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민정치가 성공하려면 (특히 지역 수준에서) 시민 리더의 욱성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역량있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파업, 시위, 선거운동에서 만날 수 있으며, 책임감을 갖고 위기에 대처한다. 그러나 직업정치인들이나 분파적 급진주의자들이 나타나 확신에 찬 목소리로 모두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들은 사라지고 만다. 사람들에게는 운동 말고도 다른 할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 리더들이, 운동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가장 잘아는 이들이다. 따라서 다른 일도 해야 하는 뛰어난 활동가들에게 정치활동을 계속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야 한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시련을 겪을 때 격려 받아야 하며, 자기 지역에서 중앙조직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그렇게 할 수 있고, 또 지역으로 다시 돌아오고자 한다면 그럴 수 있도록 지원받아야 한다. 이런 활동가들을 돕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 그들과 가족이 가난에 지치지 않도록, 그리고 전문가들이 누리는 지위나 보상에 현혹되지 않도록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 P110
그럼에도 나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힘들고 지치게 만들어 결국 소수의 동조자들끼리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최선의 결정을 얻고자 노력하는 편이 대체로 더 낫다고 생각한다. 선택할 수 있다면 작은 거실보다 큰 교회 지하 강당이 더 좋다. 그러나 가장 먼저 두 가지 규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첫째, 회의를 너무 자주해서는 안 된다. 둘째, 회의는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의장은 자신에게 요구되는 일들을 책임질 만한 역량을 갖춘 사람이 맡아야 한다. 회의와 관계없는 발언은 차단하고, 주요 안건들을 논의하도록 유도하며,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전에 투표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운동 내 소집단들이 틈틈이 모임을 가져야만 회의를 너무 자주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장이 구성한 위원회들 그리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활동가들로 구성된 의견그룹들이, 자신이 다루고 싶은 제안과 옹호하려는 입장을 갖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의장은 그들의 제안과 입장이 무엇인지, 누가 발언할 것인지를 미리 알아 두고 일정한 순서에 따라 발언자들을 호명할 수 있어야 한다. 회의 전에 주요 참석자들과 소통하지 못하면, 의장은 회의를 효과적으로 주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의장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물론 이 말은 회의가 늘 의장이 의도한대로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 회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간판 집단에게는 회의 같은 것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집회뿐이며, 집회는 이념적 성장, 도덕적 카타르시스, 열정과 연대의 고양 같이 매우 다른 목적에 기여할 것이다. 좋은 회의도 이런 목적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회의는 또 다른 두 가지 과제를 처리해야 한다. 하나는 권한을 나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책임을 부과하는것이다. 이 두 과제를 모두 성공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운동은 리더나 스태프들의 소유물로 전락하고 만다. - P126
회의는 주재하지만 사무국에서 존재감이 없는 리더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이럴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특정 사람들이 사무국을 ‘포획‘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정 사람들이란 전체 대표자 회의의 신임을 받고 있지 않으면서도, 리더들이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간판 노릇을 해서 그런 신임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특히 파트타임 활동가와 파트타임 리더로 이뤄진 운동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간판 집단은 모두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활동에 적합한 조직 형태지만, 이것이 늘 적합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구성원들을 대표하는) 리더는 자신이 원할 경우 언제든 사무국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 P133
정치적 결사는 거리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사람들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위험하고 집중을 방해하며, 너무 멀면 통제력과 영향력을 잃게 된다…….
활동가들이 가져야 할 이상적 태도는, (자신들에게 날아올지도 모를) 비방과 모욕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정치적 이견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며 섞여 있다. 패거리 집단이 위험한 이유는, 그들이 공적 논쟁과 사적 음모 간의 균형을 후자 쪽으로 옮겨 놓기 때문이다. 이것은 리더십이 한 무리의 친구들로 구성될 때 특히 더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이 리더십에서 배제된 이유가 정치적인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 많은 활동가들조차, 인간적인 이유로 배제되었다고 생각하며 분노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현명한 리더는 친구가 아닌 사람, 심지어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어울리고자 하는 사람이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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