 산재 신청을 포기하고 치료받고 쉬지 못하도록 서로를 통제한다. 아픈 노동자가 점점 늘어나도 작업환경은 변하지 않고 일터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 산업재해라는 일터의 문제가 개인화된다. 아픈 몸을 돌보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병을 이겨내지 못한 나약함을 탓한다. 자신의 취약함이 되고 낙오와 탈락으로 비칠까 봐 아픈 몸을 숨긴다. 결국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아픈 몸을 통제하게 된다. - P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