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을 위한 7가지 대안 - 비비르 비엔, 탈성장, 커먼즈, 생태여성주의, 어머니지구의 권리, 탈세계화, 상호보완성
파블로 솔론 외 지음, 김신양 외 옮김 / 착한책가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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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가장 상징적 것은 인도 히말라야 지역에서 유래한 칩코Chipko 운동이다. 이 운동은 1970년대 인도에서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는 벌목정책에 대항하여 시작되었다. 히말라야 여성들은 그들의 고유한 역사를 재발견하고 그들의 조상이 했던 것처럼 나무를 끌어안고 둘러싸며 이 정책에 저항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성들은 300년도 더 지난 낡은 저항운동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1730년, 비슈노이 Bishnoi 종교 공동체의 한 여성인 암리타 데비는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는 데 반대하여 그녀의 딸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350 명도 더 되는 주민들은 그녀를 따라 해당 지역에서 벌목이 금지될 때까지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는 것을 막아냈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방식의 투쟁은 1974년 힌두 여성 가우라 데비가 지역 당국이 베려고 했던 알라크난다 강 근처에 있는 2,500그루의 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마을 여성들을 모으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마을 여성들은 벌목을 중지시키는 데 성공했고,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가 10년간 유예 명령을 내리도록 함으로써 지역에 있는 다른 벌목도 금지시켰다. 히말라야 삼림지역을 지켜낸 이러한 방식(나무 끌어안기)의 행동은 삼림벌목에 대항하는 평화운동의 상징이 되어 전 세계에 널리 소개되었다. 이 운동은 대안노벨상Right Livelihood Award을 수상했고, 연민과 전통 지혜, 비폭력의 메시지와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운동은 남부국가 생태여성주의의 가장 상징적인 대표자인 반다나 시바에게 영감을 주었다. - P128

반다나 시바는 여성을 생명존중의 담지자로 여기고, 서구의 불량개발이 여성 및 원주민들의 지혜와 자연과 부를 약탈하는 주된 원인이라고생각한다.

"불량개발은 생각과 행동에서도 불량하다. 분절적이고, 단순화시키며, 이원론에 기초한 불량개발의 관점은 현실에서 인간과 자연 간의 조화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조화도 깨뜨린다. 또한 여성성과 남성성의 협동체를 부수고, 자연과 여성으로부터 남성을 분리시켜 자연과 여성의 상위에 두며, 남성에게서 여성적 요소를 없애버린다. 이로 인하여 자연에 가해지는 폭력은 생태위기로 드러나고,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복종과 착취로 드러난다. 이 두 가지 폭력 모두 여성적 요소의 노예화로 탄생된 것이다." (Shiva, 1995)

다른 한편, 이 운동은 사실상 파괴 지표‘일 뿐인 근대사회를 지배하는 ‘성장 지표‘를 비판한다. 이른바 본질주의적이라 불리는 이 여성주의는 생명 존중과 생명의 영속성은 여성이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자질이라고 결론짓는다. 왜냐하면 여성은 생명을 잉태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마리아 미즈는 "여성은 만물을 자라게 한다"고 한다.

•여성은 자신 및 자연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외부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호혜적인 과정을 형성한다. 여성은 자신의 몸과 자연이 같은 방식으로 생산력을 가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비록 여성이 자연을 취하더라도 그 방식은 전혀 지배관계나 소유관계가 아니다. 여성은 ‘자라도록 하고, 자라게 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이나 땅과도 협동한다.
•새로운 생명의 생산자로서 여성은 또한 사회관계 및 사회와 역사를 생산하고 창조하면서 1차 생산 경제의 생계 수단의 1차 생산자가된다. (Mies, Shiva 인용, 1988) - P129

여성주의 경제학과 사회 전환에 대한 성찰에서 나온 생태여성주의가 소개하는 구체적인 경험은 진정 놀라운 문명사적 가치를 가진다. 이런 점에서 그 경험은 사회조직에 대해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지도록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현재의 사회가 지속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생태여성주의의 경험은 신자유주의의 독단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돌봄과 자연과의 조화와 연대의 노동이 사회를 키우는 진정한 초석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그렇게 건설한 사회는 삶을 돌보는 사회,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을 돌보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 P142

지속가능한 개발의 신화가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 까닭을 살펴보면, 그 원인의 하나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우리‘라는 개념, 즉 인간과 자연이 맺는 관계와 상호의존성을 그 개념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에서는 약탈의 구조적 토대에 자연만이 아니라 여성의 억압 문제도 있다는 점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로 인하여 자연과 인간은 마치 고립된 두 개체처럼 분리되어 존재하고, 그리하여 약탈이 지배 모델로서 강요되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를 이루려면 사람의 신체를 아우르고,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체계와 윤리를 구상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는 모든 형태의 생명과 지혜와 문화를 창조하고 재창조하는 데 필요한 태도와 더불어 소속감, 공감, 관계, 시간에 대한 인간의 인식에 온전한 의미를 다시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새로운 문명의 모델은 ‘복구하고 고치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치유하고 돌보고 아래로부터 저항하는 데 적합한 여성적 에너지를 분출하게 하려면 기억과 망각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길로 접어듦으로써 ‘지속가능한 개발‘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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