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보완성complementarity은 하나의 전체를 형성하기 위하여, 우리가 맞닥뜨린 복합적인 문제에 대응하도록 해주는 다른 이들과 결합하고 그들에게서 배우기 위하여, 다른 전망을 통해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하여, 각자의 관점뿐 아니라 공통의 약점과 간극을 발견하기 위하여, 그리고 좀 더 깊은 시스템 대안을 건설하기 위하여, 서로서로 보완한다는 뜻이다. 상호보완성은 여러 비전을 상호 보완하여 하나의 대안만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중적인 시스템 대안을 개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 P15
사실 비비르 비엔이나 부엔 비비르라는 두 용어가 원주민들의 수마 카마나와 수막 카우사이의 의미를 온전히 살린 번역이라 할 수는 없다. 이는 ‘자아가 실현된 삶‘, ‘온화한 삶‘, ‘조화로운 삶‘, ‘숭고한 삶‘, ‘포용하는 삶‘ 또는 ‘삶의 지혜‘와 같은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 P20
커먼즈, 탈성장, 생태여성주의, 탈세계화, 생태사회주의와 같은 다른 대안들과 비교할 때 비비르 비엔이 갖는 힘은 이런 특징을 갖는다. 즉, 전체thewhole, 즉 파차Pacha의 비전을 가지는 것으로, 극성의 공존, 균형, 다양성 속에서의 상호보완성 그리고 탈식민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 P23
인간의 소명은 자연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생명을 준 이들을 보살피듯 자연을 돌보는 것이다. ‘어머니지구‘라는 표현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회를 단지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자연과 전체를 중심에 두는 공동체로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순환하고 변화하는 과정에 있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전체의 공동체, 파차공동체이다. - P26
비비르 비엔은 ‘웰빙well-being‘이 뜻하는 바가 뭔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부자가 되거나 가난해지는 것은 조건이지만 인간적이 된다는 것은 근본적인 특성이다. 비비르 비엔은 (한사람의 조건인) ‘웰빙well-being‘보다는 사람의 본질인 ‘좋은 인간well Being‘에 더 심려를 기울인다. - P29
이러한 사고는 비비르 비엔의 핵심 요소로서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이는 지배적인 성장 패러다임에 대한 문제제기일 뿐 아니라 다른 구성요소들 간의 균형을 모색함으로써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 것을 권장하는 것이다. 한 사회의 생명력은 성장의 정도에 따라 측정될 수 없다. 그것은 사람들 간의 균형, 사람과 자연과의 균형에 어떻게 기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을 자연의 ‘생산자‘, ‘정복자‘, ‘변형자’로서 사고하지않고, 자연의 ‘돌봄‘, ‘경작자‘, ‘매개자‘로서 인간의 개념을 대체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 P31
비비르 비엔은 다양성의 만남이다. ‘삶의 지혜‘란 다문화주의를 실천하고, 오만과 편견 없이 차이를 인정하고 배우는 것이다. 다양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이 세상에는 안데스 버전의 비비르 비엔만이 아니라 다른 비비르 비엔 모델이 존재할 수 있음을 받아들인다는뜻이다. 그러한 비비르 비엔 모델들은 민중의 지혜, 지식, 실천에 힘입어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찾고 살아남은 것들이다. 비비르 비엔은 인간의 다문화와 생태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Gudynasy Acosta, 2014). 비비르 비엔은 지적인 다른 문화들 간의 만남을 권한다. 하나의 대안이란 없다. 많은 대안들이 있고, 그것들이 상호 보완하여 전체적인 대안 시스템을 형성한다. - P33
비비르 비엔은 공동체와 어머니자연의 잊힌 목소리를 되살림으로써 과거를 되찾아 미래를 구원하기 위한 호소이다(Rivera, 2010). 탈식민지화는 불의로 가득 찬 현 상태를 거부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저해하는 식민지 사고의 함정에 빠져 있지 않기 위하여 사물을 깊이 보는 능력을 다시 찾는 것이다. 탈식민지화는 다른 존재(인간과 인간 아닌것들)에게 저질러지는 불의에 대응하는 것이며, 인간과 자연세계에 놓인 상상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큰 소리로 말하는것이며, 다름으로 인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며, 지배적인 시스템과 사고방식이 망가뜨린 역동적이고 모순된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다. - P35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처음부터 강력한 원주민공동체와 사회조직에 기대어 변화의 과정을 추구했던 볼리비아의 경우를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볼 때 최근 10년간 사회운동과 원주민공동체들은 강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약화되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다소 모순된 상황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데, 그 까닭은 원주민공동체들과 사회조직들이 많은 물질적 재화와 인프라, 신용대출, 조건부 현금지급CCT, 서비스 등의 혜택을 받았으나 그것이 활력 있고 자주관리되는 조직으로서의 자율성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었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로 인해 약화되고 분열되었기 때문이다. - P46
볼리비아와 같은 나라의 진정한 잠재력은 생태농업, 혼농임업, 원주민과 농민공동체들로부터 시작하는 먹거리주권의 강화에 있다. 이러한 전망 속에서 국가의 핵심 역할은 위로부터 공동체 기업을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하여 생산, 교환, 신용, 전통 지식과 혁신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 P56
민주주의가 실현되려면 권력자들과 국가 자체의 권력이 제한되어야 한다. 만약 중앙정부가 시민의 참여를 도구화하고, 사회조직을 선별하고, 국가의 다양한 권력을 통제한다면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 한 국가나 한 지역 차원에서의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비비르 비엔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요소다. 왜냐하면 모든 정부, 모든 국민은 새로운 생태사회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할 수 있는데, 그 오류를 찾아내어 바로잡고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두의 참여이기 때문이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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