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의 자유와 다양성은 은유가 아닌 유물론의 실재 차원에서 지구를 살리고 지구인들의 자유로운 공존을 지원한다.
이성애자와 트랜스젠더와 침례교인과 히피와, 노란 과육을 검은색 껍질이 감싸고 있는 감자와 가뭄에 적응한 보라색 옥수수 등등 모든 실재하는 것들 사이를 가르는 경계는 없다. 씨앗 지킴이들에게 유전적 다양성은 ‘인류와 세계적 기근 사이의 울타리‘다. - P115
특히 삶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떤 힘으로 버텨낼 것인가를 할머니들을 통해서 직접 보고 배운 것 같아요. ‘지나가겠지‘ 또는 ‘버텨내지겠지‘ 그런 힘들을 배웠죠. 포기하지 말고, 버텨보자. 태풍도 버텨보고, 가뭄도 버텨보고, 장마도 버텨보자. 그러면 결국은 또 씨앗을 맺더라. 한 알일지라도 결국에는 씨앗을 맺는다.
밭을 일구는 할머니들을 보면 다리도 고장 나고 허리도 고장 나서 너무도 고단하지만 생명의 기운이 느껴졌어요. 아마 항상 무언가를 살리는 사람들이라 그런가 봐요. 저는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다양한 삶의 풍파를 살아낸 단단하면서도 생명력 넘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가 생명력이 넘친다는 게 어딘가 모순적이긴 하지만, 또 다른 의미의 생명이 아닐까 싶어요. - P128